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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2024년 1분기 농약 매출 마이너스 성장

주요 8개 회사 3월말 매출 9180억원 기록
재고누적·저온·병해충 발생률 저조 등 악재
지난해 동기(9403억)보다 평균 2.4%p 감소
매출 감소에 환율 급등세…경영 부담 가중
농협 계통실적도 지난해 동기대비 3.3%p↓
8개사 시판실적 5832억…전체 대비 63.5%

 

올해 1분기(3월말 기준) 농약시장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8개 농약회사(팜한농·농협케미컬·경농·동방아그로·한국삼공·신젠타코리아·바이엘크롭사이언스·성보화학)의 2024년 1/4분기 매출 총액은 91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03억원보다 2.4%p(223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농약업계는 최근 몇 년간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국내 농약시장이 올해 들어 매출 역조로 출발하면서 당혹감에 휩싸였다. 더구나 매년 1분기 매출실적은 당해 연도 전체 농약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올 한해 농약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농약시장의 이러한 매출 역조는 유통업계의 재고 누적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농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응애를 포함한 병해충 발생 저조와 사과·배·자두 등의 냉해 피해로 인한 과수 약제 소비가 감소한 데다 농약회사들이 연말 목표달성을 위해 무리한 조기판매에 나선 것도 재고 누적의 결과를 낳았다.


올해 영농철을 앞둔 시점에 저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개화 시기가 늦어지고 모종, 하우스 작물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농약 사용량이 줄어든 것도 올해 1분기 농약시장 매출 역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농협이 그동안 수도용 위주의 계통농약 기조를 견지해 왔다면, 올해부터 원예용 농약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상대적으로 시판사업의 위축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농약회사들은 올해 1분기 매출 감소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심각한 경영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약 원제 가격과 직접 연동이 되는 원·달러 환율은 이달 16일 기준 1396.7원을 기록하며 급격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농약 원제는 해당연도 이전 연말에 물량을 구입해 조기생산에 나선다. 그래서 원제 대금 결제 시기도 이전 연도를 시작으로 연중 계속된다. 요즘처럼 갑작스러운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면 그만큼 자금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농약회사들은 농협이나 시판의 구매대금 결제가 대부분 연말에 가서야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경영압박에 시달리는 처지로 내몰리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삼공·성보 이외 나머지 회사 매출 마이너스 기록 


농약 원제회사와 제조회사를 통해 자체 집계(구두 조사)한 2024년 1분기(3월말) 주요 8개 농약회사의 매출 총액은 918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03억원과 비교해 223억원(-2.4%)이 감소했다.[표1]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농약가격의 변동이 없었던 2020년 3월말 2.6%(184억원↑)→2021년 3월말 6.1%(435억원↑)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데 이어 2022년 3월말 역시 농약가격 인상분(평균 5%가량)을 포함해 전년 동기대비 9.5%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2023년 1분기(가격 인상분 평균 12.5% 포함)에도 13.4%의 성장률을 이어갔으나, 2024년 1분기 들어 급격한 마이너스 성장률(-2.4%)을 기록했다. 참고로, 주요 8개 농약회사의 연도별 매출 추이는 2021년 1조4198억원(전년대비 7.8%↑)→2022년 1조5797억원(11.3%↑)→2023년 1조6966억원(7.4%↑)을 기록했다.[표2] 

 


‘농약회사별 2024년 1분기 매출 현황’[표1]을 보면 △팜한농은 지난해 같은 기간(2141억원)보다 3억원(-0.3%)이 감소한 2138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며 △농협케미컬은 전년 동기(1336억원) 대비 26억원(-2.0%) 줄어든 1310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또 △경농은 지난해 같은 기간(1572억원)보다 146억원(-9.3%) 줄어든 14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동기(1263)보다 8억원(-0.6%) 감소한 1255억원의 매출실적을 보였다. 반면 △한국삼공은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984억원)보다 1.6%(16억원) 증가한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신젠타코리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1062억원)보다 19억원(-1.8%) 감소한 1043억원 △바이엘크롭사이언스는 지난해 동기(565억원)보다 37억원(-6.5%) 줄어든 5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성보화학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4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농협 계통실적도 하향곡선…최근 5년 내 처음


‘농협 계통농약의 2024년 1분기 매출 현황’[표3]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55억원보다 142억원(-3.3%) 감소한 4113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기에는 농협 계통 미참여 회사인 성보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7개 회사와 아다마코리아, 인바이오, 한얼싸이언스, 기타 업체들의 계통매출을 망라했으며, 농협지역본부 자체구매 452억원도 포함됐다.

 


농협 계통계약 업체별로는 △팜한농이 전년 동기(945억원) 대비 0.7%(7억원) 증가한 952억원으로 메이저 계통업체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으며, 한얼싸이언스도 전년 동기(35억원)보다 17.4%(6억원) 늘어난 41억원의 계통매출을 올렸다. 반면, 나머지 계통업체들은 크고 작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우선 △농협케미컬은 88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936억원)보다 5.3%가 줄었고 △경농은 전년 동기(433억원)와 비교해 6.1% 감소한 407억원의 매출에 머물렀으며 △동방아그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333억원)보다 12.3% 감소한 293억원 △한국삼공은 전년 동기(323억원)보다 1.7% 줄어든 317억원 △신젠타코리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322억원)보다 2.1% 감소한 315억원 △바이엘크롭사이언스는 전년 동기(182억원) 대비 3.0% 줄어든 177억원의 계통매출에 그쳤다.

 

이밖에 △아다마코리아는 전년 동기(78억원) 대비 0.8% 줄어든 77억원 △인바이오는 지난해 같은 기간(56억원)보다 17.0% 감소한 47억원의 계통실적을 보였다. △농협 기타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154억원) 대비 3.4% 감소한 149억원을 기록했으며, 농협지역본부 자체구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456억원)보다 1.1% 줄어든 45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농협 계통농약의 연도별 사업실적은 2021년말 기준 8029억원→2022년 8877억원(10.6%↑)→2023년 9706억원(9.3%↑)으로 증가했으며, 2021년 대비 2023년 연간매출 증가율은 20.9%(1677억원)에 달했다.[표4]

 

회사별 시판 매출 ‘들쭉날쭉’…평균 0.9%p 감소


올해 1분기 주요 농약회사의 시판 매출 총액은 농협 계통보다는 감소 폭이 다소 완만했으나, 회사별 등락 폭은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농협계통에 참여하지 않는 성보화학의 올해 1분기 시판 매출(480억원)을 제외한 주요 7개 농약회사의 계통농약 매출은 3348억원으로 같은 기간 농약시장 전체 매출의 36.9%를 차지한 반면, 시판 매출(성보화학 포함)은 전체의 63.5%에 이르는 5832억원을 기록했다.[표5] 이는 △농협 계통농약의 경우 전년 동기(3474억원) 대비 90억원(-3.8%)이 줄어든 실적이며 △시판농약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5887억원)보다 55억원(-0.9%)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농약회사별 시판 매출의 경우 △팜한농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96억원에 비해 0.8% 줄어든 1186억의 매출에 그친 반면, △농협케미컬은 전년 동기(400억원)보다 다소 증가(5.8%)한 4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경농의 올해 1분기 시판 매출은 1019억원으로 전년 동기(1139억원) 대비 11.8%나 감소했으며 △동방아그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930억원)보다 3.4% 증가한 96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아울러 △한국삼공의 시판 매출은 전년 동기(661억원) 대비 3.3% 늘어난 683억원을 기록했고 △신젠타코리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698억원)보다 4.3% 늘어난 72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반대로 △바이엘크롭사이언스는 전년 동기(383억원) 대비 9.1% 줄어든 351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며 △성보화학도 전년 동기(480억원)와 동일한 매출실적을 올리는데 머물렀다.

 

올해 초기 시장 ‘더딘 걸음’…2분기도 불안정


어쨌든 올해 1분기 국내 농약시장 매출은 예년에 비해 아주 더딘 발걸음을 뗐다. 더구나 4월의 농약시장은 가장 ‘잔인한 달’로 회자될 만큼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서 2분기 매출실적도 낙관적 전망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농약업계는 연초에 ‘조기정책’을 통해 시판물량을 끌어 올리고, 농협 계통은 ‘정기신청’을 통한 연간 매출에 주력하는 패턴을 유지해온 만큼 올해 1분기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각사별로 다소 ‘무리한’ 전략 구사도 예상되고 있다. 


농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농약시장은 여러 변수들로 인해 전에 없던 매출 부진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영농철에 접어든 4월 들어서도 농약 실사용자인 농업인들의 구매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2분기 농약시장도 걱정부터 앞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