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윤리관이나 도덕적 절도가 결여돼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행위는 도덕적 해이, 소위 모랄 해저드(moral hazard)로 비판 받기 십상이다. 또한 일상 상행위 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의를 저버리는 행위는 상도의(商道義) 부재로 지탄받으며 보통의 느낌인 상식적 행위를 요구받게 된다. 비유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 최근 작물보호제 산업계에 수위가 훨씬 높고 강도가 센 등록 농약 자료의 불법적 유용에 관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충격과 함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지속돼 온 특정 제조회사의 배임 관련 소송행위에서 관련자들의 위법 불법행위가 인정되어 지난 6월 당사자들이 수년간의 징역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이것뿐이겠느냐는 산업계 전반에 대한 의구심, 일벌백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다양한 산업계 내 시각과 주장, 지적이 공존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사 직원 관리 미흡을 들어 일부 책임을 나눌 수 있다는 원론적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안의 중대성은 물론 업무 편의와 효율성, 직원에 대한 신뢰성 문제와 결부되면서 전혀 힘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영농자재 특히 비료의 포장단위를 현행보다 소형으로 슬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현행 일괄 20kg으로 포장, 판매되고 있는 비료 1포의 무게가 고령농업인의 노동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어 10kg 내지는 15kg으로 줄여 생산함으로써 일선 고령 농업인의 농작업 부담을 경감시켜 주어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18년에 고령인구 비율 14.3%로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했고, 오는 2026년이면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기는 초고령사회(post-aged society)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농가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추세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현실이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농가 수는 전년보다 2.3% 줄어 99만 9000가구로 나타났다. 농가 수가 100만 가구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농가 인구 역시 208만 9000명으로 전년대비 3.5%가 줄었다.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와 전업(轉業) 등이 주요인으로 분석되지만, 농가인구 200만 시대 붕괴 또한 초읽기에 돌입했다. 농업인 고령화의 문제는 작금의 문제가 아
지난해 5월 대한골프협회(KGA)가 발표한 ‘2021 한국골프지표(Korea Golf Index)에 따르면, 2021년 현재 국내 골프 인구는 31.5%인 1176만명으로 조사됐다. 이전 조사인 2017년보다 16.4% 증가한 수치다. 이중 ‘지속 골프 활동인구(23.2%)’는 865만명이고 ‘신규 골프 활동인구(8.3%)’는 311만 명이다. 20세 이상 인구 10명 중 3명 정도가 골프 활동 인구로 추정됐고, 신규 활동인구 중 남성(65.2%)이 여성(34.8%)보다 많았다. 골프 활동인구가 이용한 장소(복수 응답)의 순위는 의외다. 대부분 진녹빛의 필드를 상상하지만 ‘실내 스크린(65.4%)’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실내 골프연습장(48.1%)’, ‘골프장(41.1%)’, ‘실외 골프연습장(34.7%)’ 순이다. 이는 지난 2017년 ‘실내 스크린(70.2%)’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결과와 다르지 않다. 그만큼 실내 골프연습장이 많이 증가했다는 반증이다. 골프 활동의 주된 목적은 ‘친분을 위하여(60.3%)’ 골프 활동을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취미활동을 위해(57.9%)’, ‘스트레스 해소(39.6%)’,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 본격 영농철 만화방초가 일렁이고 백화(百花)가 활짝 피어 눈부시게 흐드러져 영농 의욕을 소실케 하는 즈음이다. 며칠 전 일상의 운동을 마친 후 습관처럼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놀랐다. 관계가 꽤나 오래되긴 했지만 평소 소소한 일상을 나누지 않은 지인으로부터 수 통의 부재 전화가 표시돼 있다. 다급한 듯 SNS에도 몇 차례 메시지를 적어 두었다. 내용인즉, 660㎡ 규모의 하우스에 취나물을 재배하고 계시는 고향의 노모께서 작물보호제 비선택성 제초제(하이로드)를 영양제로 오인, 배부식 분무기를 이용해 살포했는데 되살릴 방법이 없느냐 물어온 것이다. 난감했다. 혹여라도 미련을 갖지 않도록 단호한 답변으로 갈음했지만 안타까움과 끝은 영 개운치 않았다. 예전에 비해 오용(誤用)으로 인한 약해 사례가 현저히 줄긴 했지만 일선 소농 현장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물론 오지나 고령농에 이르기까지 안전사용교육의 손길이 미치기 쉽지 않은 한계는 경험상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실시한 농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특별히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여 이례적으로 부적합 된 사례가 많은 작물보호제 품목(터부
농협이 처음으로 계통농약 ‘매출 1조원 시대’를 예고(본보 178호, 2024.2.16.)한 가운데 그 실현 가능성과 적정성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계통농약 매출 ‘1조 1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농협조직의 계통 이용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농약 전체시장의 65%를 계통농약으로 채운다는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눈에 띄는 방식은 원예용 농약의 계통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국내 농약시장(1조 7500억원)의 37%를 차지하는 시판용 원예농약(6470억원)을 계통농약으로 흡수, 농협 전체 계통공급액을 지난해 9706억원(55%)에서 올해는 1조 1400억원(65%)으로, 2025년은 1조 3000억원(75%)으로, 2026년에는 무려 1조 4000억원(85%)으로 해마다 10%씩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농협주도 농약시장으로의 개편’을 완성하겠다는 빅 픽처다. 물론 이 같은 2026년까지의 3단계 구상이 쉬이(easily) 실현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여건상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 보편적 시각인 것 같다. 일선 시판상 입장에서 보면 악몽과도 같은 흑빛 미래 구상으로 여겨질 것이
진짜 물건과 비슷하게 만든 물품은 유사품(類似品)이라 부른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는 사이비(似而非)라 부른다. 고급 브랜드의 상품을 모방하여 만든 가짜 상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은 짝퉁이다. 모조품은 이미테이션(imitation)이라 부르고, 오리지널(original)의 비표준어는 가리지날이다. 이처럼 쓰임새와 의미는 다르지만, 원조(元祖)와 오리지널의 효능과 모습을 흉내 내려는 시도와 모습은 다양하고 눈물겹다. 때로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자태로 위용을 뽐내기도 하지만 영향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으로 가격경쟁력이나 희소성 완화, 대체재로서의 지위 등 긍정적 요소가 없지 않다는 측면에서 이면(異面)의 긍정적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농식품과 연계된 농자재 안전성 분야에서의 이들의 등장은 합·불법 문제와 함께 또다른 차원의 문제가 대두된다. 먹거리 생산과 직접 결부되기 때문이다. 밀수 농약 이야기다. 그간 수면 위로 부각 되지 않아 불식되는 듯 기억 저편에 머물러 있었던 보따리상 등을 통한 밀수 농약 사용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농약은 정상 등록 농약 이외의 약제를, 방제목
잠시나마 ‘술은 문화적 미각으로 마시고 감성으로 취하는 영혼의 음식’이라는 심오한 철학(?)이 위기를 맞고 ‘더우면 치맥’ ‘비오면 막걸리에 파전’ 같은 주류계 불문율이 위협받기도 했다. 아스파탐 막걸리 논란이 일군 해프닝이다. 일견 공감이 없지 않으면서도 독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얼마나 충동적이고 비과학적인 가에 대한 단상을 보는 듯했다. 물론 자신이 일상 먹고 마시는 식음료에 민감하고 안전성에 과할 만큼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탓할 수도 없다. 더욱이 발암가능 물질이 혼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더욱 우려하고 경계해야 할 것임은 불문가지다. 수 많은 언론들 역시 앞다퉈 보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과 경계는 유통시장의 판을 흔들 만큼 위세를 더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군)로 지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한때나마 막걸리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실제 발생한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막걸리에 발암가능성이 있다는 ‘아스파탐’ 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보도한 이후다. 아스파탐의 열량은 1g당 4㎉로서 설탕과 동일하지만, 이에 비해 단맛은 설탕의 200분의 1만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
전성시대인가? 일시적 호황인가? 농업의 약제인 농약 이야기다. 과연 농약에 전성기가 있었을까? 앞으로 있을까? 있었다면 ‘갑의 시절’이었다는 1980년대일까? 아니면 역대 최고 매출액을 달성한 현재일까? 기자는 얼마 전 본보 164호 테마기획 코너를 통해, 그간의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실제 농약 사용량의 증가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과거 농약에 대한 선입견과 막연한 불안감이 여전하고 또한 정부의 감(減)농약 정책추진이나 친환경농법에 대한 맹목적 우호적 분위기, 농약사용에 대한 농업인 의식 개선, 최근의 저약량 고효율 약제 보급 추세 등을 요인으로 지목하며 돌발 병해충 발생 등 변수를 상정하지 않는다면이란 조건도 부여했다. 그러고는 지난해인 2022년 유의미한 출하량의 성장은 물론 최고 매출액 성장률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놀라운 반전이며 농약의 역할 ·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반증이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농약시장을 호황이나 불황으로 보는 시각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농약소비 기준이 당사자의 의지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다. 또한 기형식물인 농작물을 재배해야 하는 농업행위에 있어 농약은 필요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내내 잿빛이었던 삼라만상이 형형색색 꽃 빛을 이루더니 어느새 녹음방초(綠陰芳草)가 우거져 천지는 금세 녹 빛으로 바뀌었다. 가을철 황금 들녘을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다. 본격 농번기를 맞은 일선 농업인들의 손길도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일 것이다. ‘봄날의 하루가 일 년 농사를 결정한다’는 속담이 말하듯 봄철 농사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풍년을 기원해 본다. 기자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산업계에 몸담고 지낼 즈음, 언론이나 농업인들로부터 빼놓지 않고 받은 단골 질문 중 하나가 ‘농약값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세간의 평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해명하라는 요구다. 물론 안전성 강화 등으로 여타 자재에 비해 개발비가 보통 적지 않게 소요되는 자재이다 보니 신제품의 단가가 낮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약 시장의 매출 신장 역시 오래된 약제보다는 신제품 가격에 기인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전혀 터무니없는 추측도 요구도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평균적 의미에서 호당 자재별 농업경영비 가운데 과연 농약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간의 인식만큼 높은 것인지를 알아보자. 오해를 불식시킴은 물론 정보로서의 가치 또한 적지 않을 것 같다. 농업경영비 중 ‘농약 비율’ 높
소나무재선충 방제방식을 둘러싼 모 인터넷 언론매체 및 지역 시민단체와 산림청 간 첨예한 입장 차이가 점입가경이다. 즉,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사용하는 항공방제와 나무주사의 위해성을 이슈로 확연한 시각차를 넘어 ‘너 죽고 나 살자’식의 감정이 내포된 대립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양상이다. 해당 매체는 지난 3월 29일자 보도를 통해 지역 시민단체 자료를 인용, “온 국민 농약흡입 방치… 산림청이 은폐한 소나무 주사의 실체” 라는 제하(題下)로 여러 문제를 적시하고 산림청이 재선충을 핑계로 숲이 파괴되는 것을 방치해 왔다고 힐난했다. 4월 28일자에서는 “전국에 농약 묻은 송홧가루 날린다…국민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제하를 통해 산림청의 잘못된 소나무 농약 주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필자는 보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 문제에 대한 산림청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무겁고 먼 발걸음을 재촉했다. 공익을 위하는 정당하고 타당한 자신들의 정책이 타격을 입고 좌초될 위기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는 만큼, 당연히 거친 해명과 넘치는 설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허나 기자의 바람은 힘겹게 만난 담당자의 어이없는 답변에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본보 4월 16일자(159호)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 PLS) 시행 어떠한가?’를 통해 시행 5년차를 맞은 PLS의 전반적인 진행상황과 일부이긴 하지만 관계기관과 단체, 일선 시판상 및 농업인들의 입장을 알아봤다. 시행초기 우려됐던 등록농약 부족이나 비의도적 오염 우려, 저장농산물 적용시기 문제 등은 정부와 판매상, 농업인 등 참여주체별로 보완대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 농업현장에서의 사용 불편이 해소됨으로써 당초 우려와 걱정으로 시행되었던 PLS 제도가 큰 혼란 없이 현장에 잘 정착되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고 전한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선 시판상이나 농업인들이 느끼는 판매 또는 사용상 불편이나 불만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PLS의 대의와 명분을 위협할만한 수준이 아닌데다 그들의 목소리를 집대성 하지 못했을 뿐이다. 작지만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는 소중한 외침들이다. 진행 양태를 좀 더 주의 깊게 지켜볼 대목이다. 금번 본 지면을 통해 점검해 볼 부문은 초기 우려 중 하나인 ‘등록농약 부족에 따른 부적합 농산물 양산 가능성’분야다. PLS제도의 전면시행에 따라 정부가 지난 2018년 8월 관계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들 100세 시대라 말한다. 실제 당연히 100세까지 살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며 위안을 얻기도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지난 2015년 초에 태어난 아기의 얼굴을 표지사진으로 싣고는 이 아기가 142세까지 살지도 모른다는 글을 덧붙였다. 모를 일이다. 다만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점점 더 늙어 갈 뿐 100세 시대는 요원해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연령별 생존확률 자료에 따르면 100세는 고사하고 그저 80세까지만 사는 것도 대단한 행운이 아닌가 싶을 만큼 세간의 인식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2년 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는 5180만명(남자 2586만 명, 여자 2594만 명)이고 세대 수는 2183만 세대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1298만 명으로 25.0%를, 서울이 981만 명으로 19.0%를, 부산이 346만 명으로 6.7%를, 경남 338만 명으로 6.5%를, 인천이 295만 명으로 5.7%를 차지하고 있어 수도권에서만 2574만 명으로 49.7%가 집중되어 있어 전체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나는 곳, 새 길을 개척하며 헌 길을 버리게 하는 것, 사람을 회복시키는 것, 바로 여행(旅行)이다. 지난 3월 1일. 그리도 타고 싶지 않은 비행기를 향한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까닭은 모르겠지만, 기류변화가 주는 흔들림이 죽도록 싫다. 허나 거부가 능사일리 만무였기에 큰 내색 없이 설렌 척 칠흑 같은 어둠속을 헤치며 인천국제공항을 재촉했다. 몇 해 전부터 방문을 요청받은 아내의 죽마고우 친구가 머문 5박 6일간의 필리핀 방문을 위해서였다. 새벽 5시, 이곳저곳서 모인 7명의 지우들과 조우한 일행은 언뜻 탑승구를 향해 늘어선 인파를 보고선 그만 아연(啞然)하고 말았다. 수 년 만에 나선 여행길에 비해, 공항은 떠나고자 하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기본 체크인과 수하물 송부, 입장 길 티켓 재확인, 소유물 검색 및 신검 등의 4단계 관문을 지나는데만 두어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반면 마닐라를 향한 4시간의 비행 소요시간은 짬 수면과 기내식, 짧은 영상 시청 등으로 소진하기에 충분했다. 솜털처럼 뽀얀 구름 위를 날아 마닐라 공항이 가까워질 즈음, 저만치 내려다보이는 필리핀 특유의 가옥들 사이로 보이는 푸르른 논과 밭이 정겹다. 쾌청
지난달 31일 작물보호제 분야에서의 오랜 근무 경험 덕분에 근교 채소재배농업인 60여명을 만날 기회를 갖게 됐다. 전직(前職)이라며 고사했지만, 그간의 적지 않은 강의 이력을 내세운 의뢰여서 수용하기로 했다. 농업 및 먹거리 여건이나 안전성, 올바른 사용방법 등 과학적 인식제고와 안전사용을 통한 우수농산물 생산에 중점을 둔 교육에 향학열이 더해져 열기는 한껏 고조되어 갔고 영농경험이 풍부한 수강농업인 각자의 호기심과 궁금증은 불만으로 포장되어 열정으로 표출됐다. 강도와 횟수 역시 전과는 달리 강하고 많았다. 특정 ㄷ사의 살균제인 ㅂ수화제 포장지에 표기된 생장조정 효과에 대한 이해불가를 문제 삼아 해명을 요구했고, ㄱ사의 생장조정제인 ㄷ액상수화제의 살포 후 시들음 증상이 약효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증상인지 아니면 단순 약해인지 여부를 물었다. PLS(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의 잔류허용기준(MRL) 미설정 품목에 대한 0.01ppm 일괄 적용에 대한 비현실적 문제를 제기했고, 정량 살포시의 약효 저하로 인한 시험의 문제점은 없는지, 오래된 저항성 약제들의 판매 금지 요구 등에 대한 나름의 사정을 들어 궁금증을 해소하려 했다. 표현이 다소 거칠고 콘텐츠에
기운이나 세력 등이 가장 왕성한 시대를 흔히 전성시대(全盛時代)라 일컫는다. 일상이다시피 한 현재 국내 유튜브(YouTube) 시장이 그렇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덕분에 눈 뜨면서부터 잠들기까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유튜브를 보며 지낸다. 정치 경제 문화… K-POP가수, 연예기획사, 방송사, 음원 유통, 토이, 웹 예능, ASMR, 한의약, 요리, 음식, 키즈, 먹방 등등. 당연히 농업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시청자들은 각자의 취향과 정서적 허기에 따라 나름의 포만감을 기대하며 범람하는 나만의 유튜브 찾기에 전전긍긍이다. 유튜브에 따라 천차만별인 구독자 수는 스킵 가·불가한 인스트림 광고나 피드내 비디오 광고, 범퍼 광고, 아웃스트림 광고와 마스터헤드 광고 등을 통해 해당 유튜버에게 천양지차의 엄청난 수입을 안긴다. 이렇다 보니 지금은 사용자가 직접 업로드해서 볼 수 있는 작은 동영상시장이 세계 최대 비디오 공유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한 것이다. YouTube, 세계 최대 비디오 공유 플랫폼으로 최근 무료함을 허비하기 위해 이런저런 유튜브를 둘러보던 중 자극적 제목을 앞세운 충격적인 영상을 접하고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