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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영농철 앞둔 ‘요소 대란’…수급 불안 직면

국내 비료 공장들 가동률 하락 현실이 되고 있다
인광석·DAP 등도 공급망 압박으로 동반상승 기조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비료업계가 전방위적인 불안에 직면해 있다.


나프타 부족으로 인한 포장재 생산 차질에 이어, 무기질비료의 핵심 원료인 질소(요소, 암모니아), 인산(인광석, DAP), 칼륨(염화칼륨) 등 원자재 수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요소와 암모니아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며, 인광석과 칼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간접적인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질소질 비료(요소, 암모니아)가 이번 미·이란 전쟁에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소 비료는 천연가스(LNG)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를 주원료로 하는데, 중동은 전 세계 요소 수출의 약 49%, 암모니아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원이다.

 


더욱이 한국은 요소의 약 38.4%, 암모니아의 41.8%를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이 노선이 막히면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발 물량 도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3월 중순 기준, 국제 요소 가격은 톤당 670~720달러선까지 급등하며 봉쇄 전 대비 약 50% 이상 폭등했다.


중동 지역의 가스 기반 플랜트들이 생산한 원료가 해협에 묶이면서, 국내 비료 공장들의 가동률 하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산질 비료(인광석, DAP)도 물류비와 연동된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인산질 비료의 주원료인 인광석과 이를 가공한 DAP(인산이암모늄)는 수입선이 중동 외에도 분산되어 있어 수급 자체는 요소보다 나은 편이긴 하다. 주요 수입국인 모로코, 중국 등은 해협 봉쇄의 직접 영향권은 아니지만, 중동 지역의 인산염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전체 공급망이 타이트해졌다.


이에 DAP 가격은 톤당 850달러를 상회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원료인 암모니아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위험 할증료) 증가가 반영된 결과이다.


칼륨질 비료(염화칼륨)는 그나마 상대적 안전지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칼륨은 주로 캐나다, 벨라루스, 러시아 등에서 생산되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물리적 차단 효과는 미미하다. 국내 도입 물량 중 중동 비중이 낮아 조달 자체에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전반적인 비료 가격 상승 분위기와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인해 완만한 동반 상승세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비료업계의 위기 상황이 2022년 러우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원자재 동시 폭등 상황과 흡사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질소질 비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데, 2022년 유럽 천연가스 가격 폭등이 암모니아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유럽 비료 공장들이 줄줄이 가동을 중단하며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다.《관련기사 3~4면 ‘지속성 확보가 관건인 무기질비료 산업’》


현재 호르무즈 봉쇄는 국제 유가와 LNG 가격을 끌어올려 비료 제조 원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당시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칼륨 수급이 막혔다면, 지금은 전 세계 요소 수출의 약 49%, 암모니아의 30%를 담당하는 중동 지역의 물류가 고립되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킨다.


업계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2022년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2년이 생산지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전 세계 비료 무역량의 3분의 1이 지나는 ‘길목’ 자체가 막혔기 때문이다.


“중동산 요소의 수입이 막히고 나니 중국도 내수용 확보를 위해 요소 수출을 통제하고 있어요. 베트남 요소 제조 국영기업 2곳도 요소 수출이 금지됐다고 해요. 베트남 민간회사에 보관하고 있는 요소를 확보하려니 3월 중순 750달러, 3월말 850달러, 이제 곧 900달러로 오른다고 합니다.”


국내 한 비료업체 관계자의 이야기다. 그 관계자는 “FOB 750달러면 한국으로 오는 운송비, 통관비를 포함하면 요소비료 20kg을 기준으로 순수 요소 원료값만 약 2만3,000원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 비료 포장대도 벌써 200원 정도 인상됐고 생산비용까지 포함하면 결국 요소비료를 팔아봐야 적자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업체의 규모와 재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현재의 요소 파동은 저절로 가라앉을 문제가 아님이 자명해 보인다. 2022년 러우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부족 사태의 판박이 또는 그보다 더한 원자재 파동이 예고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