10여 년 전 있었던 작은 사건 하나. 대로변의 어느 건물 앞에 잠깐 주차를 한 적이 있었다. 잠깐 사이였는데 차창에 주차위반 딱지가 붙어 있었다. 단속원들의 솜씨가 참으로 귀신 같았다. 훤한 길가 어디에도 단속원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잘못한 것이 명확한데도) 기분이 상했고 오금이 저려 왔으며 그러자 오줌이 마려웠다. 주차위반 딱지를 들고 화장실로 가는데 인도 위에 야쿠르트 아줌마의 손수레가 보였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들고 있던 주차위반 스티커를 손수레 위에 붙여 놓고 제법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화장실을 찾아갔다. 생리현상을 해결하니 나름 기분이 전환되었다. 까짓 과태료가 얼마나 되랴, 개운하게 잊어버리자는 생각을 하며 길을 나섰다. 그때 인도 위 야쿠르트 아줌마를 보았다. 종이 한 장을 들고 반쯤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순간 당혹감이 찾아왔다. “아주머니, 그 스티커는 제 거예요. 장난삼아 붙여놓은 건데, 당황하셨나 봐요. 죄송합니다.” 아줌마의 표정이 일거에 바뀌었다. 하얗게 질려 있던 얼굴색이 졸지에 풀리며 이번에는 붉게 변해 갔다. 화를 내면 어쩌나, 불안했다. “세상에, 난 또 여기에 붙인 건줄 알
김문수 충북작물보호제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제13대 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 중앙회장에 당선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차례 연기돼 오늘 13일 대전 유성구 삼정풋살파크에서 실시된 유통협회 중앙회장 선거에서 기호1번 신원택 후보, 기호2번 김문수 후보, 기호3번 김용업 후보가 경합 끝에 김문수 후보가 중앙회장으로 당선됐다.
광주에서 태어난 분들이 광주의 아들, 딸이라고 자랑스러워하듯이 저 역시 대구·경북 출신임을 부끄러워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서울 생활 18년을 했어도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쓰면서 불편하다 생각하지 않고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사실이 미안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대구·경북이어서 미안해”라고 한 것은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의 문자를 보고서입니다. 베트남 입국시 대구·경북 거주자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여권에 기재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x6, x7로 시작하는 걸 찾아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는 이제 아빠를 만나러 베트남에 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자기는 서울사람인데도 아빠 때문에 주민번호가 27로 시작한다면서… 그런데 이리저리 알아보니 그게 사실인가 봅니다. 영사관에서도 개선해 달라고 베트남 관계부처에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항서와 삼성의 나라,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일류국가,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한류와 깨끗하고 발전된 국가 이미지로,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나라, 한국. 그런 한국을 바라보는 베트남 사람들의 시선이 코로나19 때문에 흔들리는 것을 느끼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여기 사람들의 맘을 크게 상하게
8년 전 고추와육종이라는 작은 종자기업이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해마다 고추밭을 침범하던 탄저병에 걸리지 않는 고추 품종과 분자표지 결과를 세계 최초로 쏘아올렸다. 그 연구의 주역인 윤재복 대표를 다시 만났다.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에 둥지를 튼 고추와육종은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저력을 키워가고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진 것 같다. 인력은 어떤가 육종 2명, 육종보조 2명, 분자마커분석 1명, 매운맛·색소·당 등에 대한 분석 1명, 교배 2명, 농장관리 1명 등 총 9명이다. 예전보다 2배가량 늘었으며 자체적으로 크게 부족한 부분은 없다. 다만 한 작물만 하기 때문에 생산·판매 전담팀을 두기엔 효율이 떨어져 그 부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제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거의 다 우리 회사에서 기술이전을 한 것이다. 탄저병 저항성 유전자의 위치와 관련 분자마커에 대한 특허를 우리가 갖고 있으니까. 이제 유전자의 클로닝 단계까지 왔으며 이에 따른 새로운 마커를 개발하고 있다. 완성되면 특허등록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병원균 저항성 유전자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해외용 특허
“들기름을 먹으세요.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씩 입에만 대어도 면역력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방금 점심식사를 같이 한 식품기업인이 면역력 강화 비결을 알려 주었다. “단, 생 들기름이어야 해요. 그냥 들기름은 효과가 없어요.” 그러자 동석했던 사람이 말했다. “면역력에는 인삼과 무 아녜요? 뿌리채소야말로 면역력에 최고죠.” 그 옆 사람도 지지 않았다. “면역력에는 역시 김치죠. 그 다음은 나물류고요. 나물만 많이 먹어도 웬만한 바이러스는 이겨낼 수 있어요.” 이 말도 맞는 듯, 저 말도 맞는 듯, 귀를 쫑긋쫑긋 기울이다 보니 면역력 박사가 되었다. 그러자 검증 욕구가 발동했다. 면역력과 음식에 관한 검색을 해보니 별별 식재료와 식품들이 마구 쏟아졌다. 무, 감자, 호박, 당근, 버섯, 우엉, 시금치, 파, 마늘, 브로콜리, 감, 사과, 딸기, 귤, 석류, 키위, 자몽, 아로니아, 바나나… 헥헥. 웬만한 채소나 과일은 다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군, 하고 검증 작업을 마치려다 멈칫했다. 몹쓸 호기심이 다른 부류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면역력’과 ‘고기’의 관계다. 한우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모두 면역력 강화에 일등공신이라는 정보, 뉴스들이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제7대 국립식량과학원장으로 김상남 농촌지원국장을 9일자로 임명했다. 신임 김상남 원장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서울대 농업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농생명대학원에서 농촌사회교육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정선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로 공직을 시작해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와 지원기획과를 거쳐 기획재정 예산팀장, 대변인, 기술보급과장을 역임했다. 2017년 1월부터 농촌지원국장을 맡았다. 이번 인사는 농촌진흥청 개청 후 처음으로 지도직 출신의 연구원장이 임명된 사례로 손꼽힌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원장은 대체로 연구직이 맡아왔다. 김 원장이 농촌지도사업의 수장을 담당했던 만큼 농촌진흥청의 기조인 현장중심의 농업기술개발과 기술보급이 식량분야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원장은 연구‧지도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 실무경험으로 청 주요업무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대변인 재임 시에는 원만한 언론소통 능력을 발휘해 핵심사업의 정책홍보 성과를 이뤄냈다. 기술보급과장 재임 중에는 농작물에 영향을 주는 돌발해충으로 인한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을 추진해 공동방제와 상시예찰 체계 등을 구축하는 등 병해충 방제를 위한
이승율 사장은 2018년 12월 (주)한국협화에 컴백했다. 1994년 입사해서 20여년을 다녔던 회사를 3년간 떠났다가 사장이라는 직함으로 복귀한 것이다. CEO로서의 실질적인 첫 해였던 2019년은 무기질비료업계 전체가 유통의 구조적인 문제로 마이너스 성장에 봉착한 시련의 해였다. 역설적으로 기업의 자생력이 확보되지 못했을 때의 심각성도 여실히 드러났다.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낸 이년차 CEO 이승율 (주)한국협화 사장의 미래 설계가 궁금했다. 작년 사업을 평가한다면 외부환경을 보면 최악이었다. 우리 회사의 주력인 규산질비료가 줄었다. 또 농협 납품 비료 가격이 3년간 하락·동결되면서 1만톤을 팔면 6~7억씩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었다. 유기질비료(유박) 시장도 정체였다. 알다시피 비료산업은 장치산업인데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수익구조가 매우 나빴다. 그래서 처음에 와서 한 것은 생산구조를 전통적인 스톡(make to stock) 위주에서 오더(make to order) 위주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기업의 체질 변화를 시도한 것인가 수요가 많을 때는 스톡 위주도 괜찮았다. 그러나 기후 변화, 농업인 감소와 선호도 다양화 등의 현실에서 갈수록 농
“카페를 해볼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요즘 이런 질문을 부쩍 많이 듣는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5년 전, 10년 전부터 듣던 말이긴 하다. 그것이 유독 많아진 배경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경기가 안 좋아진 지 이미 오래인데 카페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직장생활도 녹록치 않을 터, 구속받지 않고 즐기며 살고자 하는 가치관 변화도 한몫 하는 것 같다.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물어보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한 가지 재밌는 비유가 떠올랐다. “시골 내려가서 농사나 지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10~20년 전만 해도 이런 말들이 흔했었다. 이때 이어지는 대화들이 대부분 비슷했다. 농사는 아무나 짓는 줄 아나, 농사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냐? 대개 이런 식의 대화였다. 하지만 귀농인들의 실패사례와 부지기수의 체험담들이 돌고 돌면서 ‘농사의 어려움’과 ‘농업을 통한 수익성’의 난망함을 이제는 많이들 공유하고 있다.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카페나 해볼까”인 셈이다. 연결 지어 생각하면 이런 대화들이 이어지겠다. 카페는 아무나 하나, 카페 장사가 그리 만만해 보이냐? 오래 전
산림청 차장에 최병암 기획조정관이 지난 11일 임명됐다.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임명된 박종호 산림청장에 이어 차장도 내부승진을 통해 임명되면서 개청 이래 최초로 청장과 차장이 연이어 산림청 출신 내부승진자로 채워지게 됐다. 신임 최병암 차장은 인천 출신으로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에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림정책과장, 산림이용국장, 산림보호국장, 산림복지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산림행정 전문가로서 산림정책 전반에 대한 업무이해도가 높아 차장 역할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산림정책과장 재직 시 탄소흡수원법 제정, 산림탄소상쇄제도 도입 등 기후변화 대응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였으며, 산림이용국장 재직 시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여 산림을 통한 국민복지 기반을 구축하였고, 기획조정관으로 재직 시에는 국민 안전을 위한 미세먼지 대응, 도시숲 조성, 임업인을 위한 산림정책자금, 숲가꾸기 등의 예산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병암 차장은 ‘어느 숲지기의 꿈, 나무처럼’이라는 시집을 발간한 등단 시인으로 부서를 옮기는 동료들에게 헌시(獻詩)를 주는 등 관료주의적인 조직문화에 감성을 더해 가족 같은 분위기의 직장문화를 조성하는데
시골 소녀 ‘시시’는 열두 살 때 한 농장의 가정부가 되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단하게 열심히 살았다. 27세 때 같은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와 결혼했다. 농사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소를 키우고 버터를 만들고 통조림과 잼, 시럽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그렇게 10명의 아이를 키우며 할머니가 되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하게 살면서 한 인생을 마무리한다. 시시도 그랬다. 어느 날 할머니는 손자의 방에서 그림물감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 그림을 좋아했지만 물감 살 돈이 없어 엄두를 못 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 농사지을 힘도 떨어진 마당에 그림을 그리며 여생을 보내 볼까, 미소를 짓고 손자의 그림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한 번도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으니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작은 마을과 동네 사람들과 주변 풍경을 그려 나갔다. 점차 그럴 듯한 그림들이 쌓였고 그 중 괜찮은 것들을 엽서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그 마을 약국에서도 할머니의 그림을 벽에 붙여 놓곤 했다. 그 시골 약국에 들른 미술 수집가에 의해 할머니의 그림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무명인 할머니의 첫 전시회 명칭은 <어느 농부의 아내가 그린 그림들>이었다. 그
농협중앙회를 이끌어 갈 제24대 회장에 수도권(경기도) 출신의 이성희(71세) 후보가 당선됐다. 이성희 당선자(전 낙생농협 조합장)는 재수 끝에 농협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성희 당선인은 31일 오전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전국 대의원 조합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 대의원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체 유효 투표수 293표 중 60.4%인 177표를 얻어 116표(39.6%)를 얻은 유남영 후보를 따돌렸다. 이성희 당선자인은 지난 1998년 3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낙생농협 조합장(3선)을 지냈으며, 농협중앙회 이사를 거쳐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7년간 활동해 왔다. 그는 지난 2016년 1월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하고도 결선 투표에서 김병원 전 회장에 뒤져 낙선했다. 이번 선거에는 이성희, 강호동, 천호진, 임명택, 문병완, 김병국, 유남영, 여원구, 이주선, 최덕규 등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1차 투표에서는 이성희 당선자인이 82표(28%), 유남영 후보가 69표(23.5%)를 얻었다. 이어 강호동(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후보가 56표를 얻어 3위를 했으며, 최덕규(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후보는 47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 관리위원장에 주형로 홍성 환경농업마을 대표가 새로 선출됐다. 한국친환경농업협회는 지난 21 KT 인재개발원에서 ‘2020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제1차 대의원회’를 열고 주 대표를 제2대 자조금 관리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주 위원장은 앞으로 친환경농산물자조금 사업계획·운용계획 수립 및 자조금 사업과 사무국 운영 등 전반적 사항에 대한 관리‧집행을 총괄하며, 임기는 선출일로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다. 신임 주 위원장은 전국 최초로 ▲친환경 벼 오리농법 ▲메기농법을 개발해 시행했으며, 국내 친환경 농가가 보다 원활하게 경작할 수 있도록 ‘논두렁 물막이판’을 고안해 보급하는 등 국내 친환경농업의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아울러 2005년에는 중국 흑룡강성의 조선족을 대상으로 ‘친환경 오리농법’을 직접 보급하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그동안 ▲홍성 환경농업마을 대표(2018~현재) ▲한국농어촌인성학교 회장(2018~현재) ▲전국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2016~2018)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2010~2012)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도 농촌의 발전을 도모하며 인재 양성을 위해 농업과 교육을 접목한 다양한 농업 운동을 전개해 온 공로를 인정받
농촌진흥청 차장에 이용범 국립농업과학원장이 임명됐다. 또 국립농업과학원장에는 김두호 국립식량과학원장이 자리를 옮겨 앉았다. 농진청은 이달 31일자로 이같은 고위공무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용범 신임 차장은 금오공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바이오시스템공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농업기계화연구소에서 공직을 시작해 농업공학연구소 기초기술공학과장, 연구정책국 연구정책과장을 거쳐 농업공학부장, 연구정책국장, 4차산업혁명대응단장, 국립농업과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 연구정책과장을 맡아 어젠다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치밀하고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인공지능과 정보기술 분야에 정통해 미래 농업연구 방향을 선도할 적격자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김두호 신임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충북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에서 박사(응용곤충학) 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농촌진흥청에 입사해 기획조정관실 평가조정담당관, 국립농업과학원 잡초관리과장, 화학물질안전과장, 농업생물부장, 국립식량과학원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농산업 현장과 정책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원활해 대내외적으로 신망이 두텁고 부드
오병석 신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이 지난 1월 20일 취임했다. 오 신임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농식품 분야 유일한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서 R&D 정책 수립, 사업기획, 평가 및 성과관리 등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역량을 고도화하고 전문성·공정성·객관성 확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 신임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하는 새로운 혁신기술의 등장과 눈부신 발전은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데 큰 위협이자 새로운 기회”라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화 등 새로운 혁신기술을 능동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함으로써 안정적이고 안전한 먹거리 확보뿐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농업·농촌이 미래형 생명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농기평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마트에 계란을 사러 갔다. 여러 브랜드의 판란들이 쌓여 있는데 무엇을 사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싼 것으로 살까, 비싼 것으로 살까. 첫 고민은 이렇게 가볍게 시작되었다. 이리저리 살피다 보니 고민이 점차 심각해졌다. 가까운 동네에서 출하된 것으로 살까, 대기업 브랜드로 살까. 일반 계란으로 살까, 친환경이나 무항생제 표시가 된 것으로 살까. 유기농 계란이나 혹시 방사란도 있을까? 계란 매대 앞에서 번잡한 고민에 시달리다 아내에게 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항생제 계란을 처음 시장에 내놓은 기업의 것으로 손이 갔다. 빠른 걸음으로 귀가해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아내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계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고민했네.” 계란 포장을 열어본 아내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이게 무슨 일이래? 깨지고 비어 있고…” 한마디로 불량상품이었다. 난좌가 비어 있는 곳이 세 개나 있었고 껍질이 깨진 계란들도 몇 개 보였다. 바꿔 오라는 부인님의 명령을 받고 마트로 가면서 불만과 고민이 가중됐다. 기껏 고민해서 이미지 좋은 기업 것을 샀는데 이럴 수가 있는가. 그나저나 영수증을 안 챙겼으니 어쩐다?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블랙컨슈머도 많은 세상, 교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