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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기후변화가 마늘·양파 병원균 양상 바꾼다

2009년 15종 마늘병해 2025년 36종으로 늘어
새로운 식물병원균에 의한 작물피해 증가 예상
2020년 신종 잎마름병원균 출현…병 발생 빨라져
실험결과 신규종(Se) 10~15℃(저온)에서 잘 버텨
토양서 오는 마른썩음병, 마늘 주요병해로 부각

 

최근 국내 마늘 재배에서 흑색썩음균핵병과 함께 전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잎마름병과 종구에까지 피해를 주는 마른썩음병(시들음병) 등이 주요 병해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제1회 마늘산업박람회 부대행사로 개최된 ‘2025 한국마늘양파연구회 심포지엄’에서 백창기 단국대학교 생명자원학부 교수는 기후변화 등으로 변화를 겪고 있는 마늘 병해 진단과 관리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2009년도만 해도 15종이었던 마늘 병해는 2025년 36종으로 두 배 이상 증가되었다. 곰팡이병이 10종에서 14종으로 증가되었고 세균병은 4종에서 7종으로, 바이러스는 1종에서 15종으로 늘었다. 증가추세를 보면 곰팡이병-세균병-바이러스 순이고 특히 바이러스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재배 중 병해는 흑색썩음균핵병을 중심으로 잎마름병, 녹병, 토양이 원인이 되는 마른썩음병(시들음병) 등이 나타나고 있다. 수확 후에까지 발생하는 병해가 있는데 잿빛곰팡이병, 구썩음병, 푸른곰팡이병, 마른썩음병 등이다.


시기별로 보면 월동 전에는 잎에 발생하는 곰팡이병으로 잎마름병이 있고, 수확기 이후에는 잎마름병과 함께 뿌리에 나타나는 마른썩음병과 흑색썩음균핵병 등이 있다. 이어 잎마름병과 마른썩음병은 종구 저장 시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잎마름병은 보랏빛 반점을 띠고 있으며 마른썩음병은 갈색의 반점을 보인다. 종구를 면밀히 살펴 반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마른썩음병은 토양 전염성이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한 필지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총채벌레의 가해로 인해 종구의 표면이 우툴두툴해지거나 가루가 떨어지고 미이라화 되기도 한다.


백 교수는 최근 마늘 병해의 증가를 기후변화에서 찾았다. 100년간 국내 평균 기온이 1.5℃ 상승했으며 고온다습한 기후로의 변화는 고품질 작물 생산을 어렵게 하고 재배가능지 면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기온의 상승은 과거 30년에 비해 여름이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지면서 새로운 식물병원균과 잠재병원균에 의한 작물 피해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 식생활에서 중요한 마늘·양파 등 국내 파속작물은 병해충 발생에 따른 생산량 감소, 방제 비용 등으로 생산비 가중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18년과 2023년 이상기후에 의한 마늘·양파 잎마름병과 노균병 발생이 일부 재배농가의 경영에 타격을 준 바 있다.

 


마늘 등 파속작물의 병해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현재 방제용 작물보호제가 38종 등록돼 있는 잎마름병을 보면 발병 특성의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발생시기가 지난 10년에 비해 빨라졌다. 2020년 이후 새로운 잎마름병원균이 출현했고 이들의 생물학적 특성이 기존 잎마름병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발병한 양파 잎마름병은 QoI 살균제 저항성이 발견되었고, 점돌연변이로 확인(cytochrome B 유전자, Hoepting 등 2016 / Hay 등 2019) 되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양파 잎마름병원균 DMI 약제 저항성이 증가됐다는 보고서(Gossen 등 2021 / Hoepting 등 2021)가 있으며 중국에서는 dicarboximide 계열 약제 저항성이 보고(Chen 등 2021)되었다. 국내에서는 잎마름병원균에 대한 주요 살균제의 약효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전남대학교)했다. 이에 따라 백 교수는 잎마름병원군의 약제저항성 조사와 효과적인 방제체계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마늘·양파에 발병하는 잎마름병은 전주기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 양파에서는 파종 후 유묘기(10월 중순)부터 수확시기(5월말)까지 발병한다. 마늘에서는 월동기 이후 3월 중순부터 발병이 심하고 최근에는 종구에서도 잎마름병 감염이 발견되고 있다.


국내 양파와 마늘에서 나타나는 잎마름병원균은 2종(Stemphylium vesicarium-우점, S. eturmiunum-신규병원균)으로 확인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채소작물의 잎마름병으로 보고된 S. eturmiunum이 국내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양파와 마늘의 교차병원성 검정 결과, 교차 감염도 확인되고 있다. 특히, 마늘은 최근 잎뿐만 아니라 종구에서도 많은 피해를 주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백 교수는 실제로 마늘 종구에 테스트를 했을 때 신규종(Se)이 우점종(Sv)보다 병반이 더 큰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적 생육온도를 테스트한 결과에서 두 병원균의 최적 생육온도는 20~25℃를 나타냈다. 그러나 신규종의 경우 저온(10~15℃)에서의 생장이 빠르고 35℃에서도 균사생장이 나타나는 등 5~35℃에서 광범위하게 생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병원균의 발생 양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도 주목된다.


백 교수는 “우점종과 신규종 모두 현재 방제가 가능하지만 10~15℃(저온)에서 버틸 수 있는 병원균이 생겨났다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실러스(Bacillus sp. 2종)와 트리코델마(Trichoderma hazianum 1종) 등 미생물을 이용한 잎마름병 방제효과도 소개했다.


미생물 배양여액을 2회(3.22., 4.12.) 처리하고, 최종 처리 10일 후 잎마름병 발생을 조사한 결과, 미생물 배양여액 처리구에서 25~50%대의 잎마름병균 방제효과가 나타났다. “처리 시기와 양 조절 등을 통해 잎마름병 방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늘에서 나타나는 마른썩음병(시들음병)은 토양병에 의한 것으로 양파의 시들음병과 동일한 병원균이다. 원인균은 Fusarium oxysporum(기존)과 F. commnue(신규) 2종으로 밝혀져 있다.


양파의 경우 주로 생육기에 감염돼 7~9월(저장 1~2개월)에 급격하게 부패(잿빛곰팡이병과 다른 양상)한다. 병징은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 수확시기에 양파 잎이 노랗게 변색되면서 쓰러진다. 건전한 양파에 비해 구 크기가 감소하고 뿌리 주변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기부가 탈락된다. 저장 양파는 뿌리 쪽부터 썩고 검보랏빛으로 변색된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양파 유묘기 단계 시들음병 저항성 검정법 개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파속작물 병해충 따른 생산량 감소·비용증가 염려
잎마름병원군 약제저항성 조사·방제체계 개발 필요
미생물 이용 잎마름병 방제 가능성…추가연구해야
1차 응애 등 해충피해 2차 토양전염 등 복합피해도
녹병 친환경농가 피해↑ 병해충 예찰·방제조사 제안


최근 마늘에서 늘고 있는 마른썩음병(시들음병)은 종구에서 감염되는 형태를 보이고 뿌리가 피해를 입고 나서 상심부도 노랗게 말라들어가는 특성을 보인다. 양파를 재배하다가 마늘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토양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파에서 먼저 문제가 되어 약제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등록을 거쳐 마늘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최근의 마늘 병해는 1차적으로 뿌리응애류와 작은뿌리파리유충의 피해를 입고 나서 2차적으로 토양 전염성 병에 감염되는 복합적인 피해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마늘 살균제(2025년 8월 7일 기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곰팡이병(6종)과 세균병(3종)에 걸쳐 667개가 등록돼 있다. 지상부와 지하부로 나눠 등록돼 있는 곰팡이병 약제의 경우 병 발생 전에는 카 작용성 약제를 이용해 예방적 조치를 하고, 초기 병반이 확인된 경우 사 작용성 약제를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지하부에 나타나는 병해의 경우 원인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 해충이나 곰팡이, 세균 피해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그에 맞는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 교수는 올해 4월 23일 경기도 파주시의 마늘 병징 수집에서 흑색썩음균핵병, 잎마름병, 검은무늬병 등이 진단됐다고 밝혔다. 병징으로 보였던 보라색 잎과 구에서는 병원균이 나오지 않아 생리장해로 추정됐다.


최근 친환경 농가에서 피해가 늘고 있는 마늘 녹병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녹병은 양파에서보다 마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농작물 병해충 예찰·방제 요강에 조사 대상으로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마늘·양파 병해의 후속 연구방향은 방제와 저항성 부문에서 방제전략이 발굴되고 현장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잎마름병은 작용기작별 효과 검정을 통해 유묘기-월동 전 약제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초기 발병일과 작용기작, 방제횟수 등을 감안하여 생육기 약체처리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마른썩음병(시들음병)은 정식 전 묘상, 묘판, 재배예정지(토양처리) 관리방안과 생육기 중간 약제처리와 수확 후 관리방안 등 방제전략이 있어야 한다.


흑색썩음균핵병은 병원균을 재동정하고 토양처리제의 방제효과 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파 노균병은 유묘기-월동 전 약제처리 체계 수립(엽면살포, 토양관주)이 이뤄져야 한다. 마늘 녹병은 방제효과가 좋은 작용기작(살균제)과 유기농자재(친환경자재) 선발이 필요하며 병원균 동정과 발생생태 연구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