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11일 신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에 조재호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임명했다. 조 신임총장은 1967년 경남 밀양 출신으로 충암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요크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시 34회로 1991년 공직에 몸담은 이후 농식품부 통상협력과장, 국제협력과장, 주 EU 대사관 농무관, 농업정책과장, 국제협력국장, 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장, 농업정책국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촌정책국장 등 주요요직을 거쳤다. 지난해 12월부터 농식품부 차관보를 역임해 왔다.
#1 며칠 전 아침 방송에 코로나 치료제 관련 바이오 회사 대표가 나왔다. 머잖아 백신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고, 이런 의약품은 공공재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인터뷰 말미에 그의 개인사가 짧게 언급되었다(40대에 5천만 원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흙수저 출신인 그가 주식 부자 1위가 된 배경). 방송 종료를 알리는 시그널과 함께 희미해져 간 대화를 추려 담으면 이런 내용이다.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인들과 일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요?”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습니다. 한국인이 뛰어난 점은 많지만 특히 우리란 말에 익숙해요. 우리 회사라는 개념을 갖고 일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지요.” 그의 이 말은 어떤 언론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다. 코로나 치료제의 개발 상황, 물량과 가격과 출시 시점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이해한다. 뭐, 듣는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초점이 다르니까. #2 여전히 시골에 남아 있기를 고집하는 노모를 뵈러 갔다가 친구와 이런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고향 왔으면 (친구에게) 연락을 해야지, 우리가 이래도 되는 거야?” “미안. 당장 우리 집으로 와라.
한동우 SG한국삼공(주) 대표이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25일 동참했다. 침체된 화훼농가에 훈기를 불어넣고자 지난 2월 처음 시행된 ‘플라워 버킷 챌린지’는 지명받은 사람이 꽃이나 식물을 선물한 후 다음 참가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진우 동성화학 전무의 지명을 받아 이번 챌린지에 동참한 한동우 대표이사는 500만원 상당의 공기정화 식물을 직접 구매해 농업인과 소통하는 열린 창구 역할을 하는 농업인상담소에 전달하고, 다음 주자로는 윤지원 세진중공업 전무이사를 지목했다. 한동우 대표이사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화훼농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챌린지에 동참하게 됐다”며 “작은 나눔이지만, 영농기술 확대 보급과 농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힘써주시는 농업인상담소에 공기정화 식물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화훼농가뿐만 아니라 모든 농업인들도 진심을 다해 응원하며, SG한국삼공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코로나 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G한국삼공은 매년 농촌에서 땀흘리며 일하는 농업인을 위해 사연과 함께 따뜻한 새참을 전달하는 ‘사랑의 새
농우바이오가 올해 수출 3150만불이 예상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총매출도 올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각 농우바이오 대표이사는 “농우는 현재의 성과보다 그 미래가 몇 배 더 기대되는 종자기업”이라고 요약했다. 우리 종자업계가 국내 정체된 시장과 치열한 경쟁을 넘어서는 방법은 적극적인 해외진출뿐이다. 그 대표주자인 농우바이오의 미래는 대한민국 종자산업의 가능성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여년의 시간을 농우와 동반한 이병각 대표에게 농우의 미래, 한국 종자의 미래를 물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작년보다 수출을 늘렸다. 올해 사업을 평가한다면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인해 영업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올해 수출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수출액 5%가 신장됐다. 중국의 사업이 미진했으며 미국도 약보합을 나타냈다. 그 대신 인도와 터키에서 목표를 넘어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앞으로 해외 진출의 최대 희망은 어디에서 찾고 있나 인도, 터키, 멕시코 그리고 중국이다. 터키는 2016년 현지기업을 인수해 진출했으며 처음과 비교해 2.4배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터키는 유럽의 전진기지로서 R&a
#1 루틴 루틴이란 말이 있다. 작년과 올해, 우리를 즐겁게 해준 류현진 때문에 알게 된 용어인데 의외로 어려운 말이다. Routine,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행동 비슷한 뜻이긴 하다. 류현진은 팀의 루틴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을 취한대나 어쩐대나. 미국 야구계에서는 이 루틴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그것을 벗어난 일종의 일탈적 방식을 류현진에게만 허용했대나 어쨌대나. 그래서 열심히 그 뜻을 찾아 봤더니, 찾아볼수록 의미를 알기가 어려워져 갔다. 컴퓨터, 의학, 스포츠, 댄스, 화학… 별의별 분야에서 다 전문용어로 쓰이고 있었다. 규칙, 명령, 반복, 틀 등등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명사인 듯 형용사인 듯 품까지 헷갈렸다. 심지어 옥스퍼드 영한사전에 등재된 일반적 의미 세 가지는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 느낌이 영 다르다. Routine 1. 〔명사〕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2. 〔명사〕 못마땅함 (지루한 일상의) 틀, (판에 박힌) 일상 3. 〔형용사〕 정례적인 1의 의미는 일반적이면서 긍정적, 순리적인 느낌을 주고, 2의 의미는 왠지 부정적이고 답답한 인상을 주며 3의 형용사는 류현진이 왜 이를 거부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완전 주관적
어릴 적부터 11월을 좋아하지 않았다. 첫째 이유는, 공휴일이 없는 유일한 달이기 때문이었다. 둘째 이유는, 그 좋던 가을날이 다 가고 추위가 찾아오기 때문이었다. 왠지 모르게 난데없는 추위가 늘 11월에 찾아왔다. 전보처럼. 셋째 이유는, 제대로 한 것도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바로 그 달이면 오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12월이 아닌 11월에 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넷째 이유는, 1이란 숫자가 나란히 서서 압박하는 듯한 기분 탓도 있었다. 1등에 얽매여 살아온, 도무지 1등을 할 수 없는 처지들의 콤플렉스가 11월에 발동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다섯째 이유는, 영단어 November가 애꿎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 2, 3, 4, 5월의 영단어는 잘 외워졌는데 하반기에 들어서면 외우기가 힘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10, 11, 12월이 어려웠다. 9월(September)과 12월(December)도 헷갈렸는데 그 사이에 11월이 (휴일도 없는 주제에) 끼어 있으니 공연히 더 미웠다. 급기야, 오죽하면 No로 시작할까 하는 11월 암기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미워할 이유는 많았다. 11월에 사랑하던 연인이 떠났고, 1
강원도의 다른 고랭지 채소밭 주변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데 안반덕이와 귀네미 마을 해발 1000미터 지점에는 사람이 산다. 겨울에는 사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 안반덕이: ‘구름 위의 땅, 힐링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 4리 일대. 해발 1100m의 태백산맥 험준한 산 능선으로 1965년부터 화전민에 의해 개간돼 현재는 198만㎡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단지. * 귀네미 마을: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동 해발 1000m 고지에 자리 잡은 마을. 1985년 삼척 광동댐 수몰지구 37가구가 정부 정책에 따라 집단 이주해 맨손으로 돌산을 일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랭지 배추 생산지. 안반덕이와 귀네미 마을 농가들은 조만간 다가올 겨울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소 하숙집을 찾는 것이다. 사람은 살 수 있어도 소들은 겨울나기를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농군들은 10월이 되면 한해 농사를 짓는 데 동참한 소들을 ‘하숙집’으로 내려보낸다. 소를 하숙치다니. 그렇다. 대단위 배추밭 감자밭을 가꾸려면 트랙터도 필요하지만 소도 필요하다. 경사가 지나치게 가파르고 험한 골에는 농기계가 들어가지 못한다. 이런 곳은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25일 전남 무안에 소재한 단동하우스용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한 고추 육묘장 방문에 이어 영광으로 이동해 모시잎송편, 아열대작물 등 지역 특화품목 육성 현황을 살폈다. 허 청장은 이날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보급형 스마트팜의 성과를 치하하고, 데이터 기반의 과학영농 환경조성을 위해 박차를 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지역 특화품목 육성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허 청장은 보급형 스마트팜에서 100만주(株)의 고추모를 기르는 농업인을 만나 스마트팜 설치 후 품질 향상과 노동력 절감 효과 등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한 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보급형 스마트팜 모델은 농가에게 설치비용 등에 대한 부담을 줄여 지역 내 스마트팜 조기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아울러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관계관들에게 “보급형 스마트팜 모델로 재배 중인 토마토, 딸기, 멜론 등에 대한 기술실증 및 경영분석을 추진해 스마트팜 설치 효과에 대한 객관적 자료 확보 노력을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진청은 인구특성과 기후변화 등의 환경분석을 통해 지역에 적합한 적정 품목을 선택하고, 육종‧재
“선거에서의 한 표가 긴 웅변보다 힘이 세다.” 이번 유기질비료조합 이사장 선거 결과가 그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작년과 올해 조합은 유기질비료 원료 관련 비료공정규격 개정 이후 큰 홍역을 두 번 이상 치러야 했다. 그 과정에서 부각된 소통과 리더십의 중요성이 이번 선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8월 25일 취임 후부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노학진 제5대 유기질비료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산을 하나 넘으니 더 큰 산이 버티고 있네요. 어쩝니까? 또 넘어서야죠.” 취임하자마자 ‘내년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축소’와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 등의 문제에 부딪힌 노학진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이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괜찮다”고 했다. 왜냐하면 혼자 산을 넘는 게 아니기 때문이란다. 혼자서는 못하지만 30명의 임원들, 40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라면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합원들이 50대 초반의 젊은 이사장을 선택한 만큼 자신은 ‘저돌적으로’ 해낼 것이지만, 주변의 지혜와 식견을 모으겠다는 초심은 4년 내 지켜갈 것이라는 다짐이다. 농림축산식품부 2021년 예산안에서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이 전년도 134
최근 뉴스를 보면 큰 이슈들이 몇 가지 있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코로나19이다. 그 다음은 기록적인 폭우, 더위, 태풍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내용이며, 나머지는 의료파업과 경제문제 등이다. 이 뉴스들은 일견 각각 별개 내용으로 보이지만 한 꺼풀 속을 들여다보면 그 원인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에 따른 결과다.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냐고? UN 보고서에서는 2050년에는 세계인구가 95억 명에 이르고, 식량부족 등 여러 환경변화가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지구상 토지의 약 37%가 식량생산을 위한 경작지로 사용되고 있는데, 95억의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와 동일한 크기의 경작지에서 두 배 이상의 식량생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앞서 UN 식량농업기구(FAO)는 경작지 확보를 이유로 자행된 무분별한 산림개발은 생태계 파괴와 생물다양성 감소를 초래하였고, 이는 새로운 감염병 발생의 원인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사스, 메르스, 에볼라에 이어 이번 코로나19까지 모두 자연파괴로 인한 현상으로 야생동물에 서식하는 병원균들이 인간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야생동물에서 사람으
#1 고백하건대, 나는 아직 한 번도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 대신 방탄소년단을 만든 방시혁은 몇 차례 TV에서 본 바 있고,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비틀즈 이후 최대 사건’이 될 것이라는 외신을 전해들은 적이 있고, 그들의 곡과 가사와 안무는 한국적이면서 범우주적이라는 평가를 보기도 했다. 그런 호기심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이 환호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 그들의 노래를 듣지 않고 있으니 게으르거나 음악적 소질이 없거나, 입맛을 다시게 된다. #2 작년 겨울, 한 술자리에서 방탄소년단과 방시혁과 방씨네 집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집안 내력을 들으며 갑자기 2NE1의 공민지가 떠올랐다. 방시혁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방정환 선생이라는 얘기나, 공옥진 할머니의 DNA가 손녀 공민지에게 이어진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를 위한 수많은 동화와 작곡을 했던 배경을 죽 훑어보면서 이런 확신도 갖게 되었다. 방시혁의 방탄소년단은 방정환의 21세기형 활동 아닌가. #3 내가 살던 시골 마을에는 두 명의 명자 누나가 있었는데 나이차는 서로 있었지만 둘다 예쁘고 착하고 공부는 전교 1등을 다투었다. 그래서 지
출범 전부터 어려울 거라고들 했다. 조합을 결성한 이후에도 ‘잘 될까’ 하는 시선이 없지 않았다. 지난 12일 창립 4주년을 맞은 한국농기계유통협동조합의 이야기다. 2016년 8월 12일 창립 때부터 조합을 이끌고 있는 서평원 이사장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유통조합이 품고 있는 큰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했다”고 지난 4년을 회상했다. 조합의 가장 큰 업적은 2018년 착수한 전국의 사후봉사시설의 전수 점검이라는 안팎의 평가가 있다.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 산재해 있는 3760개의 농기계 사후관리업소에 대한 조사·점검은 신생 조합이 해내기 쉽지 않은 과업이었다. 이에 대해 서 이사장은 “무엇보다 유통조합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전국의 사후봉사시설을 일일이 방문해 전수 점검을 해보니 이미 400개소는 유명무실한 상태였고 3300여개소로 정리가 된 사후봉사시설의 사후관리능력 평가·점검은 지금도 조합이 담당하고 있다. 창립 시 유통조합은 농기계산업 발전을 위해 생산과 유통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안정적으로 굴러가야 한다며 유통분야의 발전과 보호를 이끌 수 있는 조직을 천명한 바 있다. 이후 조합원 대상 농업기계화사업시책설명회 주관, 농업기계 수
시골에서 올라온 친구와 광화문 근처에 있었다. 교보빌딩 앞에서 잠시 서있는데 시골 친구가 건물 입구의 표지석 글자들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바위 세 개에 나뉘어 새겨진 글자들은 많은 이들에게 이미 익숙해져 표어처럼 굳어진 문장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시골 친구가 물었다. “참 좋은 말이다. 나도 책을 꾸준히 읽었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됐을까?” “이미 훌륭하잖아. 책 많이 읽는다고 좋은 사람이 된다?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더 사악해지는 경우를 한두 번 봤냐?” 서로 되물을 뿐이었다. 친구가 말했다. “그래도 책은 좋은 사람을 만드는 좋은 도구가 확실해. 어느 세상이든 잡초는 늘 있으니까.”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며 친구가 불쑥 말했다. “사람은 작물을 키우고 작물은 사람을 키운다. 이래도 말이 되겠다.” 헛, 그야말로 명언이다. 책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확률보다 작물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확률이 훨씬 높지 않을까. 적어도 내 친구를 보면 그렇다. 친구는 작물을 키우며 동식물의 생성과 소멸과 환생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고 공부한다. 친구를 만날 때마다 느낀다. 농부는 수도자다. 그들은 한권의 책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허태웅 신임 농촌진흥청장이 18일 오전 9시 본청 국제회의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29대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했다. 허 청장은 취임사에서 “코로나19와 긴 장마 등으로 농업·농촌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주곡의 자급을 달성한 녹색혁명, 사계절 신선농산물을 식탁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 백색혁명, 최근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스마트 농업혁신 등을 이끌면서 우리는 농업‧농촌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청장은 “농업 현장의 애로 해소를 위한 실용적인 기술 개발과 보급을 강화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여 농업이 미래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 농업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길어진 장마와 폭염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을 강화하겠다”며 “농업인과 환경을 중시하는 기술의 연구와 보급으로 농촌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업기술의 글로벌 협력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개도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먹거리를 공급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높일 수
서해 끝 백령도에서 일주일 간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지치지 않고 내리는 장맛비가 백령도의 추억을 소환했다. 원래는 1박2일 일정의 출장이었는데 날씨가 발을 묶어, 본의 아닌 나 홀로 휴가를 섬에서 보내게 된 과정부터 보고한다. 출장 전 백령도 이장님과 통화한 내용이다. “0월 0일 들어가서 다음날 돌아올 계획입니다.”“그렇게는 안될 거여. 그날 들어오면 열흘은 못 나간다 생각해.” “일기예보 확인했습니다. 큰 무리는 없을 듯하고, 저희 일정이 좀 급해서요.” “일기예보보다 내가 정확해. 하튼 알아서 하시게.”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저렇게 큰소릴 치시나. 동떨어진 섬에서 오래 사신 까닭에 과학의 발전을 여전히 하찮게 여기나 보다 싶었다. 나는 며칠 뒤 출장을 강행했고 사람보다 과학을 믿은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입도했을 때만 해도 멀쩡하던 날씨가 밤부터 심상찮게 바뀌더니 일주일 내내 비바람이 몰아쳤다. 역시 기상청보다 이장님이었다. 그때 이장님의 한마디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바다 날씨는 뭍과 달라.” 백령도에는 오래된 등대가 있었는데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가동이 중단된 지 오래된 이름만 등대인 등대처였다. 하긴 모든 배들이 G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