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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

[Focus] 6개 비료사 노조연대는 왜 농협 항의시위에 나섰나

비료가격 현실화로 생존권보장 요구
“비상식적인 입찰제도를 고쳐야 한다”

비료 원가도 보장되지 않고 기본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농협의 최저가 비료입찰로 인해 비료사 조합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농협 비료입찰제도를 개선하고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급가격을 현실화하라는 6개 비료기업 노동조합원들의 요구가 터져나왔다.


일터에 있어야 할 비료회사 조합원들이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으로 모여든 것이다. 이들은 새벽차를 타고 여수에서, 울산에서, 서천에서 출발해 오전 9시 서대문에 도착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과 전국비료연합 조합원 300여명이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비료가격 현실화와 농협중앙회 갑질횡포중단 촉구 시위를 한 것은 지난 2일이다. 조합원들은 입찰개선 생존보장!’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한 조합원은 불합리한 현실이 저절로 나아질 것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2일 집회는 남해화학, 풍농, 조비, 한국협화, KG케미컬, 팜한농 등 6개 비료사 노동조합 연대가 주축이 됐다. 6개 노조 연대는 비료입찰 관련 비료사 노동조합 연대 항의 및 요구서한에서 농협중앙회는 비정상적인 비료입찰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민주주의 시장경제 입찰제도에 입각한 공정하고 투명한 비료입찰 제도로 하루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농협의 비료입찰은 무엇이 잘못됐을까? 최근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부분은 제조회사로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료가격이다. 한 비료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요소 1톤을 40만원에 수입해서 제품화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달랑 39만원이더라는 이야기다. 수입에 100% 의존할 수밖에 없는 원료가에 필수적인 전기료, 포장비, 운송비,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톤당 50만원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 밑지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비료를 공급해야 하는 기막한 현실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최저가로 입찰한 당사자는 믿기지 않지만 각 비료회사들이다. 현재의 비료공급은 약 90%가 농협을 통해 이뤄지므로 사실 농업계통구매계약을 통하지 않고는 비료를 공급할 방법이 전무한 현실이다.


농협 비료입찰방법은 비종별 희망수량 단가 입찰로서 구매예정가격 이내의 최저가 업체로부터 순차적으로 구매하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농협이 정한 예가 이하의 금액을 적어야 공급이 가능하므로 마진폭이 적은 편이었다.


업계에서는 특히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한 2016년 계통비료 납품계약단가가 23.8%라는 큰 폭으로 인하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후 원자재가가 상승했음에도 가격을 올리기는커녕 되레 인하한 것이 지금의 시장왜곡 상황을 빚게 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제시하면서 농가경영비 감소를 위해 비료가 인하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2018년과 올해 상반기 해외 수입 원자재가격이 폭등했지만 농협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비료회사들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적자를 호소하고 한국비료협회가 계약서 안의 조건에 따른 단가 조정을 건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최악의 조건에서 비료를 공급해야 했던 업체는 올 한 해 비료사업에서의 이익은 기대하기 힘들었고 손실을 덜 보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다.


익이 나지 않는 사업분야의 직원인 노동조합원들의 고통도 적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6개 노조 연대는 항의 및 요구 서한에서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강제적으로 시행되는 현행 농협중앙회의 비료입찰제도가 국내 비료산업을 황폐화시키고 비료업게 종사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협 입찰 과정에서 예가에 들어가기 위해 한 개 비종에 100회가 넘는 입찰신청서를 썼다는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입찰 포기를 하면 안되는 게 입찰 포기시에는 원예비료 차등 적용 등의 패널티가 따른다는 것이다.


6개 비료 노조가 비료입찰 개선을 요구하는 연대 항의 집회를 펼치고 요구서한을 농협경제지주 자재부장을 통해 농협중앙회장에게 전달하고 나흘 후인 지난 62020년도 농협 비료입찰유의설명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6개 비료기업 담당자들은 각 노조로부터 입장을 저지당했다. 설명회가 미뤄진 11일에도 6개 노조의 시위와 함께 비슷한 일이 벌어졌지만 이날 6개 회원사가 아닌 다른 업체의 참석으로 설명회는 개최됐다.


6일 시위에 참여한 한 노동조합 위원장은 입찰설명회를 저지한 이유에 대해, 노조 연대의 요구서한에 대해 농협의 어떠한 공식적인 답변도 없었으며 어떠한 비료입찰제도 개선안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은원 기자 | wons@newsfm,kr

 

 

농협 비료입찰제도 개선을 주장한 비료회사 노조위원장과의 11

 

조합이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고용불안감이다

 

-지난 2일부터 농협 비료입찰제도 개선 및 공급가격 현실화 촉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어떤 주장인가?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강제적으로 시행되는 현행 농협의 비료입찰제도가 국내 비료산업을 황폐화시키고 비료업계 종사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6개 노동조합이 힘을 합하게 됐다.

 

-회사 경영측이 아닌 노동조합이 입찰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각 기업이 처한 현실이 다른데도 이런 일이 생겼다.

조합에서 나서게 된 이유는 고용안정 문제가 제일 크다. 지난 몇년 동안 인력감축과 계속 늘어나는 적자, 공장가동 정지, 경영합리화를 위한 인력 전환배치 등 엄청난 마음고생을 해왔다. 농민들에게 좋은 비료를 공급하기 위해 주·야간 근무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늘 고용 불안감이었다. 과연 어느 회사가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는데 공장을 가동하려고 하겠는가.

 

-농협경제지주와 회사 경영측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각각 무엇인가?

농협경제지주에 바라는 것은 현실에 맞는 입찰제 도입이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가 등이 반영된 입찰제도를 말하는 것이다. 경영측도 원부재료 가격인상, 물가인상 등 정확한 시장 조사를 통해 공정하고 깨끗한 입찰에 임했으면 한다.

 

-더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혹시 우리의 행동이 가격담합이라든지 농민들을 어렵게 한다든지 하는 것으로 왜곡되어 비춰질까 두렵기도 하다. 우리 비료 6개 조합은 줄곧 이야기하고 있다. 농협에서 정확한 입찰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조합이 나설 일은 없을 것이라고. 농협에 끌려가는 입찰이 아니라 각 비료회사들이 자율 경쟁 원칙에 따라 참여하는 입찰제도가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