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늦추라. 너무 빨리 춤추지 말라. 시간은 짧고, 음악은 머지않아 끝날 테니.” 데이비드 L 웨더포드의 시 가운데 한 구절이다. 범지구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갑자기 모든 것의 이동이 느려지고, 적어지고, 규제의 대상들이 늘어났다. 세계 모든 사람과 물자들의 이동이 어렵게 되었다. 일부 도시와 국가의 록 다운도 경험했다. 초고속으로 흐르는 시대에 살던 모든 것들이 짐짓 멈춘 듯 다가오고 있다. 우울증에 의혹증, 불신과 불만이 누증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엄중하고 지난한 시절이다. 이 사태가 언제쯤 가게 되면 진정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니 또 다른 지구적인 재난이 오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도 없다. 암울하게 2021년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고 있다. 초고속 스마트 시대에 왠 뚱딴지 같은 ‘느림’을 이야기할까 의아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어서 빨리 이 재난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데에 부정적 의견을 낼 의도는 없다. 다만 데이비드의 시를 되뇌이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의 여유가 주어졌다”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울렁거림을 조금이라도 진정해 본다고 손해 볼 것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생계에 대한 압박이 적지 않아
신축년 희망의 새해 아침, 영농자재신문 애독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 올립니다. 새해를 맞아 농업인·농산업인 여러분 모두에게 만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에 참으로 어렵고 힘든 2020년 한해를 보냈습니다. 무너진 일상과 얼어붙은 경제 상황에 불안과 우울이 계속된 나날이었습니다. 고통을 감내하시며 꿋꿋이 버텨주신 농업인·농산업인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 모두의 땀과 눈물 섞인 노고에 마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모든 산업에 여파를 미쳤습니다. 특히 우리 농어촌의 경우 지난해는 코로나와 수해의 이중고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은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농촌인력 부족, 외식업 및 관광산업 침체, 학교 급식 중단으로 인한 우리 농수축산물의 수요감소로 인한 경영 불안, 수해 및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 등 전방위적 위기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고 4차산업 혁명에 부응하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마련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과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합니다. 이 가운데 비료, 농기계, 농약 등 다양한 영
새해 우리 연구원은 농업·농촌에 다가온 기회를 살려 힘과 지혜를 모아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농정의 전환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무엇보다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식량안보를 비롯하여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농업인력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위기에 대응해야 합니다. ‘농업 생산·유통의 디지털화와 그린 시스템으로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비대면 경제사회시스템의 확산과 4차산업혁명 가속화에 대응해 농업부문 디지털경제를 강화하고, 농업 생산·유통의 디지털화와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 구축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농촌 공간의 가치를 제고’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환경·건강·안전·공동체·삶의 질 등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정주공간으로서 농촌의 기능을 확충해 나가야 하며,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시 부문의 고용 충격을 완화하고, 귀농·귀촌 촉진을 통해 농촌의 활력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농업인을 포함한 전국민 취약 계층 지원’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농업인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농정기반을 고도화’해야 합니다. 변화하는
올해 우리 농협은 유통 개혁을 새로운 100년 농협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출범해 총 66개의 유통 개혁 과제를 도출하였습니다. 올 한해는 개혁의 성과를 창출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시대의 흐름이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농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고 농촌의 희망을 크게 키워 나가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한국형 스마트팜의 개발 보급, 농사정보시스템 구축, 디지털 농업 인재 육성 등 첨단 정보 기술과의 혁신적인 융합으로 농업 농촌의 활력과 성장의 가능성을 높이겠습니다. 그리고 농축산물의 모든 유통 과정을 온라인 중심으로 혁신하고 금융권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금융을 만드는 일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의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구조개편 이후 올해 처음으로 중앙회의 차입금 규모를 감축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지고 농업 농촌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소통이 잘되는 조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고
새해 농촌진흥청은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급변하는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의 과제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농업의 미래와 성장을 위해 디지털 농업기술의 개발과 정예 청년농업인 육성에 힘쓰겠습니다. 노지 디지털 농업기술의 확산을 위해 농작물 양‧수분 정밀제어, 병해충 자동 진단 등 요소기술의 융복합을 추진하고, 개발된 기술은 농약안전정보시스템 등에 탑재하여 현장 활용성을 높이겠습니다. 드론을 활용한 파종 및 정밀재배 관리, 위성 영상의 자동화 처리기술,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이용한 첨단농기계의 개발도 추진하겠습니다.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혁신적 농업기술을 개발하여 현장에 확산하겠습니다. 수요자 맞춤형 국산 품종의 확대를 위해 경쟁력을 갖춘 신품종을 개발하겠습니다. 논 이용 재배 등에 적합한 밭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농업에 최적화된 품종을 육성하겠습니다. 논의 범용적 사용을 위해 저비용 땅속 배수기술을 개발하고,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논이용 작부체계 기술을 현장에 보급하겠습니다. 첨단 제어기술을 적용한 밭농업기계의 고도화로 노동력을 절감하고, 여성‧고령농업인에게 적합한 농기계의 개발도 강화하겠습니다. 농산업 현장의 애로 해소를 위한 맞
신축년, 흰 소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우리 국민과 농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올해 문재인 정부는 출범 5년 차에 접어듭니다. 올해는 그동안의 경험과 성공사례를 제도화하여 지속가능한 성과로 정착시키는 일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우선 지난해 도입된 공익직불제가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 시행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살펴보고 꼼꼼하게 관리하겠습니다. 아울러 공익직불제 취지에 맞게 환경·기후변화 대응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익직불제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모색하겠습니다. 둘째,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안정 체계를 제도화하고, 디지털 유통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사전예방 중심의 가축방역 체계를 제도화하고 축산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는 멀어 보이기만 하던 미래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먼저 농업 생산의 디지털화를 서두르겠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 농업 인력의 구조적 취약성이 더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스마트팜을 비롯한 첨단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무인항공기로 농약을 뿌릴 때 농약이 날려 주변 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약살포용 무인항공기 안전사용 매뉴얼’을 만들었다. 또 농약 관련 기관, 학계, 산업계에서 품질관리에 참고할 수 있도록 분석법을 현행화한 농약의 공정분석법‘도 발간했다. 우선 ‘농약살포용 무인항공기 안전사용 매뉴얼’은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PLS) 시행에 따라 현장에서 농약을 살포할 때 발생하는 어려움을 고려해 농약이 날리는 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농업 현장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항공살포 준비단계부터 살포 후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주의사항을 자세히 설명해 농약살포용 무인항공기 사용자들의 편의성은 높이고 의도치 않은 농약 오염은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이 책자는 세계작물보호산업협회(CropLife International) 아시아 지부인 CropLife Asia (CLA)와 한국작물보호협회를 통해 영문으로 번역 후 아시아 국가에 배포해 안전한 농약 사용을 위한 국제협력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내년 3월에 열리는 아시아-환태평양 농약살포용 드론 관련 포럼(Asia-Paci
한국농어촌공사가 8일 창립 112주년을 맞아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발맞춰 농어업·농어촌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KRC 4+2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3월 김인식 사장이 취임하면서 ‘농어민과 함께 농어촌을 위해’라는 경영슬로건을 바탕으로 농어민 체감형 사업추진과 농어촌 가치증진을 위해 일선 현장중심으로 경영체계를 전환한 바 있다. 특히 올해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등 농어업·농어촌의 급격한 환경변화가 지속되면서 농어촌공사는 본연의 업무와 함께 융복합적 기능 수행을 통한 선순환적 발전을 견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농어촌공사가 이날 비대면 기념식을 통해 발표한 ‘KRC 4+2 혁신 전략’은 공사의 4대 주요사업과 2개 융복합사업을 통한 성과 창출 전략으로, 안전영농환경 구축, 농어촌 스마트, 그린경제 전환, 상생협력 플랫폼 활성화를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다. 첫째, ‘스마트한 농어업 생산기반 조성'을 위해 스마트 농업 확대, 기후안전 인프라 구축, 범용농지 확충 등을 수행해 농업 생산성을 증대함으로써 농어가 소득 증대 및 국가 식량안보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둘째, ‘안전하고 건강한 농어촌 물복지 실현’으로 농
#1 전쟁이 일어났다, 는 소식이 들렸다. 국지전인지, 전면전인지 알 수 없었다. (설마, 큰 전쟁은 아니겠지. 잠시 일어난 충돌이고 곧 잠잠해지겠지.) 멀리서 간간이 포성이 들렸다. 대포인지, 미사일인지, 연습용인지, 실제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실제 상황이라도, 우리 군대가 잘 막아내겠지.) 포성이 점점 커졌다. 총소리도 들려왔다. (점점 심각해지는 듯. 제발 우리 동네는 무사하기를.) 옆 동네가 포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한다. (최대한 웅크리며, 제발 우리 집에는 총탄이 날아오지 않기를.) 옆집에 총탄이 날아왔다. (피하려고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 주민들도 그랬을 것이다. 딱히 갈 곳도 없고,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으니 누구와 싸우고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도 모른 채, 닥쳐오는 무엇인가를 막연히 맞이할 수밖에. 그것이 매우 위험하고 괴기스러운 것임을 깨우친 것은 눈앞에서 가까운 사람의 희생을 목격한 뒤가 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요즘 심경이 이와 흡사하다. 점점 가까운 곳으로 다가온다. 전쟁은 적군의
#1 며칠 전 아침 방송에 코로나 치료제 관련 바이오 회사 대표가 나왔다. 머잖아 백신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고, 이런 의약품은 공공재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인터뷰 말미에 그의 개인사가 짧게 언급되었다(40대에 5천만 원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흙수저 출신인 그가 주식 부자 1위가 된 배경). 방송 종료를 알리는 시그널과 함께 희미해져 간 대화를 추려 담으면 이런 내용이다.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인들과 일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요?”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습니다. 한국인이 뛰어난 점은 많지만 특히 우리란 말에 익숙해요. 우리 회사라는 개념을 갖고 일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지요.” 그의 이 말은 어떤 언론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다. 코로나 치료제의 개발 상황, 물량과 가격과 출시 시점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이해한다. 뭐, 듣는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초점이 다르니까. #2 여전히 시골에 남아 있기를 고집하는 노모를 뵈러 갔다가 친구와 이런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고향 왔으면 (친구에게) 연락을 해야지, 우리가 이래도 되는 거야?” “미안. 당장 우리 집으로 와라.
한국바스프㈜ 임직원 2명이 지난 10월 30일 ‘제12회 화학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내 화학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전정일 한국바스프 석유화학 사업부문 사업부장은 제지 관련 화학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국내외 고객사들과 협업해 생산성 및 기술 혁신에 일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국내 화학 산업의 기술 및 제품 개발을 돕고 주변 산업의 수출을 확대하는 등 지난 23여년간 화학 산업 및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같은 날 함께 수상한 전성국 한국바스프 울산화성공장 안전환경 품질팀장은 사업장 내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바스프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8개 대규모 생산시설 중 하나인 울산화성공장의 무재해 20배수 목표 달성을 이끌어 빈틈없는 안전관리를 입증했다. 또한 울산과 경남지역의 안전보건 멘토사업장으로서 선진적인 안전 프로그램을 다른 화학업체 사업장에 적극적으로 공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영률 한국바스프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은 화학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안전문화를 확립하려는 바스프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선진적인 활동으로 국내 화
#1 루틴 루틴이란 말이 있다. 작년과 올해, 우리를 즐겁게 해준 류현진 때문에 알게 된 용어인데 의외로 어려운 말이다. Routine,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행동 비슷한 뜻이긴 하다. 류현진은 팀의 루틴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을 취한대나 어쩐대나. 미국 야구계에서는 이 루틴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그것을 벗어난 일종의 일탈적 방식을 류현진에게만 허용했대나 어쨌대나. 그래서 열심히 그 뜻을 찾아 봤더니, 찾아볼수록 의미를 알기가 어려워져 갔다. 컴퓨터, 의학, 스포츠, 댄스, 화학… 별의별 분야에서 다 전문용어로 쓰이고 있었다. 규칙, 명령, 반복, 틀 등등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명사인 듯 형용사인 듯 품까지 헷갈렸다. 심지어 옥스퍼드 영한사전에 등재된 일반적 의미 세 가지는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 느낌이 영 다르다. Routine 1. 〔명사〕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2. 〔명사〕 못마땅함 (지루한 일상의) 틀, (판에 박힌) 일상 3. 〔형용사〕 정례적인 1의 의미는 일반적이면서 긍정적, 순리적인 느낌을 주고, 2의 의미는 왠지 부정적이고 답답한 인상을 주며 3의 형용사는 류현진이 왜 이를 거부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완전 주관적
어릴 적부터 11월을 좋아하지 않았다. 첫째 이유는, 공휴일이 없는 유일한 달이기 때문이었다. 둘째 이유는, 그 좋던 가을날이 다 가고 추위가 찾아오기 때문이었다. 왠지 모르게 난데없는 추위가 늘 11월에 찾아왔다. 전보처럼. 셋째 이유는, 제대로 한 것도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바로 그 달이면 오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12월이 아닌 11월에 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넷째 이유는, 1이란 숫자가 나란히 서서 압박하는 듯한 기분 탓도 있었다. 1등에 얽매여 살아온, 도무지 1등을 할 수 없는 처지들의 콤플렉스가 11월에 발동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다섯째 이유는, 영단어 November가 애꿎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 2, 3, 4, 5월의 영단어는 잘 외워졌는데 하반기에 들어서면 외우기가 힘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10, 11, 12월이 어려웠다. 9월(September)과 12월(December)도 헷갈렸는데 그 사이에 11월이 (휴일도 없는 주제에) 끼어 있으니 공연히 더 미웠다. 급기야, 오죽하면 No로 시작할까 하는 11월 암기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미워할 이유는 많았다. 11월에 사랑하던 연인이 떠났고, 1
강원도의 다른 고랭지 채소밭 주변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데 안반덕이와 귀네미 마을 해발 1000미터 지점에는 사람이 산다. 겨울에는 사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 안반덕이: ‘구름 위의 땅, 힐링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 4리 일대. 해발 1100m의 태백산맥 험준한 산 능선으로 1965년부터 화전민에 의해 개간돼 현재는 198만㎡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단지. * 귀네미 마을: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동 해발 1000m 고지에 자리 잡은 마을. 1985년 삼척 광동댐 수몰지구 37가구가 정부 정책에 따라 집단 이주해 맨손으로 돌산을 일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랭지 배추 생산지. 안반덕이와 귀네미 마을 농가들은 조만간 다가올 겨울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소 하숙집을 찾는 것이다. 사람은 살 수 있어도 소들은 겨울나기를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농군들은 10월이 되면 한해 농사를 짓는 데 동참한 소들을 ‘하숙집’으로 내려보낸다. 소를 하숙치다니. 그렇다. 대단위 배추밭 감자밭을 가꾸려면 트랙터도 필요하지만 소도 필요하다. 경사가 지나치게 가파르고 험한 골에는 농기계가 들어가지 못한다. 이런 곳은
미래 농업에서 로봇은 어떤 역할을 하며 농업인과 동행하게 될까? ‘농업용 로봇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가 지난달 25일 ‘2025 상주농업기계박람회 학술심포지엄’으로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과 상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농업기계학회(학회장 김혁주)가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미래 농업에서 로봇이 담당하게 될 기술 분야와 주요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다양한 기관에서 농업로봇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대학의 관련전공 교수와 학생들도 자리를 함께해 농용로봇의 미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국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은 ‘첨단 농기계 및 농업로봇 연구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김 연구관은 “농용로봇이 농업의 스마트화로 귀결되며 스마트팜의 주요 요소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농용로봇은 생물과 공존하는 환경에서 작업 수행을 해야 하므로 안전성 확보와 정밀한 제어시스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불규칙적인 노지나 열악한 자연환경 내 작업 수행을 감안한 내구성도 필요하다. 재배기간의 제약으로 로봇의 연간 운용시간이 짧을 경우 다른 작업의 연계 운용도 생각해야 한다. 농업인
‘2025 상주농업기계박람회’가 오는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상주시 태평성대 경상감영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상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신길)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농업의 성장동력! 농업의 미래!’를 주제로, 국내 농기자재 산업의 활성화와 해외수출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농작업의 효율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 자율작업, 농업로봇, AI 등 미래형 농기자재의 비전도 만나볼 수 있다. 농업인과 생산업체 간 농기계 정보교류를 통한 농업생산성 제고도 행사의 주요 목적이다. 이번 박람회는 약 2만3300㎡의 전시규모에 종합농기계기업과 특성이 다양한 중소업체 등 240개 업체가 참가해 수도작기계, 밭농업기계, 과수·원예·축산·가공기계, 부품 등 400여 기종을 선보인다. 특히 자율작업농기계, 드론, 스마트모빌리티, AI, 농업용로봇, 스마트팜 등 스마트 농기자재를 중점 전시해 농기자재 산업의 발전된 모습과 미래농업의 방향을 예측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주시가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지역특산물 홍보·판매와 지역관광 등을 병행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더욱 기대된다. 개막식은 행사 첫날인 3월 25일 오전 11시 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