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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농업 핵심기술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겠습니다”

[특별 인터뷰]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

 

올해 1월 국립농업과학원장에 취임하신 후의 행보와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기후변화 심화와 러우 전쟁 지속 등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 불안정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가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지금 농업·농촌은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 많은 농업 선진국이 식량 수요 증가, 급격한 기후변화, 탄소중립과 친환경 대체에너지 필요성 등 농업 부문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혁신전략을 발표, 실행하고 있어요. 농업연구기관인 우리도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고 농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장 취임 이후 현장에서 농업인·농산업체 수요자를 만나 농업·농촌의 현안을 파악하고 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과학기술로 만드는 활기찬 농업·농촌,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횡적 협업을 통한 농업정책 현안 해결을 위한 임무 중심 정책 주도형 프로젝트인 ‘종횡무진 프로젝트’ 5개 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밭작물 스마트기계화 촉진’과 ‘가루 쌀 산업 활성화’, ‘사료작물 자급률 제고’, ‘국가 농작물 병해충 예찰·예측체계 개선’, ‘치유농업 확산 자원 융합모델 개발’ 등입니다. 

 

밭농업 기계화와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해법은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요.


농촌진흥청은 농업정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융복합협업 중심 프로젝트로서 ‘종횡무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장 맞춤형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 개발·보급은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우리 농과원에서는 농기계 성능향상과 함께 작물 부문 기관의 기계화 적합 밭작물 품종 선발 및 재배양식 설정 등 재배 기술의 융복합 협업을 통해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축된 밭작물 기계화 재배모델의 효과 분석 및 개선을 위해 주산지 중심으로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있어요.

 

올해는 마늘·양파에 적합한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을 개발합니다. 재배모델 확산을 위해 도원과 협력해 개발 기술의 현장 연·전시회를 개최하고 신기술 시범사업과 농식품부 주관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사업 추가지원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개발된 스마트 기계화 재배모델은 경제성 평가를 통해 관행 재배 작업 대비 투입 노동시간과 비용을 분석합니다. 농업인들이 재배모델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로봇을 이용한 농작업 자동화 기술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스마트농업에서 무인 생산작업을 위한 첨단기술인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첨단농기계 및 농업로봇을 통해 농작업 자동화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개발된 농기계와 로봇 기술을 접목해 무인화 및 사용자 편이 향상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가 주요 과제입니다. 자율주행 트랙터는 고정밀 위성항법시스템과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한 농기계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고 있어요. 카메라로 흙의 색깔과 질감 등을 파악해 경운된 곳과 경운되지 않은 곳의 경계를 검출해 제어할 수 있습니다.

 

트랙터, 관리기 등 기존 핸들형 농기계에 위성항법시스템과 전동 핸들 등을 추가 장착해 농작업 편이성을 제공하는 직진 자동 조향장치도 개발했습니다. 역시 고정밀 위성항법시스템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에 과수의 유무 및 현상 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로봇 방제기를 탑재해 무인 방제 기술을 구현하고 있어요. 현재 사과 과원 대상으로 로봇 실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으로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그린바이오 발전을 위한 기반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현장 애로사항 해결, 가축질병 예방용 그린 백신 개발 및 식물유래 바이오소재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전 주기적 데이터 연결로 개인 맞춤 건강관리 식품 솔루션 연구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린바이오 산업 성장을 위한 농산물 효능의 과학적 규명과 소재화를 통해 생애주기별 기능성 소재화(유·청소년-배암차즈기, 중장년-삼채, 노년-도라지 등) 등이 있습니다.

 

농산물 소재의 효능과 기능성분 DB 확대 구축과 정보 연계·개방·공유가 추진됩니다. 농식품 부산물 업사이클링 기반 기술개발은 과일 착즙박, 못난이 농산물 등 다양한 원료를 화장품, 반려동물 사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토록 합니다.

 

국산 농산물 원료 활용 대체식품 원료 선발 및 소재화 특성 DB 구축도 진행되고 있어요. 수입 대체 및 종균 주권 확보를 위한 토착 미생물 발굴 및 사업화 역시 중요합니다. 올해까지 초산균, 곰팡이, 효모, 유산균 등에서 175주의 생물자원이 등록될 예정입니다. 개발된 발효 미생물의 사업화 지원 노력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이행 방안으로 안전한 비료의 사용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안전한 사용을 위한 기준 개선 및 기술 보급은 어떻에 이뤄지고 있는지요.


농업인이 무기질비료 적정량을 사용하도록 흙토람 웹사이트를 통해 작물별 비료 사용 처방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료 사용 처방은 전국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난해까지 227 작물에 처방 서비스 73만9000건을 진행했습니다. 비료 사용량 설정 작물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 9개 도 농업기술원과 협력해 공동연구(2021~2025년)를 수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비료 사용 기준 설정 작물을 246종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비료 적정량 사용을 위해 농업인 토양 검정 활성화, 교육 및 시스템 개선이 추진됩니다.

 

농업인의 비료 사용기준 준수에 대한 점검을 위해 공익직불제 수급 농가를 대상으로 이행점검을 하고, 부적합 농가에 대한 교육을 시행합니다. 또한 농가에서 필요한 만큼의 비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농협 비료 판매 시스템에 작물별 비료 사용량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농업농촌공익직불제 비료 사용기준 준수 이행점검 기준에 관한 규정 등 공익직불제 비료 사용기준 지침 개정안도 준비하고 있어요.

 

친환경 농업 확산을 위한 유기농자재 및 작물별 기술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제5차 친환경 육성계획(2021~2025년)의 중간점이 되는 올해에는 그간 주춤했던 친환경농업 확산을 위해 유기농업 연구 및 작물별 기술개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과원은 자연 순환형 저투입 유기 농경지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 실증으로 검증하는 등 기술의 개발부터 환류까지 종합하는 연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을 확산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보전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유기농자재 및 작물별 유기농 종합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어요. 우선 주정박 등 신규 비료 원료 등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자재는 유기농 인증 확대를 위한 유기농 기반 기술 연구 및 현장 보급에 주력합니다. 해충방제용 유기농업자재 국산화를 위해 고삼, 방아풀 등 4종 대량생산과 효과검정을 통해 국산화와 현장 확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업자재를 활용한 배추과 뿌리혹병 방제기술을 도원·민간과 협업해 개발합니다. 플라즈마 처리 왕겨훈탄 등을 활용한 배추뿌리혹병 방제 및 탄소저장 효과를 검정하고 있습니다. 소면적 유기농작물 종합관리기술 개발 및 현장 실증도 추진되고 있어요. 블루베리 등 9작물에 대해 8개 도원 협업으로 요소기술 실태조사와 관리기술 현장실증, 경영성과 분석 및 매뉴얼이 발간될 예정입니다. 

 

 

과수화상병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도출된 성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과수화상병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은 사과·배의 발아, 개화, 낙화 등 생육단계와 온도, 강우 등 기상정보를 이용해 개화기 중 꽃에 병원균이 감염되는 시기를 예측, 방제 적기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기상청의 예보 자료를 활용한 예방적 방제 적기의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오늘 예보 값은 90.0%, 내일 예보 값은 85.2%의 정확도로 방제 적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1년 선문대학교, 에피넷과 함께 미국의 ‘메리블라이트(Maryblyt)’ 예측 모형을 우리 현실에 맞게 개선해 과수화상병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2022년 36개 시군 382개 지점 운영 결과, 방제 적기 정보를 사과 4만6882개 농가, 배 1만5267개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별 2회씩 제공했습니다. 방제 적기 정보와 연계, 약제 방제체계를 개선한 결과 기존 방제 효과 76.5%에서 92.7%로 증가했습니다.

 

한편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과수화상병에 효과적인 박테리오파지 6종을 선발했습니다. 또 현재 등록된 미생물제와 비슷한 효과를 가지는 신규 미생물 2종도 현장 실증 시험을 거쳐 2024년 제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업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농업 생명공학 선진화 기반 구축 및 원천기술 확보 노력도 지속되고 있는데 어떤 성과가 있습니까?


농업 빅데이터 활용 농생명정보센터 운영과 수퍼컴퓨터 인프라 확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향상을 위해 기상청으로부터 슈퍼컴퓨터 3호기 일부(1/9 수준)를 2018년 12월 최초 도입해 활용중입니다. 농업 빅데이터 분석 수요에 실시간 대응을 위해 슈퍼컴퓨팅 센터를 신축중(2021.10~2023.8, 148억원)이며 시스템 안정화를 거쳐 올해 11월부터 대국민 공동활용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농업계 및 생명보건 분야 최초 생명보건 슈퍼컴 전문센터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표현체 분석기술의 확대 협업 추진과 현장 실용화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콩나물(식량원), 딸기·사과·배(원예원), 밀크시슬(농과원) 등 4기관 12형질을 지원했으며 디지털표현체연구회, 기술 확산 맞춤형 워크숍 등을 통해 실용화 확산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영상 기반 표현체 빅데이터 처리 및 분석 분야 기술력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국가참조표준데이터센터로 지정됐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 활용, 산업 및 육종 소재 개발 연구 추진도 눈에 띕니다. 


가루쌀 산업 장애 요소인 벼 품종별 수발아 선별 가능 마커를 선발했습니다. 벼 키다리병, 흰잎마름병 등 저항성 유전자 발굴 및 품종을 개발해 활용 단계에 있습니다. 유전자 편집기술 활용 가뭄, 병, 고온 등 저항성 작물별 유전자 기능 분석도 중요해요. 벼 전사인자(315), 병 저항성(3), 건조(43), 옥수수 가뭄(4), 제초제(3), 배추 가뭄(4) 등 농생명 분야 산업재산권 확보로 국가 간 생명자원 분쟁을 사전 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강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에 대비하는 대응 기술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제기준(IPCC) 부합, 신규 감축 기술개발 및 신규 흡수원 발굴이 필요하지요. 농업환경을 반영한 국가 고유 배출 및 보정계수 개발과 등록을 올해까지 32종 완수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물관리 방법을 통한 메탄 저감 기술개발도 진행하고 있어요. 중간 물떼기 기간을 2주에서 3주로 연장하고 중간 물떼기와 걸러대기를 도입해 메탄 감축량을 2021년 10만톤 CO₂-eq에서 2025년 25만톤CO₂-eq, 2030년 이후 54만톤CO₂-eq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토양 내 아산화질소 저감과 적정 양분(질소) 관리 기술 연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규 토양 탄소 흡수원이 되는 바이오차 활용 감축 사업으로 2030년 탄소저장량 5만8000톤CO₂-eq, 2040년 6만2000톤CO₂-eq, 2050년 6만5000톤CO₂-eq로 확대해 나갑니다. 


또한 농장 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 적용지역 현장 실증을 확대합니다. 농장 단위의 상세 기상정보와 작물의 생육에 맞는 재해 예측정보를 관리대책 등과 함께 인터넷(https://agmet.kr)과 모바일로 미리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2025년까지  전국 155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농업연구기관의 리더로서 직원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 원 직원들이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해 ‘넓고 깊게’ 숙지하고, 일할 때는 ‘열정’을, 계획을 세우거나 평가할 때는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현장에 적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의 ‘디테일’까지 챙기며 기술개발을 추진하길 바라고 또 그렇게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보급으로 농업인과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농과원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