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요 농약 회사 매출 증가세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7개 회사(팜한농·농협케미컬·경농·동방아그로·한국삼공·신젠타코리아·SB성보) 가운데 팜한농과 SB성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으며, 경농·동방아그로·농협케미컬의 매출도 순증했다. 다만, 한국삼공과 신젠타코리아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주요 7개 농약 회사들은 매출액 증감률 기준 ‘2강-3중-2약’의 성적표를 써냈다.
2025년 상반기 농약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농협중앙회의 ‘지역본부사업 계통화 추진’이라는 평가다. 이로 인해 농협중앙회와 지역본부, 지역농협, 지역본부 납품업체(도매상), 그리고 제조회사까지 가세한 서로 간의 갈등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농협중앙회의 당초 의도와 달리 중앙회 계통실적 증가는 미미했던 반면, 지역본부 자체구매 매출 감소분 만큼 지역농협 자체구매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하나의 특징은 경북과 경남지역 산불 피해가 꼽힌다. 지난 3월 경남북 일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재배면적이 적잖이 감소했다. 특히 전국 사과 재배면적 3만4000ha 중 2만ha가 집중되어 있는 경북지역의 경우 이번 산불로 인해 3000ha의 사과원이 피해를 입었다. 그 여파로 경북 일원의 농약 유통인들은 기존 재고 소진 의지가 강해 추가 매입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엔 장마기 강우 일수와 강우량 감소에 따른 병해 발생이 줄어 그만큼 농약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 주산지 농약 유통인들에 따르면, 사고·배·복숭아·자두 등 주요 과수원의 원예용 약제 방제 횟수가 예년에 비해 1~2회 이상 감소했다. 반면, 전남 지역에서 벼멸구, 흰등멸구가 조기 발생해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의 방제 약제 선정 및 조기 방제 채비에 나섰다.
2025년 6월말 현재 주요 7개 농약 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성장했다. 농약 제조회사와 원제회사를 통해 자체 집계한 ‘2025년 상반기(6월말 기준) 주요 7개 농약 회사 매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 3424억원보다 1070억원(8.0%) 증가한 1조 4494억원으로 집계됐다.[표1] 올해 상반기 농협 계통농약 매출총액(지역본부 자체구매와 제네릭 7개사 및 아리품목 포함)은 전년 동기(7760억원)와 비교해 4.7%(366억원) 감소한 7394억원을 기록했다.[표2] 그러나 주요 6개 회사(SB성보 제외)의 매출액은 62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26억원)보다 6.0%(357억원) 증가했다.[표3] 또한, 주요 7개 농약 회사(SB성보 포함)의 시판 매출액은 8212억원으로 전년 동기(7498억원) 대비 714억원(9.5%)이 늘었다.
주요 7개 회사 중 팜한농·SB성보 매출 두자릿수 증가
‘2강-3중-2약’ 성적표…동방아그로 매년 꾸준한 성적
농약 제조회사별로 보면[표1] △팜한농이 지난해 상반기(3489억원)보다 601억원(17.2%)이 증가한 4090억원의 매출을 올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부터 바이엘크롭사이언스의 제품 판매권을 인수해 ‘할인판매’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뒤이어 △SB성보는 전년 동기(563억원) 대비 12.8%(72억원) 늘어난 6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SB성보의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은 ‘농협중앙회 계통품목의 지역본부 공급(자체구매) 불가’ 조치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으로 △경농의 매출 증가율도 눈에 띄었다. 경농은 올해 상반기 231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2136억원)보다 8.2%(175억원) 증가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특정 품목(제품)의 ‘특판’ 전략이 일정 부분 통하지 않았나”하는 후문이 뒤따른다.
그런가 하면 △농협케미컬은 올해 상반기 2665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2533억원) 대비 5.2%(132억원)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케미컬은 ‘10+1’ 시료(지원)사업 등의 판매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해마다 꾸준한 매출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는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상반기(1885억원)보다 6.9%(131억원) 증가한 20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한국삼공은 지난해 상반기(1485억원)보다 0.9%(14억원) 줄어든 14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 △신젠타코리아도 전년 동기(1333억원) 대비 2.0%(27억원) 감소한 130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주요 7개 농약 제조회사별 올해 목표 대비 매출진도율은 △팜한농 76.9% △농협케미컬 75.8% △경농 77.0% △동방아그로 87.1% △한국삼공 73.6% △신젠타코리아 87.1% △SB성보 86.2% 등으로 이들 회사 전체 평균 진도율은 78.8%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별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M/S)을 보면, △팜한농이 전체의 28.2%를 차지하며 역시나 1위 자리를 지켰고, △농협케미컬(18.4%)과 경농(15.9%)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동방아그로 13.9% △한국삼공 10.1% △신젠타코리아 9.0% △SB성보 4.4% 순이었다.
농협계통 부진…지본 매출 지역농협 자체구매 이동
지역농협 대상 각축전 치열…SB성보 반사이익 챙겨
아울러 농협경제지주가 취합한 ‘2025년 상반기 농협 계통농약 매출 현황’에 따르면, 농협조직의 농약사업 매출총액은 73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760억원보다 4.7%(366억원) 감소했다.
농협 계통계약 업체별 매출액을 보면[표2] △팜한농이 올해 상반기 1953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1972억원)보다 0.9% 감소했으며 △농협케미컬은 전년 동기(1848억원) 대비 1.6% 늘어난 187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또한 △경농은 올해 상반기 848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772억원)와 비교해 9.8% 늘었으며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576억원)보다 1.8% 증가한 586억원 △한국삼공은 전년 동기(552억원)보다 39억원(7.0%)이 줄어든 513억원 △신젠타코리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447억원)보다 13.2% 증가한 5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외에 △아다마코리아는 전년 동기(135억원) 대비 2.5% 감소한 131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며, △인바이오는 전년 동기(71억원)보다 57.7%가 크게 감소한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한얼싸이언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71억원)보다 41.3% 증가한 100억원의 계통매출을 올렸다. 한편, 농협지역본부 자체구매 실적은 전년 동기(1014억원)보다 45.4% 크게 감소한 554억원에 머물렀다.
주요 회사 시판 평균매출 순증…신젠타·SB성보 감소
올해 상반기 주요 7개 농약회사의 시판 매출은 8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농약 제조회사별 2025년 상반기 시판 매출을 보면[표3] △팜한농은 지난해 같은 기간(1758억원)보다 21.6%나 크게 증가한 2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농협케미컬은 전년 동기(685억원) 대비 15.0% 늘어난 7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경농의 올해 상반기 시판 매출은 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1364억원) 대비 7.3% 증가했으며,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1309억원)보다 9.3% 증가한 1431억원 △한국삼공은 전년 동기(933억원) 대비 2.7% 늘어난 958억원 △SB성보는 전년 동기(563억원) 대비 12.8%가 줄어든 6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신젠타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농협계통은 13.2%나 크게 증가한데 반해 시판매출은 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6억원)보다 9.7% 감소했다.
어쨌거나 올해 상반기 농약 시장은 대체로 무난한 가운데 농약 회사별로 다소간의 희비가 엇갈렸던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하반기 농약 시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약 소비 감소와 최근 몇 년간의 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밝은 전망을 예측하기 쉽잖다는 분위기다. 농약업계의 전반적인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연말(마감) 매출은 ‘정상적’이라면 보합 내지 1% 이내 성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