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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별인터뷰] 디지털농업, 우리시대 삼농(三農)의 길 찾는다

편리함·경쟁력·존중 확보…청년 찾아오는 농업으로 혁신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산업 안팎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농업의 현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가 농업기술 연구개발과 보급에 책무를 지고 있는 농촌진흥청도 시대에 맞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소통의 능력이다. 1986년 농촌진흥청에 입사해 올해 2월 차장에 취임한 김두호 차장은 기관 내에서는 물론 농산업 현장과 정책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본지 창간5주년 특별인터뷰로 김두호 차장을 만나 첨단화, 자동화, 디지털화로 격변하고 있는 농업기술연구의 현주소를 물었다.  

 

최근 디지털농업이 농업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의 활용이 우리 농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요?
디지털농업은 한 마디로 시대의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행농업에서도 사계절이 뚜렷하고 넓은 평야보다 산이 많은 우리의 혹독한 자연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이 필요했어요. 지금은 농가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 등을 넘어서기 위한 첨단기술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디지털농업은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디지털화해 농업의 편리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고효율 스마트 정밀농업을 할 수 있으므로 청년 농업인·신규 농업인도 진입이 쉬워지겠지요. 한편 기존 농업과의 접목도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아날로그 농업의 장점과 데이터·AI 기반의 정밀 의사결정 지원이 이뤄지는 첨단 디지털농업의 특성이 융복합된 디지로그 농업으로 혁신할 것입니다. 200여년 전 정약용이라는 걸출한 과학자를 통해 농업의 과학기술 활용을 도모했던 정조대왕이 설파했던 편리한 농업(便農), 돈되는 농업(厚農), 대접받는 농업(上農) 즉 삼농이 디지털농업을 통해 구현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표현으로 농업인이 화이트칼라가 되는 시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존 농사의 불편함이 해소되고 자동화시스템 아래 센서를 통해 농작업을 지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겁니다.


특히 노지재배의 디지털화를 위해 다양한 정밀농업기술 개발이 과제입니다. 핵심적으로 필요한 기술은 무엇입니까?
우리 농촌진흥청은 시설의 스마트농업은 물론 노지에서의 디지털농업 확산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노지 농업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인공지능으로 유망작목, 정밀재배기술, 농산물 출하시기 등을 제시해 편리함과 생산성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빅데이터의 확대입니다. 확보된 빅데이터를 이용해 종자파종 때부터 양분·물관리가 시작되고 원격탐사·센싱·자율주행 등의 기술을 이용한 노동력 절감, 병해충 자동 진단기술, 자동 관수·관비 시스템이 접목됩니다. 디지털 농업의 혜택이 다수의 농업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모델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탑재해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이 궁금합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는 농업에 대해 “부족하면 외부에서 사다먹으면 된다”는 경제논리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후 베트남(쌀), 러시아(밀) 등 30여개국이 수출 제한에 나섰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물류의 어려움, 노동인력 이동제한의 문제를 겪었고 농업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여기에 농업·농촌의 고령화, 인구감소, 농경지 감소, 기후변화 등으로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45.8%에 그치고 있어요.


미래의 안정적인 식량자급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농업기술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수량성과 병저항성을 높이는 종자개량과 관수·관비, 병해충 관리 등을 자동화 진단을 통해 관리하는 디지털농업으로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요.


현재 자급률이 0.7%에 불과한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해 품종보급 생산단지를 확대하고 고품질·기능성 품종 개발·보급과 품질관리 기술을 개발해 생산과 소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자급기반이 되어 있는 벼는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의 여건을 고려해 재배 안정성 향상, 디지털 정밀재배와 품질향상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방화시대에 국내외 농산물의 가격차이를 극복하고 농업인의 소득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는 국가 농업정책이 공존해야 할 것입니다.


농업에서도 한국판 뉴딜, 그린뉴딜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농업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등이 중요한데 농촌진흥청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한 ‘2050 Net-Zero 선언’ 등 탄소중립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농업에서도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농축산부문 온실가스 배출원별 감축수단 개발 및 개발기술의 현장 실용화 확대가 시급합니다.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전체 7억2800만톤 중 2100만톤으로 2.9%를 차지하고 있어 적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확대될 수 있는 요인이 많아요. 농산물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와 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함께 농기계·난방기 사용과 수확·저장·물류·이동중 발생하는 탄소 발생까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에 저탄소농업기술 개발과 현장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벼 재배에서는 물관리 등 감축기술 실천과 복합감축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비료사용을 현 10a기준 9kg에서 7kg으로 줄이고 논물 얕게대기 등을 현장적용하고 있습니다. 축산에서는 가축 장내발효 저감, 가축분뇨 자원화 등을 통해 탄소 감축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 청에서는 해조류 등을 이용해 메탄이 적게 나오는 사료를 개발하고 있고 가축분뇨 펠릿화로 퇴비용과 연료용으로 활용해 자원화를 확대하는 기술개발도 해오고 있어요. 또한 비료사용을 줄일 수 있는 벼 그린라이스 개발에 예산을 확보해 탄소중립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현상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신농업기후변화대응체계 구축사업을 통해 농업기후변화의 예측, 적응, 대응, 완화 등 4대 분야의 체계적인 R&D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산업 현장에서 수요자 중심의 현안 해결 기술 개발과 확산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현장의 애로를 연구와 매칭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일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늘 부족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자’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현장의 기술수요를 접수해 이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상시적으로 ATIS(농촌진흥사업 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해 기술수요를 접수받고 있고 매년 정기 집중기술수요 기간(10월~12월)도 정해두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요를 발굴하고 있지만 부족하다 느껴지는 것은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이유도 있어요. 그래서 아예 현장의 과제만 발굴하는 ‘현장수요발굴단’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선도·청년농가(지역농업 수요), 대학(도전형 수요), 농산업체(업체 현장수요) 등 유형별로 현장수요발굴단을 운영해 현안해결 기술개발 수요를 발굴하고 과제추진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현장 중심의 리빙랩(living Lab) 과제도 수요자 중심 기술 개발의 적합한 모델이 되고 있어요. 일례로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논산 대과형 딸기(킹스베리)의 수출 애로 해결을 위해 GAP 인증과 위생관리, 딸기에 상처가 나지 않게 하는 포장재, 재배시 클로렐라 미생물의 활용 등 모든 것을 수요자와 함께 연구 개발했습니다. 만일 기존 방식대로 클로레라 미생물 활용 한 가지에만 매달렸다면 수출확대의 효과도 미미했을 텐데 패키지형 기술개발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리빙랩 과제도 계속해서 발굴한다면 현안 해결 기술 개발과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렵사리 개발된 기술 보급의 확대도 중요할 텐데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개발된 기술이 쉽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으로 기술보급 체계를 일원화하고 민간과의 협력의 기틀을 강화해야지요.


올해 한 가지 변화가 있다면 그동안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보급하던 품종과 특허 기술을 올해부터 우리청 기술보급과로 보급·관리를 일원화해 농업인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재배작목에 관한 영농기술. 정보, 품종, 특허기술 등의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민간과의 협력사업을 신설해 청과 민간의 첨단기술을 융·복합하고 컨설팅·시제품 등을 지원합니다. 일례를 들면, 경북 안동 과수농가가 개발한 제초로봇에 대해 우리청이 기술보완과 특허출원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중앙-지방간 기술협약을 통해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고 지역 특화작목도 육성할 계획입니다. 고창 복분자 무병묘 생산과 식초가공. 해남의 아열대 소득 작물 발굴 및 재배단지 규모화가 올해 기술보급 블렌딩 협력모델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기술 보급 확대 방법은 기술개발이 처음부터 성과확산을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농약등록 신청에 따른 보완자료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농약등록 신청회사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원활한 농약등록을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농약은 농작물에 발생하는 병해충을 방제하여 국민들에게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재이나, 독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된 농약만 등록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청에서는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농약이 농업현장에서 빨리 사용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등록을 추진하고 있으며, 등록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 매년 농약업계와 간담회나 교육을 통하여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도개선에 따른 등록신청 서류의 보완요구가 발생되지 않도록 농약등록기준과 시험방법 등은 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한 등록신청된 농약에 대하여 중간평가결과를 업계에 제공하여 등록평가 기간 내에 자료를 보완하도록 행정적인 절차를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농약평가 및 등록과정 중에서 농약업계와의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보완요구가 증가된 것으로 판단되므로, 농약등록과정 중에 업계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영상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해 업계와 소통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농약등록 신청자료 평가기관인 농과원과도 협의하여 평가과정 중에 발생하는 보완사항에 대해서는 조기에 업계에 요청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 마련하려 합니다. 우리 청은 지속적으로 산업계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상호 협조와 만남을 추진함으로써 농업현장과 농업인을 위한 봉사에 매진할 것입니다.


PLS 소면적 작물 직권등록시험이 올해 연말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권등록시험을 진행하지 못한 대상작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 추진계획 및 예산확보 방안 등은 어찌 되는지요?
2019년 1월부터 농약허용기준강화(PLS) 제도가 모든 농산물로 전면 시행됨에 따라 소면적 작물용 농약 직권등록 확대 등을 통하여 농업현장의 애로를 해소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8년 이후 84작물에 1만4983개 농약을 추가 등록했으며 등록농약 수(누적)는 2017년 12월 기준 167작물,1만6349건에서 2021년 4월 기준 251작물, 3만1332건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올해도 잠정등록 농약의 정식등록 전환 등 2835개 농약 등록을 목표로 직권등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21년 사업목표: (직권시험) 4,050농약 → (등록목표) 2,835농약(70% 이상, 시험규모: 약효·약해 400항목, 작물잔류 1300항목, 그룹약해 3857농약 등)


앞으로도 농업인들께서 농사를 짓는데 문제가 되는 병해충 방제에 필요한 농약을 지속적으로 등록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올해 이후에도 등록농약이 부족하여 현장수요는 있었지만 직권시험에 반영되지 못한 농약을 중심으로 직권시험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잠정등록이 완료되는 2022년부터는 돌발병해충 등 긴급방제가 필요한 농작물과 병해충에 대하여는 긴급등록(농약관리법 제14조제6항)을 추진해 농업인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농업현장에는 기후 변화, 국민 식습관 변화 등에 따라 새로운 작물이 도입되거나, 기존 작물에 새로운 병해충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이를 위한 내년 예산도 윤곽이 잡혀있는 상황입니다.


창간5주년을 맞이한 영농자재신문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영농자재신문의 창간 5주년을 농촌진흥가족들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고자 새롭게 도전하는 혁신적인 디지털농업과 기존의 아날로그 농업이 잘 융합된 디지로그 농업으로 성장하여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의 지속적 발전을 이루어 가는데 영농자재신문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또한 기존 영농자재와 함께 앞으로 많이 활용하게 될 드론, 로봇, 무인자율주행농기계, 각종 측정센서 등에도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