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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ODA 연계 K-농기자재 수출 전략 필요

기업, 지속적인 수출확대 의사 있으나 만족도 낮아
수출 경력 5년이하 56.6%, 16년이상 22.4% 차지
수출액 1억원미만 61.9%, 1억~10억미만 21.1%순
동남아·일·중·미에서 중동·남미 등으로 관심폭 넓혀
수출국 농업 인프라 역할하는 거점 확보 지원 절실
현지에서 기업 공동 A/S망 역할 하는 거점 필요
‘단일작물 중심 농기계 다각화’ 풀 패키지가 효과
재배 전(全)단계 농기자재 현지맞춤 실증 기회 중요

농기계 글로벌시장 진출이 선택 아닌 필수인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농기계 시장은 2024년부터 연평균 4.86% 성장해 2030년 1806억달러 규모가 예상된다.<본지 2025년 9월1일자 ‘농기계 글로벌시장 진출로 지속가능 성장’ 참조> 국내 시장 정체에 고민하고 있는 농기계 업체들은 이제 산업 발전의 열쇠가 내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시장 진출에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개발도상국 등의 경제와 복지를 위해 제공하는 ODA 사업을 통해 국내 농기계 업체들과 동반하고 있다. 특히 국외 거점을 쉽게 마련하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에게 해외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안욱현 농진청 수출농업기술과장은 관련 현황을 올해 7월 개최된 ‘농촌진흥청-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수출협의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K-농기자재 수출확대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농진청 수출농업기술과가 수출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76개 농기계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업체들은 지속적인 수출 확대 의사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으나 수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 답변한 업체들의 특성을 보면 재배 농기계(47.4%)와 시설원예 농자재(36.9%), 수직농장(15.8%) 분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출 경력은 5년 이하가 절반 이상(56.6%)으로 가장 많았지만 16년 이상도 두번째로 22.4%를 차지했다.

 

또한 이들 기업의 85.5%가 연구전담부서를 두고 있었다. 매출액은 10억~100억 원 미만이 57.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1억~10억 미만(22.4%)이었다. 수출액은 1억 미만이 61.9%로 가장 많았고 이어 1억~10억 미만이 21.1%로 그 뒤를 따랐다. 수출액 10억 미만이 83%로 아직 수출액이 미미한 상황이다.

 

리커트 5점 척도를 적용한 설문에서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수출을 확대할 의사가 있었고(4.55) 해외에서의 대한민국 원산지 이미지에 만족하며(3.97) 한국 농기계가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3.82)는 비중이 높았다. 반면 농업지원기관의 협조 만족도(3.13)나 바이어와의 유통시스템 만족도(3.13)는 높지 않았고 특히 현재

수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2.26)는 최하를 나타냈다.

 

농진청은 정보, 인프라, 재배기술, 기술력 부문에서 업체들의 수출 애로 요인을 분석하고 군집화하여 이에 따른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현지인프라·재배기술 부족형’은 해외 사업기반·네트워크 활용 및 재배전문가 현장지원을 대응방향 전략으로 제시했다. ‘현지정보 부족형’은 해외 ODA 사업기반 활용 해외정보 제공 체계 구축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재배기술중심 복합요인 부족형’은 농진청 개발기술 이전 및 부족 요인별 맞춤형 애로해결 솔루션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3개 군집은 정부와 수출관련 사업 협력을 통해 실증 테스트베드 지원, 패키지 수출 기회, 시연회 등 공동행사와 시장개척 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정보에도 목마른 상황이어서 국가별 주요 작목의 재배기술 수준, 해당국 중요 농업 이슈, 농기계 기술 동향 등도 요청된다.

 

‘제작기술 부족형’은 농진청 공동기술 개발 기회 제공 및 농식품부·농진청 관련 사업 정보 공유를 대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농기계 업체의 기존 수출국은 동남아(26), 일본(20), 중국(16), 미국(14), 중앙아시아(13) 중동(11) 순이었다. 반면 수출희망국은 동남아(40), 중동(20), 중남미(14), 미국(13), 중앙아시아(10), 일본(10)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에서는 베트남 인도 인니 태국 순으로 특정국을 지목하기도 했다. 중동의 UAE, 사우디와 중남미의 브라질 그리고 중앙아시아 우즈벡 등 특정국에 대한 관심도 눈에 띄었다.

 

업체들은 현지 정보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해당국 상황에 적절한 농기계를 현지화(기술 및 가격수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업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점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현지 주요작물 농업 및 농기계 기술수준에 대한 현지 전문가의 정보와 방향 제시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중소규모 농기계 수출업체의 수출 애로사항>

 

 

또한 수출대상국에 A/S망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수출 애로로 지목됐다. 중소규모 농기계 업체가 처음부터 현지에 A/S망을 완벽히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현지에서 공동 A/S망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점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도표]

 

모두가 바라는 수출 농기계 다각화의 지름길은 무엇일까? 수출업체들이 바라는 것은 ‘단일작물 중심 농기계 다각화’이다. 현지에서 재배가 잘 되는 것을 전체적으로 보여줘야 농기계수출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기존 여러 정부기관에서 진행한 테스트베드 사업은 농기계 단품위주로 진행돼 효과검증이 어려웠다. 수요자 관점에서 해당 작물 농기계를 ‘풀 패키지’로 제공해야 수출업체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단일작물 중심 농기계 다각화’를 할 때 고객 Lock-in 효과가 가장 높다는 것이다.

 

안욱현 농진청 수출농업기술과장은 “농진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협업을 원하는 수출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파종부터 방제, 수확, 운반에 이르기까지 해당 작물 농기계를 풀 패키지로 제공하는 수출사업의 기획이 필요하다”며 “재배 전(全)단계의 농기자재를 현지 상황에 맞게 실증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기계현지화~기술자 양성까지 난관 헤쳐야

수출업체들이 공급 측면의 애로사항을 갖고 있다면 수요 측면의 애로사항도 분명히 존재한다. 농진청 KOPIA와 ODA 및 국제협력사업 관계자들은 기술수요에서 농기계 패키지가 필요하지만, 현지 환경에 적합한 수준의 농기계를 선별해서 공급받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을 말했다. 이에 사업 시작단계부터 농기계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현지 적용 농기계의 기술수준을 확정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사업 추진시 ODA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과 ODA 본연의 업무 과중도 수출 연계를 미흡하게 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대해서는 현지 농업문제 해결이 관건인 ODA 사업 진행을 도와줄 수 있는 방식의 수출사업 설계가 해결 방안으로 제시됐다.

 

 

ODA 관계자들이 농기계 유지 및 관리 방법을 몰라 애로가 발생하므로 수출관련 사업 추진시 농기계 전문가의 유지·관리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종합하면, 현지 상황에 최적화 된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해 달라는 것이 현지의 요구이다.

 

농진청이 수출모델로 제시한 ‘개발도상국형 모델’은 공급과 수요가 만나는 니즈의 접점으로서 해외 인프라 연계 재배 전(全)주기 토탈 솔루션 수출사업이다. KOPIA 사업지가 수출실증단지로 활용되는 방안이다. 현지 농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KOPIA가 특정 작목중심 농기자재 실증장소를 제공하고, 수출업체의 특정 작목중심 농기자재 패키지 제공이 핵심이다.

 

농진청 개발 기술을 중심으로 △재배 전(全)주기 농기자재 패키지화 △KOPIA 등 농진청의 해외 인프라를 수출실증 재배 단지로 활용해 재배 성과 극대화 △수출이 ODA·국제협력 사업을 종합 기술로 지원하여 사업 성과 제고 △한국형 농업기술 패키지 적용 단지 확산으로 수출 증대를 단계적으로 달성하려는 것이다.

 

 

한편 ‘중진국형 모델’은 수요 국가 맞춤형 기술수출을 활성화 하는 전략이다. 수출경쟁력이 있는 농업기술을 발굴한 뒤에 해당기술에 대한 수요가 있는 국가와 매칭, 수출확대를 도모한다.

 

CA 장기저장 기술, 모듈형 직진 자동조향장치, 저온성 멀칭필름, 내서성 종자 등이 수출유망기술 리스트로 발굴될 수 있다. 이어 수요분석으로 스마트팜 및 농기자재 중점 수출국가 후보를 정하고 국제 컨퍼런스 등의 기술제안을 통해 상대국 농업분야의 핵심 이슈 해결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카타르 사막기후 혹서기 재배기간을 연장하는 스마트 농업기술 수출이 ‘중진국형 수출모델’의 사례이다. ‘카타르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수직농장 세부기술이 제안된 과정도 눈에 띈다.

개발도상국 사례로서 볼리비아 KOPIA 센터(소장 이상계)와 국내 농기계업체들이 참여한 ‘볼리비아 감자재배 전주기 융복합 패키지 수출 사례’도 눈여겨 볼 만하다. 농진청의 볼리비아 감자 생산성 향상기술 시범사업이 기반이 됐다.

 

 

볼리비아에서 감자는 고지대, 경사진 환경, 돌이 많이 포함된 토양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러한 현지 상황에 맞는 맞춤형 농기계를 선발하고 패키지화 했다. 특히 재배실증을 통해 농기계 사이즈와 기능, 부품, 가격 등의 개선요소를 발굴하였고 돌수집기, 로터베이터, 동력관리기, 파종기, 방제분무기, 수확기 등의 현지화 과정을 거쳐 패키지 수출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수출거점 R&D센터가 구심점 역할을 했다. R&D센터를 중심으로 농진청의 핵심기술 투입과 기술교류 체제 확립, 수출기업의 맞춤형 농기자재 개발과 현지 인증 획득·매뉴얼 정립, 볼리비아 정부의 연구실 및 시험포 제공과 현지기술·농업정보 제공 등이 수행됐다. 볼리비아 사업 내용은 △현지화 농기계 공동개발 △기술표준 개발 및 인증 △한국 핵심 부품 적용 △시범농장 실증시험 △현장중심 유지·보수 기술자 양성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