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5 (금)

  • 맑음동두천 13.0℃
  • 맑음강릉 18.7℃
  • 맑음서울 12.2℃
  • 맑음대전 15.8℃
  • 맑음대구 16.0℃
  • 맑음울산 18.1℃
  • 맑음광주 14.8℃
  • 맑음부산 16.5℃
  • 맑음고창 14.6℃
  • 맑음제주 14.9℃
  • 맑음강화 9.8℃
  • 맑음보은 14.1℃
  • 맑음금산 16.2℃
  • 맑음강진군 16.8℃
  • 맑음경주시 17.1℃
  • 맑음거제 15.9℃
기상청 제공

이슈현장

국내 유일의 농약원제 생산기지를 가다 ∥팜한농 반월공장

농약원제 개발·생산은 미래 향한 시대적 사명




팜한농은 최고·최대·최초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국내 ‘최고’의 농약시장 점유율도 그렇고, 해외수출 실적 역시 ‘최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77년 국내 ‘최초’로 농약원제 생산을 시작한 팜한농은 현재 자체 개발한 5가지의 신물질 원제는 물론 글로벌 농약회사들의 오리지널 원제와 제네릭 원제를 수탁 생산하는 등 국내 ‘유일’의 농약원제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팜한농 반월공장이 그곳이다.


국내 농약회사들은 2000년대 이후 경제논리에 밀려 모든 원제사업을 중단하고 해외에 의존해 왔다. 유독 팜한농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신물질 원제를 자체 개발·생산하고 글로벌 농약회사들의 원제를 수탁 생산하는 등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팜한농은 지난해 반월공장에서 2330톤의 농약원제를 생산해 국내에 43%, 해외에 57%를 공급했다. 특히 ‘테라도’ 원제인 ‘티아페나실’을 비롯해 ‘메타미포프’, ‘비스트리플루론’, ‘피리벤족심’, ‘플루세토설퓨론’ 등 5개의 자체 개발 신물질 원제를 반월공장과 온산공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등 국내외 무역환경에 따른 수급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고 우수한 품질의 원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반월공장은 몇몇 글로벌 원제회사들의 수탁 생산기지로도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우리 반월공장에서 수탁 생산하고 있는 글로벌 원제회사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인도는 품질이 흔들리고, 중국은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원활한 소통과 안정된 품질로 고객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중국은 항상 원제생산라인의 셧다운(조업중단)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이 팽배합니다.”


박홍삼 팜한농 반월공장 공장장은 “글로벌 원제회사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수탁 생산하지 않고 우리 반월공장을 찾는 이유는 우수한 공정기술과 철저한 품질관리 프로세스 때문”이라며 “중국과 인도에 비해 반월공장의 기술력과 품질의 우위를 인정하는 글로벌 원제회사들의 수탁 생산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농약원제시장 연평균 3%씩 성장
‘Phillips McDougall Industry Overview’ 2019년 3월 발표에 의하면 글로벌 농약 원제 시장은 연평균 3%씩 성장(2015년 455억 달러→2017년 553억 달러→2018년 575억 달러→2021년 628억 달러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Top5 농약원제 회사들(Bayer, Syngenta, BASF, Corteva, FMC)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Top5의 시장 점유율은 69.4%에 달하고, 이들은 특허 및 자료보호 전략, 브랜드 파워, 인수합병 등으로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국내 농약원제 시장은 신물질 개발의 어려움을 비롯해 해외 거래처 확보 실패, 중국산 저가 제네릭 원제의 시장 장악 등으로 인해 1994년 12개였던 농약원제회사가 현재 팜한농 외에는 모두 원제사업을 포기했다. 이로 인해 농약원제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듯 지나치게 높은 원제 수입의존도는 글로벌 원제회사의 오리지널 원제와 중국산 제네릭 원제의 가격인상 요구를 매번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말았다. 결국 국내 생산 완제품 가격의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물량 비중이 낮기 때문에 원제 수급의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해 적기 제품생산 및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농약원제사업 해답…수출시장에서 찾다
“농약원제사업은 내수시장보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중국은 복제원제 이외에도 글로벌 원제회사들의 수탁 생산과 중간체 수출, 그리고 완제품 수출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세계 농약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 팜한농의 신물질 원제는 중국, 일본, 태국,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필리핀, 에콰도르 등 20여개 국가에 이르는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원제회사들의 수탁 생산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농약원제 생산기지인 팜한농 반월공장이 시사하는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홍삼 공장장은 “농약원제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면 농약합성 기반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고, 농산물 및 농자재 수출 제한을 통한 식량자원 무기화 등 향후 시대적 변화에도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며 “농약원제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은 우리나라 농약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홍삼 공장장은 이어 “팜한농은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와 협업해 더욱 우수한 성능의 후속 신물질 원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신물질 농약원제의 글로벌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료수급·수익성 등은 농약원제생산의 난관
하지만 팜한농의 농약원제사업은 적잖은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우선 농약원제 생산에 필요한 기초 원료와 중간체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수출입이 제한되면서 원료 수급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농약원제사업은 유기합성 및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저분자의 정밀화학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산업적 특성으로 인한 애로사항이 많다. 이경재 원제생산팀장은 “농약원제 생산을 위해서는 각종 화학물질의 반응 조건과 추출, 여과, 증류 등의 공정관리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안전설비도 까다롭게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원제 생산 부산물과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구나 국내 농약원제사업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녹녹치 않다.  중국과 인도의 저가 제네릭 원제들이 국내 제네릭 원제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에 농약원제를 자체 생산·판매할 수 있는 시장 환경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팜한농 반월공장도 오랫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박홍삼 공장장은 설명했다.


공장 효율화로 돌파구…작년 흑자전환 성공
그러나 팜한농 반월공장은 2018년부터 공장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전체 등록원제 중에서 사업성이 충분한 제품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성장성과 수익성, 생산 이슈 등을 감안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생산량이 적은 품목, 환경 및 안전 이슈가 있는 고위험성 품목들은 생산을 중단했다. 또 공장의 생산라인을 효율화해 지난해에는 가동율을 33% 가량 향상시켰다. 팜한농의 신물질 비선택성 제초제인 ‘테라도’ 원제의 경우 생산과정의 원제 건조시간을 단축하고 생산 시스템을 보완해 생산능력을 2배로 높였는가 하면 수탁 생산 공정기술도 개선했다. 특히 내수와 수출 비중을 35%:65%로 해외시장에 치중했다. 이를 통해 농약원제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고부가 수탁 생산 품목을 유치할 수 있었다. 마침내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박홍삼 공장장은 “반월공장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5월 LG그룹에서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탁월한 성과를 포상해 혁신 활동을 장려하는 ‘LG Awards’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자랑하면서도 “팜한농의 농약원제사업은 곧 우리나라 농약산업의 유지·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미래를 담보하는 사명감의 발로(發露)”라고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농약’은 농업의 ‘보루’…국가차원 지원 절실
농약산업은 농업 경쟁력의 근간이자 보루라는 명제는 한치의 어김도 없다. 국내 농약원제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이 절실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경재 원제생산팀장은 “우리나라 농약원제 생산기술 고도화를 위해 산업계와 학계, 연구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미국, 유럽, 아시아 각 국가마다 농약 등록기준이 서로 다르고 등록절차도 매우 까다로워 ‘테라도’와 같이 자체 개발한 농약원제를 해외 각국에 등록해 수출하는 데에 제약이 많다”며 “수출대상국가에 농약을 등록할 때 국가마다 상이한 등록조건이나 절차 등을 감안해 일부 기준을 상호 협의해서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농약원제 수출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팜한농 반월공장은 글로벌 농약회사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우수한 농약 연구개발과 생산에 힘써 고품질 농산물 재배와 농가 생산성 및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농약이 우리나라에 더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홍삼 공장장은 반월공장의 미래비전과 함께 글로벌 품질 기준에 맞춘 오리지널 원제 생산 능력도 더욱 고도화해 적기에 빠르게 공급함으로써 글로벌 파트너사와 농업인, 팜한농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