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진딧물 약제 시장에 새바람이 예견되고 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일 새로운 성분(Dimpropyridaz)의 진딧물 약제인 △경농 ‘두레온’ 입제 △농협케미컬 ‘카드리온’ 액제 △한국삼공 ‘이피콘’ 분산성액제의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딤프로피리다즈(Dimpropyridaz)’ 원제(일반명)는 최근 IRAC(살충제저항성위원회, Insecticide Resistance Action Committee) ‘그룹 36번(작용기작 분류번호)’의 유일한 작용기작으로 분류된 새로운 계통의 살충제로 저항성 진딧물 방제에 탁월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2024년 신제품으로 출시될 ‘두레온(경농)’·‘카드리온(농협케미컬)’·‘이피콘(한국삼공)’은 BASF가 새로 개발한 진딧물 약제의 원제 상표명인 ‘악살리온(Axalion™)’의 활성 성분(일반명 ‘딤프로피리다즈’)을 각각의 제형(입제·액제·분상성액제)으로 제품화해 첫선을 보인다.
경농·농협케미컬·한국삼공에 의하면, 이들 제품은 해충의 청각, 방향 및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현음기관에 작용해 활동성을 저하시켜 작물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또한 흡즙성 해충 방제용 전문 살충제로 진딧물의 신경을 둔화시켜 먹이를 먹거나 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없게 만든다.
최근 해롤드 바스티안스(Harold Bastiaans) BASF 농업솔루션 사업부문 살충제연구소 부사장은 “신규 개발 물질인 ‘Axalion™’(일반명 Dimpropyridaz)은 새로운 작용기작으로 진딧물 등의 해충 방제에 매우 효과적이며, 해충의 섭식을 빠르게 중단시켜 식물의 영양소 손실을 줄여주고 해충의 질병 매개를 차단해 많은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며 “해충 방제 효과와 동시에 수분(꽃가루) 매개곤충을 포함한 유익 곤충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Harold Bastiaans는 또 “BASF는 ‘Axalion™’의 광범위한 테스트를 통해 토양과 수중 유기체는 물론 적은 약량으로도 표적해충에 매우 효과적이라서 과량 살포나 다중 살포가 필요 없는 환경친화적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BASF 농업솔루션 사업부문의 ‘닐 벤틀리(Neil Bentley)’ 글로벌 전략마케팅 살충제 부사장도 “새로운 작용기작의 ‘Axalion™’은 해충의 저항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신제품으로 모든 채소류와 과수류에 광범위하게 등록·사용할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통합해충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수·채소 무차별 공격…그을음병·바이러스 유발
한편, 국내에는 진딧물 대상 적용약제가 다수 등록·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과수·채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진딧물은 방제가 쉽지 않아 해마다 농가들을 괴롭히는 대표 해충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진딧물은 알로 월동하고 3~4월에 부화해 세대를 되풀이하면서 빠르게 번식한다. 부화한 진딧물은 한여름의 경우 일주일이면 한세대가 완성될 정도로 무서운 확산력을 보인다.
경농의 ‘진딧물 방제력’에 따르면, 세대가 빨리 번식하는 진딧물은 밀도 또한 빠르게 증가한다. 밀도가 높으면 약제를 살포해도 살아남는 개체가 많아 다시 금방 세력을 불린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진딧물에 계속 약제를 살포하다 보니 여기서 살아남은 개체들이 저항성을 가지게 돼 약제가 잘 듣지 않게 된다.
특히 진딧물은 직접 작물의 즙액을 빨아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복숭아혹진딧물·목화진딧물 등이 각종 작물의 식물바이러스병을 매개해 이중으로 해를 입힌다. 더구나 진딧물이 작물을 흡즙하는 과정에서 당분이 많은 감로(배설물)를 지속 분비해 농작물의 입과 과실에 떨어지면 광합성이 저해돼 생육에 큰 피해가 발생한다. 또한 감로를 먹기 위해 개미들이 모이거나 감로 자체가 각종 곰팡이의 서식처를 제공해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등 작물의 상품성과 직결되는 문제를 야기한다.
방제 까다로운 진딧물…동일 약제 반복 살포 금물
현재 국내 진딧물 약제 시장은 지난해 신규 등록된 2개 품목과 2023년 이전에 등록돼 꾸준한 명성을 이어온 15개 주요 품목(원제)을 포함해 대략 17개 품목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농가들은 비교적 뛰어난 효과를 경험한 일부 약제를 반복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저항성 진딧물 방제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작물보호협회가 발간한 ‘2023년 농약연보’에서 발췌한 ‘우리나라 진딧물 적용대상 주요 농약원제 수입현황’[표]을 보면, △스피로테트라맷(Spirotetramat) △설폭사플로르(Sulfoxaflor) △사이안트라닐리프롤(Cyantraniliprole) △티아메톡삼(Thiamethoxam) △피리플루퀴나존(Pyrifluquinazone) △디노테퓨란(Dinotefuran) △이미다클로프리드(Imidacloprid) △클로티아니딘(Clothianidin) △클로르페나피르(Chlorfenapyr) △아세타미프리드(Acetamiprid) △플로니카미드(Flonicamid) △플루벤디아마이드(Flubendiamide) △아바멕틴(Abamectin) △에마멕틴 벤조에이트(Emamectin benzoate) △클로란트라닐리프롤(Chlorantraniliprole) 등의 주요 15개 품목(원제) 수입액(2022년 기준)은 약 7782만 USD(약 1013억 5772만원, 환율 1300원 기준)에 달했다.
여기에 2023년 신제품《2023.1.14.일자 ‘지상전람’ 참조》으로 출시된 △신젠타코리아의 신물질 ‘스피로피디온(Spiropidion)’과 ‘아세타미프리드(Acetamifried)’ 혼합제(엘레스탈Ⓡ)과 △한얼싸이언스 ‘비펜트린·플로니카미드(Bifentrin·Flonikamide)’ 제품(썬쿠르즈)도 올해 진딧물 약제 시장에서 농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