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서 밭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물 관리 기술에 대한 현장실증이 최근 진행됐다. 농촌징흥청은 최근 경남 밀양의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시험 재배지에서 논 암거 배수(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땅 속으로 낸 도랑) 기술 등에 대한 현장실증 평가회를 열었다.
평가회에서는 논 무굴착 암거 배수와 밭 지중점적자동관개 기술을 살펴본 뒤, 농가의 실증 시험 재배지에서 실제 효과를 평가했다.
무굴착 암거배수 기술은 논 토양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배수로를 설치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트랙터에 관을 묻는 장치를 붙여 주행과 동시에 땅 속에 배수관을 묻을 수 있다. 배수관을 설치한 뒤 논 가장자리에 수위조절기를 달면 가물 때나 장마철에 물 높이를 알맞게 조절할 수 있다.
설치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무굴착 암거배수 설치비용은 1㏊당 약 650만 원으로 기존에 땅을 파고 관을 묻는 굴착식(1370만 원)에 비해 53% 이상 저렴하다.
지중점적자동관개 기술은 땅 속 40㎝ 깊이에 점적관을 묻어 실시간으로 토양 수분을 측정하고,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물을 대는 정밀한 물 관리 기술이다.
땅 속에 묻는 점적관에는 일정한 간격(10㎝, 20㎝ 등)으로 구멍을 뚫어 매설한다. 이 구멍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거나 천천히 흘러나와 원하는 부위에만 제한적으로 소량의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방식에 비해 물 사용량을 28% 가량 줄일 수 있다. 또 실증시험 결과 콩 재배 시 수량도 34%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열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 연구관은 “산업체 기술 이전과 신기술 보급사업, 정책사업을 반영해 밭작물 정밀 물 관리 기술을 현장에 조속히 보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