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수)

  • 맑음동두천 8.4℃
  • 구름많음강릉 10.6℃
  • 맑음서울 9.5℃
  • 구름많음대전 10.6℃
  • 흐림대구 11.9℃
  • 흐림울산 10.9℃
  • 광주 11.1℃
  • 흐림부산 11.7℃
  • 흐림고창 10.7℃
  • 흐림제주 14.3℃
  • 맑음강화 10.7℃
  • 구름많음보은 8.4℃
  • 구름많음금산 10.8℃
  • 구름많음강진군 12.0℃
  • 구름많음경주시 11.1℃
  • 흐림거제 12.3℃
기상청 제공

농기계

'죽산콩영농조합’의 논 타작물 재배 성공스토리

재배매뉴얼 확립, 맞춤형 농기계 이용
“벼 농사 때보다 농가소득 30% 증가”

교육·기계화가 논콩 재배의 성공 이끌었다



전에는 논에 벼만 심었다. 논에 타작물을 심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 농촌에선 논에 논콩을 비롯해 사료작물 등을 심어 놓은 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논에 다른 작물을 심은 농가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그동안 익숙해진 벼농사를 포기하고 타작물을 심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농가들이 벼 대신 타작물 심기를 꺼려하는 것 중 가장 큰 이유는 소득 보장과 농기계 문제에 있다.


벼를 심으면 정부에서 일정부분 소득을 보장해주는 직불금이 있어 쌀 가격인하 등에 대한 위험관리가 되지만 타작물의 경우는 보장 체계가 약하고 기술력에도 자신이 없어 꺼려한다.

 

철저한 사전조사·준비과정 거쳐

여기에 벼농사는 기계화율이 거의 100%에 가깝지만 논에 타작물을 심을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절한 농기계 없이 넓은 면적에서 논콩이나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쉽사리 논에 대체작물을 심기가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올해 정부 주도의 쌀 생산조정제가 시행돼 많은 농가에서 논에 타작물을 심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준비과정이 허약했다는 평가가 들린다.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전북 김제 죽산면 연포리에 위치한 죽산콩영농조합법인(대표 홍종원)의 농가들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죽산콩영농조합법인은 국내에서 논에 타작물을 심어 성공한 대표 사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으로 정부나 지자체, 많은 농가에서 조합을 방문해 견학도 하고 교육도 받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지난 2011년에 과감하게 논에 벼 대신 논콩 재배를 시작했다. 왜냐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쌀값이 너무 좋지 않아 벼농사로는 먹고 살기가 앞으로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렇다고 준비없이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과정을 거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이 중요시했던 것은 교육이었다.


당연히 논에 벼만 심었던 농민들이 논콩을 심어야 했으니 기술이 전무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많은 시행착오 끝에 논에 콩을 심었을 때 최적화된 매뉴얼을 개발하고 조합 회원 농가에 수시로 교육을 시켜 기술력을 높였다.

 

작목반 구성해 논콩 재배 기술개발

이들은 우선 작목반을 만들었다. 왜냐면 개인 혼자 논에 콩을 재배하면 거의 100% 실패이기 때문이다. 특히 콩은 표준 재배기술이란 게 없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기술력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작목반을 구성해 구성원들이 함께 체험하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접목해 최적의 매뉴얼을 개발해 나갔다.


이들은 지금도 자체적으로 시범포와 전시포 등을 운영하며 매년 새로운 재배기술을 개발해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논콩의 평균 단수는 300평당 350정도다. 이는 콩의 평균 단수 165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기술력이 좋다는 방증.


이와 함께 중요했던 것은 농기계 문제였다. 2011년 당시 논콩과 관련된 농기계는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업체와 머리를 맞대어 맞춤형 농기계를 개발해 현장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콤바인의 경우는 국내산(현재는 동양물산, LS엠트론 등에 있음)이 아예 없어 일본의 대표기업인 얀마 콤바인을 구입해 사용했고, 파종기와 배토기 등은 논에 맞게 개발해 사용했다.



현대 농업에서 농기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넓은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첨단 농기계가 필수 품목이다. 논콩의 경우 전체 농사일정 중 수확철 노동력이 가장 필요하다.


실제로 조합에서 직접 실험한 결과 2000평 규모에서 콩을 3명이 수확하는데 걸린 시간이 일주일인데 콤바인으로 작업했을 경우 2시간 만에 끝나 노동력 절감 등 작업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룬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농기계가 작업 효율성 극대화시켜

아울러 파종기와 방제기 등도 노동력 절감과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파종을 할 때도 기존보다 시간과 노동력 절감에 도움이 되고 있고, 최근에는 방제를 드론이나 무인헬기로 하고 있어 더욱 작업이 편리해졌다고 한다. 드론과 무인헬기는 회원 농가에서 직접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전용 얀마 콤바인 3대와 구보다 콤바인 1(임대), 파종기 30(각 농가 비치), 방제기 등 논콩 전용 농기계를 갖추고 있어 작업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 이들은 맞춤형 자체 비료도 개발해 업체에 OEM을 주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논콩이 제대로 자라려면 기존의 밭에서 사용한 비료로는 안 되기 때문에 맞춤형 비료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으며, 농약도 공동구매를 통해 최대한 싸게 구입해 생산비를 줄여 농가소득을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11농가 30ha에서 70농가 600ha로 증가

이처럼 조합은 논콩에 성공을 거두며 재배 규모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또한 조합 회원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201111농가가 참여해 30로 시작한 조합은 현재는 70농가가 600ha규모로 늘어난 상황이다. 더불어 소득도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30%정도 높다.


조합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는 밭작물공동체사업자로 선정돼 앞으로의 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농기계 등 시설 장비에서 지원을 받아 더욱 사업을 내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성 조합 사무국장은 밭콩을 심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논에 콩을 심으면 100% 실패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전문 교육을 받아 기술력을 익힌 후 작목반 등을 결성해 진행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합은 앞으로도 논콩 재배를 선도하는 입장에서 기술 개발과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논 타작물 재배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용 객원기자 | dragon@newsfm.kr

 

 


[Mini 인터뷰]  한은성 죽산콩영농조합법인 사무국장

 

논콩 재배 전용 농기계확대 보급돼야

 

 


농기계가 없었으면 논에 타작물을 심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한은성 죽산콩영농조합법인 사무국장은 지난 2011년부터 논에 콩 재배를 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그만큼 농기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한 것.

 

2011년 당시 논콩 전용 농기계 전무

한 사무국장은 처음 시작할 때에는 콩을 심을 때 맞는 농기계가 없어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논에 벼를 심어야지 콩을 싶느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벼농사의 한계를 직감했기 때문에 생각이 같은 몇몇 농가를 모아 논에 콩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큰 문제가 농기계였는데 그 당시만 해도 논콩 전용 농기계가 전무한 상태여서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마음으로 업체와 머리를 맞대고 파종기, 배토기 개발에 몰두해 맞춤형 제품을 현장에 투입하게 됐습니다. 막막했지만 노력하니까 막혔던 길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맞춤형 농기계 개발논 타작물 심기 가능

한 사무국장은 논콩재배도 거의 100% 농기계로 작업할 수 있는 벼농사처럼 해야 성공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행착오를 거쳐 맞춤형 농기계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당시도 30ha의 넓은 규모였기에 농기계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파종을 할 때부터 수확을 할 때까지 농기계가 없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맞춤형 농기계가 없었다면 논에 타작물을 심기는커녕 생각도 못했을 것입니다.

현재 다수의 농기계 업체들이 논콩 전용 파종기나 배토기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논콩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업체들도 바빠졌다는 후문이다.

 

고가의 일본산 전용콤바인 농가 부담

국산 콤바인 기술력 보완 현장 요구

한 사무국장은 그나마 수확철에는 전용콤바인이 있어 다행이었지만 가격이 부담이었다고 전한다.

“2011년 당시 국내 업체에서는 전용콤바인이 없어 일본산 얀마 제품을 구입해 사용했습니다. 가격이 1대 당 1억이 넘었어요. 그 뒤로 국내 업체에서도 범용콤바인(7000만원대)을 개발해 보급하기 시작해 농가 부담이 조금 줄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국산 콤바인의 기술력 보강이 숙제로 남아 있다.

얀마나 구보다 콤바인을 사용해 수확 시 깨진콩 비율이 1.5톤 작업할 때 1kg 정도 나옵니다. 국산 콤바인의 경우 30~50kg 정도라는 사례가 있어요. 반면 국산 콤바인은 보리나 밀 수확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범용콤바인이라는 장점과 속도 면에서는 오히려 일본산 제품보다 빠르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깨진콩 비율이 개선된다면 국산 콤바인 사용량이 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 성공 위해 농기계 지원 사업 필요

한 사무국장은 마지막으로 논콩 등 논 타작물 재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농기계 지원 등 획기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조합도 처음부터 80~90%의 기계화율이 됐기에 논콩 재배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또 이번에 밭작물공동체사업자로 선정돼 농기계 등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정부가 논 타작물 재배를 확산하기 위해선 농기계 지원 사업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은용 객원기자 | dragon@new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