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농용트랙터 중심 위치 측정방법’이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시험 방법으로 채택됐다.
이번에 채택된 측정법은 농용트랙터의 안전도 평가 항목 중 전도각 예측에 사용되는 것이다. 이는 트랙터의 앞바퀴와 뒷바퀴를 각각 들어 올린 뒤 거리와 무게 등을 측정해 자동으로 중심 위치를 산출하는 방법이며, 기존 방식보다 쉽고 시간이 덜 걸린다.
농진청은 2009년 이 측정법을 개발했고 국가기술표준원,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과 함께 2016년 ISO에 측정법의 채택을 제안했다. 이 후 2년 반에 걸쳐 기술적 대응을 진행한 결과 이번 성과를 얻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기술이 농업기계 분야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농진청은 ‘위치추적장치(GPS)를 이용한 트랙터 선회반경 시험방법’을 개발해 2015년에도 ISO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방법은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농림업용 트랙터 표준시험코드로도 승인받았다.
세계 각 나라에서 기술 규제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농업기계의 국제 표준은 농업기계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 선진국의 경우, 자국에 유리한 기술규정이나 국가표준을 국제표준에 채택되게 하고 상대국 수출업자가 이에 맞추도록 하는 등, 무역기술 장벽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국제표준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주도해왔지만 최근에는 일본이나 중국 등도 농업기계 표준회의에서 자국 시험방법이 채택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유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 농업연구사는 “농업기계 분야에서 2개의 ISO 국제표준이 채택됨으로써 우리나라도 농업기계 시험 평가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 견줄 수 있게 됐다”며 “국내 농업기계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ISO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