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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식용곤충 산업 꽃피울 수확후관리 기계 기술

[기고] 이현동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농업연구관

잦은 이상고온, 폭우 등으로 농산물 생산에 피해가 발생하면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탄소 배출과 물 사용량을 절감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 구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축산업은 인류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나 온실가스 배출, 토지‧물 등 많은 자원의 투입, 곡물 사료 소비 등의 한계가 있다.


식용곤충은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곤충은 사육 효율이 높고,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료와 물의 양이 축산보다 적다. 또한,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비료나 사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에 부합한다.


국내에서도 식용곤충은 지속 가능한 미래 단백질 자원으로 주목받아 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며, 전체 곤충산업 중 4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식용곤충이 본격적으로 식품 산업에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위생 관리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곤충은 사육‧수확‧가공의 각 단계에서 세균 등 이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 특히 수확 후 세척과 열처리 과정은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단계다.


그러나 현재 농가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세척하고 끓는 물로 열처리 후 전통적인 열풍 건조 방식을 이용하여 품질의 균일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식용곤충을 수확 후 이물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세척을 반복하면서 많은 물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세척 효과도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세척 정도도 달라진다. 식용곤충을 열처리할 때 곤충 크기에 따라 곤충 내부까지 가열되는 시간이나 미생물 감소 효과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식용곤충의 위생과 안전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전용 기계와 장비 개발이 꼭 필요하다. 현재 곤충 가공에 활용하는 기계는 대부분 일반 농식품 장비들이다. 그러나 곤충의 특수한 형태와 조직, 고유의 가공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 장비로는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움직이는 곤충의 특성상 형태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기존의 형상 선별기를 이용하면 선별 효과가 떨어진다.

 

균일한 품질 위해 설비와 공정 표준화 필수


곤충에 있는 기능성 지방산을 산패 현상 없이 추출하고, 단백질의 순도를 높여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설비 개발과 공정 최적화가 필수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는 식용곤충의 안전성 향상과 농가 노동력 절감을 위해 누에 사육 부산물 자동 처리 기계,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세척-열처리-건조 기계 등 수확후 관리 기계화를 연구 중이다.


이러한 기계들이 상용화 된다면 첫째, 농가와 중소 가공업체의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둘째, 공정의 표준화와 자동화로 제품의 위생 수준과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셋째, 물과 에너지를 절약해 친환경적인 가공이 가능해진다. 넷째, 소비자에게 안전성이 보장된 곤충 제품을 제공해 식용곤충 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농가와 가공업체가 손쉽게 도입할 수 있는 표준화된 기계와 공정 패키지를 개발‧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와 연구기관은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산업계와 협력해 보급형 장비를 확산해야 한다.


식용곤충 산업은 농업과 식품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 체계 구축에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