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뛰어넘는 제조’…중국 생물농약 개발 박차
생물농약 원제 152개 품목 등록…최초 제품은 워커(Walker) 페로몬
‘Beyond Limits Manufacturing’ 산업은 양자 시대 진입 중요 열쇠
병해충·잡초가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위협은 실로 엄청나다.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병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율은 최대 53.4%에 달하고, 잡초로 인한 수확량 감소율도 최대 21.3%에 달할 수 있다. 그러나 화학농약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생물농약 개발 및 사용 필요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생물농약 개발 및 등록은 아직 묘연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생물농약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개발 및 등록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MARA) 발표에 의하면, 2024년 7월 기준 152개 품목의 생물농약 원제(활성 성분)가 등록되어 있다. 그중에 생화학 농약(biochemical pesticides)이 36%, 미생물 농약(microbial pesticides)이 45%, 식물성 농약(botanical pesticides)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1] 중국에 등록된 생물농약은 곤충생장조절제(insect growth regulators), 신호화학물질(semiochemicals), 식물생장조절제(plant growth regulators), 식물저항성유도제(plant elicitors) 등 5가지 범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54가지의 활성 성분이 있다. 이 중 생화학 농약으로 등록된 곤충생장조절제는 무스칼루르(muscalure)와 S-메토프렌(S-methoprene) 두 가지뿐이다. 신호화학 물질의 활성 성분은 모두 곤충 성페로몬으로, 열대거세미나방(Spodoptera frugiperda), 이화명나방(Chilo supperssalis), 담배거세미나방(Spodoptera litura), 지중해과실파리(Ceratitis capitata), 초록장님노린재(Apolygus lucorum), 복숭아유리나방(Grapholitha molesta Busck) 등을 제어한다. 식물생장조절제에는 지베렐린산, 인돌부티르산 등 26가지 활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식물저항성유도제에는 하핀 단백질(식물체에서 유도된 면역증진), 렌티난(버섯류에서 유도된 다당류) 등 10가지 활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콜레칼 시페롤(비타민 D3)이 있다. [그림2]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상위 5대 생화학 농약 원제는 Gibberellic Acid, Oligosaccharins, Brassinolide, Triacontanol, 14-hydroxylated brassinosteroid로 전체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표1] 중국의 생화학 농약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일부 회사는 혁신을 통해 시장의 지위를 강화했다. 페로바이오 테크놀로지(Pherobio Technology Co., Ltd.)는 중국 최초로 등록된 워커(Walker, Chilo supperssalis) 페로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고농도의 성페로몬을 서서히 방출해 암컷 해충의 위치를 은폐해 수컷이 짝짓기할 암컷을 찾기 어렵게 만들어 산란율과 해충 개체수를 크게 감소시킨다. 현재 출시된 제품에는 용출제어형 패킷, 디스펜서 등이 있다. 이 패킷은 중국에서 독자 개발한 유일한 용출제어형 패킷으로 4개월 이상 지속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제품 사용이 매우 간편해 살충제 사용량을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 워커 페로몬을 핵심 기술로 하는 벼 통합 방제 솔루션은 2024년 MARA의 핵심 홍보 기술로 선정됐다. 정저우 정스 케미컬(Zhengzhou Zhengshi Chemical Co., Ltd.)에서 생산하는 인돌부티르산은 환경친화적이고 고순도, 고효율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효소 촉매 방향성 합성 기술과 연속 흐름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사용해 인돌부티르산 순도 ≥98.5% 이상(업계 평균 순도 95%)을 달성하며, HPLC와 GC-MS 인증을 획득했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겔 여과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은 이성질체 불순물을 줄이고 수율을 12% 높일 수 있다. 또한, 기존 공정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30% 절감할 수 있으며, 효소 촉매 방향성 합성 기술은 제품의 효능과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정스 케미컬은 벤젠 용매를 바이오 기반 용매로 대체하고 재활용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용매 재활용률 98.7%를 달성하고, 산업 배출량을 75% 줄였으며, REACH 인증 및 OECD 생태 독성 시험 인증을 받았다. 원료부터 최종 사용자 적용까지 전 과정의 추적이 가능하며, FAO/WHO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돌부티르산은 동남아시아, 남미 및 기타 지역 12개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다. ‘한계를 뛰어넘는 제조’…생화학 농약 생산 변화 생화학 농약은 높은 안전성(무독성/저독성), 저용량(고효능), 생태학적 안전성(저잔류물), 그리고 정밀한 생물학적 조절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량 생산, 복잡한 성분, 일관되지 않은 품질, 용해도 측면에서도 몇 가지 과제에 직면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분자 설계, 제형 기술, 제조 공정 및 적용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중국은 2018년 9월, “한계를 뛰어넘는 제조(Beyond Limits Manufacturing)”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 공정은 Femtosecond lasers를 사용해 새로운 화학 또는 생물학적 구성 요소를 제조함으로써 구성 요소 발견과 생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동중국사범대학은 초고속 레이저 시스템을 구축해 마이크로유체 칩을 만들었다. 전통적인 화학 생산 방식에서는 반응에 관여하는 분자들이 대형 파이프나 기타 대형 반응기 내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운동량 전달, 열 전달, 물질 전달, 그리고 화학 반응(3개 전달 & 1개 반응)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한계를 뛰어넘는 제조’의 원리는 반응물을 운반하는 파이프의 직경이 미크론 단위로, 특히 약 200나노미터 정도로 얇아지면 좁은 공간으로 인해 분자들이 같은 자세로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프 환경을 변경함으로써 서로 다른 화학 분자들이 ‘3개 전달 & 1개 반응’에 가장 적합한 자세로 마이크로/나노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반응 조건이 더 완화되고 반응 속도도 크게 향상되며, 제품 순도가 높아져 에너지 절약적이고 친환경적인 제조가 가능해진다. 중국 전문가에 따르면, ‘Beyond Limits Manufacturing(한계를 뛰어넘는 제조)’은 생화학 농약 산업은 물론 전체 공정 산업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마이크로/나노 수준에서 대규모 소형화 및 집적화를 통해 기존 산업의 거시적 형태를 파괴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면적 170m², 무게 30톤의 거대한 컴퓨터의 성능이 수억 배 향상된 현재의 착용형 컴퓨터로 진화한 것과 유사하다. 화학 합성도 산업 단지에서 연속 흐름 마이크로 반응기, 심지어 마이크로/나노 장치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특히, ‘Beyond Limits Manufacturing’은 산업이 양자 시대로 진입하는 데 중요한 열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차 양자 혁명과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전자산업은 이미 이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공정 산업도 진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Beyond Limits Manufacturing’은 인간이 마이크로/나노 수준에서 다양한 입자를 조작하고 반응 효율성과 제품 품질을 개선해 공정 산업이 마이크로/나노 효과를 통해 양자 시대로 진입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생화학 농약에 적용된 Beyond Limits 제조 사례 중국 농약개발응용협회가 주최한 제4회 학술대회에서 첸 쉬홍(Qian Xuhong) 펠로우가 발표한 ‘생화학 농약 및 한계를 초월한 제조’ 보고서에 의하면, ‘Beyond Limits Manufacturing’의 마이크로/나노 유체 기술은 생화학 농약 개발 및 응용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기존의 스피노사드 현탁액과 RNAi 농약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술로 개선된 이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해 생화학 농약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또한, ‘Beyond Limits Manufacturing’의 마이크로/나노 유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나노 스피노사드 현탁액은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기존 생산 방식을 사용하는 스피노사드 현탁액은 저장 안정성, 균일성 및 분산성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아 살충 효능에 영향을 미친다. ‘Beyond Limits Manufacturing’의 나노 스피노사드 현탁액은 저온, 실온, 고온에서 모두 우수한 저장 안정성을 보인다. 5회 반복되는 동결 및 해동(-20℃~45℃) 후에도 균일성과 분산성이 우수하며(97nm, PDI<0.1), 시중에 판매되는 스피노사드(생화학 농약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농업용 항생제) 현탁액보다 살충 효능이 우수하다. 중국 생화학 농약 산업…지속가능 농업의 필수요건 중국 생화학 농약 산업의 미래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향한 혁신과 변혁을 주도하는 획기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효율적인 농업과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필수적 연결고리인 생화학 농약은 중국의 전략적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첸 쉬홍(Qian Xuhong)은 “Beyond Limits Manufacturing의 적용은 중국 생화학 농약 산업 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이 기술은 새로운 생화학 농약의 연구 개발 및 생산을 지속적으로 촉진하고 제품 성능을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마이크로/나노 공장의 등장과 함께 관련 정책은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발맞춰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