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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두 차례 쌀 시장격리에도 산지 재고물량 넘쳐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10만톤 내외 3차 시장격리 신속히 추진”
이은만 쌀전업농연합회장 “정부가 쌀값 하락 원인 제공…3차 격리 필요”
농협 조합장들 “농협 재고물량 과다…가을 수확기 매입에도 영향 많아”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의 쌀 시장격리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재고로 인해 쌀값 하락이 우려되면서 다시금 3차 시장격리를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2월 8일 1차 시장격리에 이어 이달 16일에도 2차 시장격리 입찰을 진행했다. 이로써 2021년산 쌀 27만톤이 최저가공매방식으로 시장격리 됐다.


그러나 쌀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달 1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20㎏ 기준 4만6538원으로 지난 5일보다 405원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재고 물량을 격리하지 않을 경우 3개월 후인 오는 8월 신곡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이번 2차 시장격리 입찰은 지난 1차 입찰과 마찬가지로 최저가공매방식으로 진행됐음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산지 쌀값 하락세로 농가의 참여도가 높게 나타나 목표 물량인 정곡 12만6000톤 전량에 대한 낙찰이 이뤄졌다.


세부적으로는 농가 물량 우선 매입 방침에 따라 농가에서 보유하고 있던 9만4000톤이 낙찰됐으며, 농협 물량은 3만톤,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2000톤 수준으로 파악됐다. 낙찰 평균가격은 40kg 조곡 기준 6만600원이었으며, 농가는 6만900원, 농협은 5만7000원에 낙찰됐다.


1차 시장격리 당시 낙찰가격 6만3763원에 비해 크게 낮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산지 쌀값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산지 벼값은 5만4000~5만5000원 수준으로 이마저도 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농가 입장에서는 지난 시장격리 때보다도 낮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가 쌀값 하락의 원인을 제공하고서도 마치 장사꾼처럼 하락한 가격에 매입해 농가 손해만 키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번 시장격리로 시중에서 12만6000톤이 추가로 격리되겠지만, 그래도 농협 등에 많은 재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농가나 농협이나 민간RPC나 재고가 남게 되면 가을 수확기 가격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3차 시장격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지역의 한 농협조합장도 “현재 쌀값 하락으로 2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며 “15만톤 이상의 시장격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쌀값이 반등하기는커녕 하락세를 잡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지역의 한 농협조합장 역시 “이번 시장격리 이후에도 시중에 15만~20만톤 가량의 물량이 과잉 공급상태로 남아있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물량까지 감안해서 시장격리가 추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가을 수확기에 매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국민의힘이 3차 쌀 시장격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충남 서산·태안)은 이달 2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에서 “정부가 이달 16일부터 2차 쌀 시장격리를 진행하며 약속을 이행한 것은 다행이지만 쌀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평균 낙찰가격도 1차에 비해 낮다”며 “10만톤 내외의 3차 쌀 시장격리를 신속히 시행하고, 비료가격 인상분 국가분담률도 상향조정 하겠다”고 밝혔다.


성 의장은 이어 “산지에 여전히 많은 2021년산 쌀 재고가 있어 농가경제 불안을 해소하려면 3차 시장격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가 신속히 쌀 10만여톤에 대한 3차 시장격리를 해달라”고 촉구하면서 “쌀 시장격리 지원뿐만 아니라 추후 쌀값 안정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정부가 신속히 쌀 10만여톤에 대해 시장격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과 관련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한 농기자재 가격 인상,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 증가로 고통 받는 우리 농업인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운영 부산·울산·경남협의회는 이달 20일 정기총회에서 조속한 3차 시장격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김용구 부울경협의회장은 “2차 시장격리에서는 1차와 달리 농업인들이 가격을 낮게 입찰하면서 낙찰물량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농협 보유 재고량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2차 격리에서 유찰된 18만4000톤의 추가격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