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3월 말 기준) 농약 시장은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시장 전체 상황의 특이사항이라면, 바이엘크롭사이언스의 국내 판매권을 인수한 팜한농의 매출에 기존 바이엘크롭사이언스 매출(2024년 1/4분기)이 고스란히 녹아들지 못했고, 농협중앙회의 지역본부 자체구매 사업 계통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감소한 것 등이 꼽힌다. 또한, 지난 3월 경남·북 일원의 산불 피해로 인한 사과 재배면적 감소와 영농의욕 저하, 이상기온에 따른 냉해 등이 농약 출하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농약 원제회사와 제조회사를 통해 자체 집계(구두 조사)한 2025년 1/4분기 주요 7개 농약회사(팜한농·농협케미컬·경농·동방아그로·한국삼공·신젠타코리아·성보화학)의 매출 총액은 9275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80억원과 비교해 2.0%(18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주요 7개 제조회사 3월말 매출 9275억원 기록
팜한농·동방 매출 급성장…전체적으론 ‘보합세’
‘주요 농약회사별 2025년 1/4분기 매출 현황’[표1]을 보면 △팜한농은 지난해 같은 기간(2138억원)보다 302억원(14.1%)이 늘어난 2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농협케미컬은 전년 동기(1310억원) 대비 85억원(6.8%) 증가한 1329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또 △경농은 지난해 같은 기간(1426억원)보다 75억원(5.3%) 늘어난 15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동기(1255)보다 145억원(11.6%)이나 증가한 1400억원의 매출실적을 보였다. 또한 △한국삼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1000억원)보다 3.0%(30억원) 증가한 10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신젠타코리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1043억원)보다 20억원(1.9%) 늘어난 1063억원 △성보화학은 전년 동기(480억원)보다 52억원(11.3%) 증가한 5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8개 농약회사(바이엘크롭사이언스 포함)의 연도별 1/4분기 매출 변동 추이를 보면,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농약가격의 변동이 없었던 2020년 3월 말 2.6%(184억원↑)→2021년 3월 말 6.1%(435억원↑)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데 이어 2022년 3월 말 역시 농약가격 인상분(평균 5%가량)을 포함해 전년 동기 대비 9.5%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2023년 1/4분기(가격 인상분 평균 12.5% 포함)에도 13.4%의 성장률을 이어갔으나, 2024년 1/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2.4%)을 보인 뒤 2025년 1/4분기 들어 다시금 성장세(2.0%↑)로 돌아섰다.
참고로, 이들 농약회사의 연도별 매출 총액은 2021년 1조4198억원(전년대비 7.8%↑)→2022년 1조5797억원(11.3%↑)→2023년 1조6966억원(7.4%↑)→2024년 1조7289억원(1.9%↑)을 기록했다. [표2]
농협 1/4분기 계통실적은 2년 연속 ‘내리막길’
‘농협 계통농약의 2025년 1/4분기 매출 현황’[표3]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13억원보다 343억원 감소(8.4%↓)한 377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농협 계통농약 매출은 2024년 1/4분기에도 전년 동기(2023년 1/4분기 4255억원)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3.5↓)을 보였다. 특히, 올해 1/4분기 농협 계통농약 매출 중에서 농협중앙회 지역본부 매출의 경우 지난해(452억원) 대비 235억원이나 감소(51.9%↓)한 217억원에 그쳤다. 이는 올해 농협중앙회 지역본부 자체구매 사업의 계통화 추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농협 계통계약 업체별 매출 현황을 보면 △팜한농은 올해 1/4분에 1039억원어치의 계통농약 실적을 올려 2024년 동기(1129억원) 대비 90억원이 감소(7.9%↓)했으며, △농협케미컬은 지난해 동기(887억원)보다 3.0% 증가한 913억원의 계통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경농은 전년 동기(407억원)와 비교해 5.7% 늘어난 430억원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293억원)보다 2.6% 증가한 300억원 △한국삼공은 전년 동기(317억원)보다 50억원 감소(15.8%↓)한 267억원 △신젠타코리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315억원)보다 4.8% 증가한 330억원의 계통매출을 올렸다.
이외에 △한얼싸이언스는 전년 동기(41억원) 대비 13.6% 늘어난 47억원의 계통매출을 올렸으나, △아다마코리아는 전년 동기(77억원) 대비 7억원이 감소(10.0%↓)한 70억원 △인바이오는 지난해 같은 기간(47억원)보다 30억원이 감소(63.3%↓)한 17억원의 계통실적에 그쳤다. 나머지 계통계약 업체들도 각각의 크고 작은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 농협 계통농약의 연도별 사업실적은 2021년말 기준 8029억원→2022년 8877억원(10.6%↑)→2023년 9706억원(9.3%↑)→2024년 9885억원(1.8%↑)으로 각각 증가했다.
올해 초기 시장 ‘더딘 걸음’…2/4분기도 불투명
아무튼, 올해 1/4분기 농약 시장은 예년에 비해 아주 더딘 걸음의 연속이었다. 통상적으로 4월의 농약 시장은 가장 ‘잔인한 달’로 꼽힐 만큼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서 2/4분기 매출실적도 낙관적 전망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경북지역의 최근 산불로 인한 사과 재배면적 피해는 3000ha(전국 재배면적 3만4000ha의 8.8%)에 달하는 등 이들 지역의 농약 출하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4월 들어 극심한 일교차와 강한 비바람이 계속되면서 냉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농약제조회사들은 올해 1/4분기 매출 증가세 둔화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등으로 4월 이후 경영악화를 고심해야 하는 지경으로 내몰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최근 달러당 1420원대(4월 14일 현재)로 내려서긴 했지만, 한때 1500원 선을 넘볼 정도로 급등세가 지속됐던 원·달러 환율은 농약원제 대금 결제 시기와 맞물려 농약제조회사들의 자금 부담을 무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농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1/4분기 농약 시장은 대체로 무난하게 흘러왔다면, 4월 들어 이런저런 변수들이 겹치면서 2/4분기 시장 상황은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자칫 분기별 목표 달성을 위해 각사별로 ‘가격 전략’ 등을 구사하는 것은 아닐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