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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농업 탄소 저감하는 완효성비료의 진화

1980년대 질소코팅 완효성비료로 출발
2005년부터 칼리코팅 적용 2세대 진입
발전된 용출제어 기능 100%코팅 3세대
코팅재료 광분해 친환경 4세대 보급예정

무기질비료 사용량 감축이 정부 농업정책의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적인 환경보호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2025년까지 농업용 무기질비료 12%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소발생을 줄이는 비료 사용 방법으로 완효성비료가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후반 국내에서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 완효성비료는 30여년간 발전하며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지난달 팜한농이 코팅재료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4세대 친환경 완효성비료’의 탄생을 알리면서 완효성비료의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완효성비료 시장은 생력화와 고효율 비료에 대한 수요 증가, 정부의 사용저감 정책, 고부가가치 작물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성장을 지속해 왔다. 관행 무기질비료의 사용으로 인한 토양 침출 및 유출수를 통한 양분 손실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완효성비료의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은 연평균 6.3%, 국내시장은 연평균 8.3%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완효성비료는 작물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여러 차례 시비해야 하는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비료 용출제어 기술을 이용해 적절한 시기에 효율적으로 비료 성분을 공급하는 생력화 비료다.

 
완효성비료(CRF:Slow-and Controlled-Release-Fertilizer)는 비료 시비 후 식물이 흡수 이용성을 지연시키는 형태의 식물 영양분을 함유한 비료를 말한다. 질산암모늄, 요소, 인산암모늄, 염화가리와 같은 속효성비료를 식물이 훨씬 더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증진시킨 비료이다. 


세분해 보면 완효성비료는 비료를 물리적 막으로 코팅한 ‘코팅 완효성비료’, 요소를 화학적으로 변형한 ‘합성 완효성비료(SRF)’, 질소 변환 억제 물질을 함유한 ‘분해 억제 완효성비료’ 등이 있다. 


‘합성 완효성비료’는 요소를 화학물질과 합성해 분해가 잘 되지 않도록 변형시킨 것이다. 수용성인 요소를 난용성으로 만들어 분해가 어렵도록 해 비효가 발현되는 시간을 늦추는 방법으로 완효성 기능을 갖도록 한다. 합성 완효성비료는 잔디용이나 화분용으로 쓰이는데 특성상 용출율 제어가 잘 되지 않는다. 


‘분해 억제 완효성비료’는 미생물 또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화학물질을 투입해 제조한 제품이다. 미생물의 활동이나 효소분해에 영향을 줘 질산태질소나 암모니아태질소로 변화되는 시간을 늦추는 방법으로 완효성 기능을 하도록 한다. 미생물 활동·효소 작용기작에 영향을 주는 외부요인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코팅 완효성비료’는 비료를 물리적 막으로 코팅한 것으로 막의 종류에 따라 폴리머 코팅비료(PCF), 황 코팅비료(SCF), 폴리머-황 코팅비료(PSCF) 등 3가지로 다시 분류된다. 이들 중 대부분의 국내 완효성비료는 용출제어가 가능한 PCF 계열의 코팅 완효성비료라고 보면 된다. 

 

작물의 양분흡수 시기 맞게 비료성분 용출제어

 
코팅 완효성비료는 용출률 조절이 가장 용이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완효성비료이다. 합성수지(Polymer)코팅막이 쉽게 붕괴되지 않고, 코팅막이 수분이동을 조절함으로써 양분이 지속적으로 서서히 나오도록 조절된다. 


국내 코팅 완효성비료의 진화를 살펴보면, 1990년대에 1세대 완효성비료가 사용되다가 팜한농에 의해 2005년부터 칼리 코팅을 적용한 2세대 비료, 2013년부터 발전된 용출제어 기능이 적용돼 생육후기까지 필요한 양분을 이앙시 1회 시비로 해결하는 100% 코팅의 3세대 비료가 출시됐다. 내년에는 코팅재료가 분해되는 4세대 친환경 완효성비료가 최초로 보급될 예정이다. 


코팅 완효성비료는 관행 무기질비료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 복합비료나 요소는 대부분 물에 잘 녹는 속효성으로 시비와 동시에 양분이 물에 녹아 1~10일 정도 유지 흡수된다. 


코팅 완효성비료는 코팅막 안의 양분이 천천히 조금씩 나오므로 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합성수지의 종류, 두께, 조성에 따라 용출 기간을 조정할 수 있고, 원하는 용출 패턴으로 제조할 수 있다. 양분이 한번에 용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용출되면서 전반적으로 용출량이 줄어드는 리니어(Linear) 형태 또는 처음에는 용출되지 않다가 일정 기간 후 천천히 용출되는 시그모이드(Sigmoid) 형태 등이 있다.


특히 작물의 양분흡수 시기에 맞게 다양한 용출 패턴의 코팅 완효성비료를 배합해 작물별, 재배 특성에 맞게 공급하면 양분의 유실을 최소화 하므로 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코팅 완효성비료는 수분의 이동과 확산에 의해 양분이 이동하며 온도와 수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분이 없으면 양분이 용출되지 않으며 온도가 낮으면 양분 용출 기간이 길어진다. 토양 온도 25도 기준으로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있을 때 용출속도는 약 1.2~2.0배 증가·감소한다. 

 

 

이앙시 1회시비 생력화, 비료절감 위해 진화

 
코팅 완효성비료는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의해 진화해 왔다. 가장 이상적인 완효성비료는 작물의 양분흡수 시기와 비료성분 용출 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는 비료이다. 가장 효율적인 비료 관리방법은 토양내 영양소의 과잉을 방지해야 하나, 대부분의 작물은 토양내 양분을 20~25% 정도만 활용할 수 있다. 나머지는 유실되거나 휘산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등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코팅 완효성비료는 양분용출을 조절함으로써 작물의 양분흡수 시기와 비료 공급을 일치하게 하는 이상적인 비료라 할 수 있다. 


1세대 코팅 완효성비료는 코팅요소가 30% 정도만 함유되고 나머지는 비코팅비료로 구성됐다. 양분의 용출기간도 대부분 30~70일까지 공급되도록 설계돼 수도재배의 경우 분얼기간에 지속 공급되며, 이삭거름이 필요한 시기에 칼리질 양분이 부족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이삭거름 시기에 추비를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비코팅비료가 70%로 많다보니 수분의 흡습으로 시비기가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측조시비기가 막혀 일부 구간에 비료가 공급되지 않아 생육이 불균일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2세대 코팅 완효성비료는 코팅기술의 발전으로 질소뿐 아니라 칼리까지 코팅이 가능해지고 용출기간을 보다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2세대 완효성비료는 후기 생육에 필요한 칼리를 코팅해 투입하고 용출기간도 30~100일까지 공급되도록 제조해 이삭거름 시기의 부족한 영양분이 없도록 했다. 

 

뿌리층 시비로 이용률 극대화 파종상비료 개발
절반사용·시비기 막힘없는 100% 코팅비료 대세 


3세대 코팅 완효성비료는 팜한농이 오랜 연구로 1~2세대 코팅 완효성비료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4년 ‘롱스타파종상’을 최초 개발하고 2017년 수도용 ‘한번에측조’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등장했다. 3세대 완효성비료는 벼의 생육기간과 양분의 공급시기를 최대한 일치시키고, 질소·인산·칼리를 모두 코팅해 100% 코팅비료로만 만들어졌으며 1,2세대 완효성비료의 절반만 사용해도 수확량이 동일함을 내세웠다. 


100% 코팅으로 시비기 막힘이 없어 날씨 상관없이 비가 오는 날에도 이앙시비가 가능하며 노동력과 이앙시간이 절감된다. 후기까지 양분공급이 끊이지 않으므로 벼가 더 튼튼하게 자라 도복 경감, 병해충 저감 등의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팜한농이 3세대 코팅 완효성비료로 개발한 한번에측조는 지난해 8000톤(2만7000ha 사용분)이 판매됐다.  


한편 롱스타파종상은 한번의측조에 앞서 출시된 3세대 코팅 완효성비료로서 종자파종과 동시에 비료시비가 가능토록 개발된 완효성비료다. 


종자와 같이 시비할 경우 비료 성분이 용출돼 어린 모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비료가 초기에는 용출되지 않다가 일정 시점부터 용출이 되도록 조절한 시그모이드 타입으로 개발한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특히 뿌리층 시비로 사용량을 15kg/10a로 최소화해 녹색기술인증(2017, 2020)을 획득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의 1998~2000년 시험에 따르면 벼 재배 기준 일반비료(요소)와 완효성비료(코팅요소)의 질소 이용률을 비교하면 요소의 경우 표층시비 22.3%-전층시비 39.9%-측조시비 55.5% 순으로 나타났다. 코팅요소의 경우는 표층시비 60.5%-측조시비 77.7%-뿌리층시비 83.2%로 나타나 코팅비료 뿌리층시비의 질소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팜한농, 내년부터 주요 완효성비료 광분해 코팅


4세대 코팅 완효성비료는, 완효성비료로서의 양분 제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 분해가 필요한 코팅재료(폐플라스틱)의 광분해를 적용한 친환경 코팅 완효성비료다. 


완효성비료 코팅에 사용되는 합성수지가 작물 수확 후에도 분해되지 않고 농경지에 남거나 하천으로 유입되는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 코팅의 물질이 대부분 합성수지로 이뤄져 있어 비료가 용출되고 난 후 폐플라스틱으로 토양에 잔류돼 환경오염 문제를 안고 있다.  


생분해 수지를 이용하는 방법의 경우는 토양 미생물에 의해 껍질의 일부가 분해될 경우 코팅 내부 비료가 녹아 나오므로 용출제어가 되지 않아 완효성비료에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팜한농은 LG화학과 공동으로 태양광에 의한 자연분해 기술을 개발해 4세대 친환경 코팅 완효성비료 시대를 열었다. 


광분해 코팅이 적용된 완효성비료는 양분을 용출한 뒤 다음해 써레질 후 햇빛에 노출되면 코팅재료가 태양광에 접촉해 분해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광분해 테스트 결과 친환경 완효성비료의 코팅재료는 기상청에서 조사한 월평균 일사량조건(1988~2007)으로 노출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분해되고 무기물만 남게 된다. 광분해 기술을 적용한 비료를 1일 8시간 햇빛에 노출시키면 6개월 후 코팅 성분이 94.6% 분해된다. 일반적인 농작업 환경에서는 3년만에 완전히 분해돼 물과 무기물만 남는다. 


팜한농은 ‘완효성 비료 광분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4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비료시장도 겨냥해 미국, 호주, 중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특허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천과 농업분야의 환경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완효성비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정부가 제도 정비를 통해 우량비료 지정 지원에 나서고 지자체와 농협이 친환경 완효성비료 보급 사업 추진 등의 지원도 기대되고 있다. 탄소중립 구현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도움이 되는 완효성비료의 보급에 대한 인식과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