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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긁어 부스럼 된 유기질비료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

2020년도 차등지원 금지조항 삭제혼란

전남도, 타 지역 제품 쓰면 패널티 부가

200~600원 지원감액·시군사업서 배제

농업인들의 자율적인 비료 선택권 실종

 

2020년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에서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 금지 항목이 삭제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지자체의 ‘2021년도 유기질비료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 계획은 전남도를 중심으로 설정·발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유기질비료업계 전반의 염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농림축산부산물의 자원화를 촉진하고 토양유기물 공급으로 토양환경을 보전하여 지속가능한 농업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등록된 농업경영체 중 유기질비료를 신청한 농지에 대해 유기질비료, 퇴비 등 유기질비료 구입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농업분야의 생산기반확충을 위한 유일한 사업으로 1341(2020년도 기준)의 일년 예산이 투여되고 있다.


농업인들의 유기질비료 구입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 지침에는 2019년까지 공급업체의 지역별 차등지원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어 왔으나, 2020년도에 금지 조항이 삭제되면서 지자체의 지역별 차등지원이 등장해 사업의 목적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도 비료만 써라에 전체시장 흔들

지역별 차등지원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최근 전남도가 도내업체 생산 유기질비료 공급률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점화됐다.


전남도는 유기질비료 공급지원 사업으로 해마다 약 484000(958억 원)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중 도내 생산업체의 비중은 50%대에 그치고 있어 전남지역 업체가 생산한 유기질비료에 대한 공급 확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도내 유기질비료 업체 공급 확대를 통해 약 133억 원의 자본이 지역에 투자돼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을 기대했다.


또한 이번 대책은 도내 가축분뇨 처리와 자원순환 촉진, 타지역 가축분 퇴비 유입에 따른 가축전염병 발생, 비료 생산업체간 과열경쟁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남도는 도내 유기질비료 생산업체 제품을 구매한 농가에 포대당 200원 이상 우대 지원하고, 타지역 제품을 구입한 농가는 지역에 따라 농업분야 시군 자체사업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명시해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전남도의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목적 일부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유기질비료협동조합(이사장 노학진) 등 유기질비료 생산자단체도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원화 촉진이 지역이기주의로 변질

경기·경북·충북 등 수요보다 공급 많아

지역경제논리 아닌 상생으로 풀어야

비료지원사업 목적맞는 실행방안 필요


타지역제품 원천봉쇄는 수요·공급 불균형 야기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에서 공급업체의 지역별 차등지원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은 우선 농업인의 농자재 구입 자유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전남도에 속한 A군은 ‘2021년도 유기질비료 타 지역 제품 구매시 차등지원 계획에서 혼합유기질, 혼합유박, 부숙유기질 특등급의 경우 군비 500원 지원을, 부숙유기질 1등급의 경우 군비 400원 지원을 못박았다. 군 관내 제품 구매시 1100~1000원 지원과 달리 600원 차등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타지역제품 구매시 20kg 포대당 600원 지원 감액 뿐 아니라 군비 자체사업 선정도 배제한다고 명시해 사실상 타지역제품 구매를 원천봉쇄하려는 모양새다. 농업인의 농자재 구입 자유 선택권이 침해될 위험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한 농림축산부산물의 자원화 촉진과 토양환경 보전이라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목적이 퇴색하고 그 자리에 지역이기주의가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별 가축분퇴비·퇴비 소요량’(2019년 농협검수 기준)을 보면, 지역별 생산과잉은 경기 1016만포(20kg기준), 전북 650만포, 충북 244만포가 두드러진다. 지역별 공급부족은 전남 784만포, 강원 756만포, 제주 172만포 등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 생산과잉된 제품의 판로를 제도적으로 봉쇄시 지역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에서 가축분퇴비를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의 대표는 경기도를 볼 때 축사 개수는 적지만 사육두수가 많고 이에 따라 가축분퇴비 등이 도내 수요보다 과잉생산되고 있다이러한 지역 특성을 무시한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은 유기질비료 시장질서 교란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제한은 독점을 낳고 비료품질저하 부른다

이는 비단 수요 대비 과잉생산분이 많은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전 소재의 한 업체는 지역제한을 두고 가축분을 처리한다면 지역별 비료 소비량이 다르기 때문에 퇴비 사용량이 많은 지역의 비료회사나 농협퇴비장이 독점형태의 판매를 하게 된다독점형태는 불법의 근원이 되고 비료품질 하락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반적인 가축분 처리가 어려워질 것이며 가축분 자원화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공동퇴비장을 운영하는 지역농협들이 환원사업 명목으로 농협퇴비를 사용하는 조합원에게만 100~500원의 추가지원금을 주는 것도 공급업체의 지역별 차등지원 금지조항이 삭제된 이후 더욱 두드러진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지역 가축분 퇴비 유입에 따른 가축전염병 발생 문제 언급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농자재로 판매되는 축분은 발효를 완료시킨 후 유통되기 때문에 가축전염병 유입과는 연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은 농림축산부산물의 자원순환의 촉진에 반하는 지역이기주의로 흐를 위험이 크다농축산물은 인구가 많은 수도권으로 판매하면서 가축분은 농지도 적은 수도권에서 책임지라고 하는 것이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반면 지역업체 우선 지원이 지역 농림축산부산물의 자원순환에 더 부합한다는 업계 관계자의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가축전염병 연관성 문제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을 단순한 지역의 경제 논리로 풀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부산물의 자원화 촉진, 농업인들의 자율적인 고품질 비료 선택권, 지역 내의 현재 비료 생산·공급 여건을 감안해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