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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 칼럼

도시농업의 본질을 생각하며 : 정책과 현실의 괴리를 넘어

小谷 강창용 (더 클라우드팜 소장, 경제학박사)

창밖 풍경이 예전과 사뭇 다르다. 상록수 너머로 높지 않은 빌딩들이 보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키 작은 낙엽수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답답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때로는 하얀 가로등 아래 쌓인 낙엽 무더기를 보며 잠시 눈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 작은 풍경 속에서 문득 ‘도시농업의 단초’를 발견한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이 법의 목적은 “자연친화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는 데 이바지함”에 있다. 즉, ‘자연 친화적인 환경 조성’과 ‘농업에 대한 이해 증진’이라는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도시와 농촌의 상생 발전(서로 잘살자라는 뜻)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법을 제정하고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도시 내에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나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함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그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그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도시민의 정신적, 사회적 고립감이다. 2050년 도시 거주 비율이 70%로 추정되는 현실에서, 도시민은 비도시 거주자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20% 높고, 농촌 거주자에 비해 정신질환 위험은 77%, 불안장애 위험은 21%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영국, 2019).


국내의 심각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2025)’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해 정신상태가 좋지 않다고 응답한 서울 시민의 비율이 4.5%에서 12.9%로 크게 증가했다. 사회적 고립감과 공동체 파괴, 외로움은 분노나 불만으로 표출되거나, 자살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2023~2027 제3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서는 이러한 도시민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놀랍게도 「도시농업법」의 목적과 5개년 계획의 추진 배경 사이에는 현실 인식의 괴리가 느껴진다. 계획이 제시하는 도시농업 육성 배경은 첫째, 사회·환경적 측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산, 둘째, 문화적 측면에서 자연 친화적인 삶과 환경에 대한 관심 부상, 셋째, 기술·산업적 측면에서 반려식물, 식물 인테리어 등 산업 확대이다.


본디 ‘자연친화적인 도시환경 조성’과 ‘농업 이해 증진’의 이유는 도시민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5개년 계획에서 제시하는 추진 배경은 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과 인식의 격차를 보인다.


도시농업의 진정한 의의는 도시민이 겪는 정서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의 발생을 줄이고, 발생했을 때 이를 완화하고 치유하는 데 놓여져야 한다. 그러나 도시농업에 대한 본질적 접근의 미흡은 관심도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 텃밭면적이 2019년 1,323ha이후 감소하는 추세이며, 참여자 수도 2,400명대에서 2,000명 수준으로 줄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도시민 인식조사(2025)에 따르면, 도시민의 농업 관심도도 2년 만에 18.8%포인트(80.1% ⇨ 61.3%)나 하락했다.


도시농업이 제공하는 이로움을 가져오기 위해 도시환경의 자연화 및 생태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한 공동체 회복은 물론, 도시와 농촌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 열섬현상 완화, 대기 정화, 생물 다양성 보존 등은 동반되는 자연스러운 효과이다. 농촌까지 가지 않아도 ‘치유농업(Agro-healing)’의 효과를 얻고, 소규모 공동체 형성 및 아이들의 놀이 공간 제공 역시 가능하다. 이러한 공공적 효과를 시장 논리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시농업을 위한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를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적 화려함보다는, 도시민에게 결핍된 정신적, 정서적 아픔을 완화해 줄 수 있는 도시농업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도시 내 농업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인프라 확보의 첫걸음이다. 신년 벽두, 만시지탄(晩時之歎)에서 벗어나 우리 현실에 맞는 도시농업의 새로운 길을 찾는 작업을 시작하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