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가뭄 후 찾아온 비와 안개로 인해 양파 재배지에서 노균병 확산이 우려된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2차 감염 전 꼼꼼한 방제를 당부했다.
양파 노균병은 감염 시기에 따라 두 단계로 구분한다. 1차는 겨울나기(월동) 전 모종이 자라는 곳이나 본밭에 감염된 노균병균이 이듬해 2∼3월 발생하는 것이고, 2차는 4월께 병에 감염된 식물로부터 건강한 개체로 전염되는 것이다.
1차 감염 노균병은 초기 잎에 옅은 노란색 병반이 나타나고, 이어 잎 표면에 회색 포자가 형성된다. 2차 감염 증상은 초기에 작은 흰색 모자이크 같은 얼룩 반점이 생기다가 점차 옅은 노란색의 크고 긴 계란형 증상이 나타난다.
1차 노균병은 2∼3월 5일간의 평균 기온이 8∼10도로 낮을 때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2차는 4월 초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2차는 기온이 낮고 비나 이슬이 맺히는 습한 환경에서 잘 발병하고, 4월 말 이후 방제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서둘러 대처해야 한다.
2차 감염 노균병은 약제 방제가 어려운 1차와 달리 약제로 예방할 수 있다. 기존 연구 결과, 2차 노균병을 4월 초 첫 방제를 시작으로 7일 간격으로 3회 방제했을 때, 병이 발생한 식물 비율(발병주율)은 1.3%로 나타났다. 이는 방제를 안 했을 때(발병주율 33.3%)보다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적용 약제는 현재 약 190종 이상이 알려져 있으므로 같은 약제를 뿌리기보다 주성분이 다른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 → 농약검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차로 감염된 양파 노균병 (왼쪽·오른쪽)
2차뿐 아니라 1차 발생 병에도 약제 저항성 등이 생기지 않도록 작용 기작이 다른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겨울나기 전 감염된 1차 노균병은 약제 방제가 어려우므로 감염 식물은 발견한 즉시 제거한다.
조명철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파속채소연구소장은 “최근 늦은 시기까지 추위가 이어져 조생종 양파의 생육이 평년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양파 생산을 위해 적용 약제를 활용해 효율적인 예방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김동환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과장은 “현재 조생종 양파에서 노균병이 관찰되기 시작하는데, 잠복 중인 병원균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 발생 초기에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