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협 계통농약 가격은 평균 2.0%가량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약 제조회사들은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만으로도 계통가격을 최소 7%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농협경제지주가 ‘농가 부담 완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인상률 최소화’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제조회사가 환율 리스크를 전부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즘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농약 산업은 수입 원제 의존도가 높아 환율 상승이 곧바로 제조원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환율 민감 산업이다. 달러(유로화)가 인상되면 원제 비용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인데도 계통가격에는 그 영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농협 계통농약 가격 인상률 vs 환율 추이 (2017~2026.1.)’[그래프]를 보면, 구조적 문제가 뚜렷이 드러난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를 넘어선 2024년 가격 인상률은 1.0%, 환율이 1,420원대로 급등한 2025년에는 인상률이 0.5%로 오히려 낮아졌다.
특히 2025년 10~12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500원대를 위협했고, 2026년 1월에도 1,470원대를 넘나들지만, 올해 계통가격 인상률 역시 2.0% 이하에 그쳤다.
농협 계통가격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021년(5.0%)과 2022년(12.0%)의 경우도 그 이전 10년간 가격 ‘동결’ 내지 ‘인하’가 반복되며 누적된 인상 요인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농협경제지주는 그동안 환율이 낮을 때는 성과를 공유하지 않다가 환율이 오르면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적 관행을 취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제조회사들이 농협의 이 같은 구조적 관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농약 유통망의 약 60%를 농협이 장악한 상황에서, 농약 제조회사들이 계통 거래를 외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업계 안팎에서는 농협이 단순한 ‘가격 통제자’가 아니라, 시장 질서를 조율하는 ‘공적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리한 가격 억제는 농업 기반 산업인 농약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농약 제조회사들은 올해 재고 부담이라는 추가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지난해 기후 영향으로 농약 사용량이 감소하면서 단위농협 및 시판 재고를 포함한 제조사별 재고 규모는 예년 대비 평균 4%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올해 1분기 출하량 감소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며, 이번 제한적인 가격 인상률과 맞물려 제조회사들의 수익성을 이중으로 압박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약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이 가격 통제라는 손쉬운 선택 대신, 환율 급등 등 원가 상승 리스크를 제조사와 함께 분담하는 투명한 가격 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 부담 완화’라는 명분 뒤에 가려진 구조적 관행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한편, 제네릭(마이너) 5개 제조회사(선문그린사이언스, 아그리젠토, 이엑스아이디, 천지인바이오텍, 팜아그로텍)가 올해 처음으로 농협과 계통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농협은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신규 공급계약 업체는 30일까지) 2026년도 사업분 계통농약 정기신청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