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비료협회(회장 이광록)는 산학관연 비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무기질비료 산업 발전 합동토론회’를 열고 향후 무기질비료 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국내 무기질비료 시장이 당면한 현실은 암담하다. 생산업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농협 최저가 경쟁입찰로 납품가격이 지속 하락돼 비료부문 경영수지가 2011년 이후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농협 비료 납품가격은 2.1% 하락했다.
농협의 ‘최저가 납품방식’으로 인해 업체간 물량확보를 둘러싼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협회에 따르면 내수 물량에 큰 변동이 없었음에도 5년간 2250억원(31%)의 매출 감소로 생산업체의 경영 여건이 현저히 악화됐다.
출혈 경쟁에 지친 생산업체들은 “현행 최저가 납품방식을 고수한다면 국내 비료산업의 발전이나 경쟁력 확보는 생각할 수 없으므로 적정 제조원가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입찰은 공급물량이 많은 요소, 21복비 등에만 적용하고 수의시담 비종을 확대해 달라는 의견도 많다.
개발·도입 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나 지금은 계륵과 같은 존재에 돼버린 맞춤형비료는 농가 수요가 적은 비종부터 순차적인 축소나 폐지를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 비료가격 보조기간(2010~2012년) 이후 5년간 맞춤형비료는 생산의 46%, 출하의 41%가 감소했으며, 종수도 최대 34종에서 현 22종으로 축소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맞춤형비료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토양과 작물에 딱 맞는 비료를 쓰게 한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지금에 나타난 결과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과당경쟁으로 의한 품질저하”가 일어났으며 “농업의 전문화·규모화 등에 따른 고품질 비료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비료산업계의 신기술 개발 저하로 귀결됐다”는 의견이다.
생산업체들은 농가 부담을 주는 고가의 수입비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브랜드 비료와 기능성 비료의 개발과 공급을 진작하는 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문제 해결과 정밀농업에 필요한 친환경 우량 무기질비료의 시장 안착도 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본의 경우, 전반적인 무기질비료 감소 속에서도 완효성비료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시장에서의 걸림돌은 우선 가격이다. 일반복비가 20kg 기준 약 1만150원인데 비해 완효성복비는 1만8650원(1.8배)이다. 그러나 질소이용률을 보면 완효성비료가 60%인 것에 비해 일반비료는 30~40%에 그친다. 완효성·기능성 비료는 토양·수질오염 경감에 기여한다는 사회적 장점도 크다. 또 농업인에게는 한번 사용으로 3~4개월 수확기까지 비료효과가 지속되므로 비료사용량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무기질 비료업계는 환경부하 해결과 양분관리를 위해서라면, 인위적인 비료 감축정책보다 완효성·기능성 비료 사용 확대와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무기질비료 생산업체의 경영여건 개선과 수출활성화를 위해 농식품부의 원료구입자금 지원사업이 시행중이다. 매년 2000억원 한도 내 변동금리 또는 3%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원료구입자금 지원한도 상향 조정(80→90%), 정책자금과 시중 금리차가 적어 효과가 낮으므로 금리 1%대로 인하, 동남아 시장에서 수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용 원료(암모니아, 요소, DAP) 구입에 한해 자금한도 확대와 최소 금리적용을 요청하고 있다.
이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