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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DB부터 산업화까지 바이오소재산업 육성 체계화

9조8700억원 규모, 연평균 11.7%씩 성장
식량자원수요 최다, 특·약용-미생물 순
바이오소재 수입 비중 52.7%로 높은 편
의약·화장품·건강식품 치중, 다양화 필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규모는 총 9조8700억원(2015년 기준)으로 2002년 2조3400억원에서 연평균 11.7%의 빠른 성장을 보였다. 내수와 수출의 비중은 57:43 정도다. 바이오산업의 생산액은 2002년 1조8900억원에서 2015년 8조4600억원으로 연평균 12.2%씩 성장해왔다. 바이오산업 분야별 생산액 비중은 바이오의약이 40.5%로 가장 크며, 바이오식품 38.0%, 바이오에너지 및 자원 7.6%, 바이오화학 6.8% 순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식품과 바이오의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78.5%로서 식품과 의약을 중심으로 바이오 생산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330조원(약 3천억달러)에 달하며, 2010년 대비 약 76.3% 성장률로 급격히 확장됐고 2010년 이후로도 매년 9.8%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바이오산업이 성장하는 요인은 바이오경제가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 식량부족, 에너지 수요 급증, 유해폐기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의 해결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박지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업부문 바이오소재 산업의 현황과 과제’ 보고를 통해 “바이오산업의 성장은 바이오산업의 원료인 생명자원, 특히 농생명자원을 제외하고는 이루어 질 수 없다”고 밝히고 “바이오산업의 성장과 함께 소재화를 통한 농생명자원의 활용과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적용이 관건”임을 강조했다. 

광의의 바이오산업은 생물학적 자원의 생산, 관리 및 활용과 생물학적 공정을 사용하는 모든 산업 및 경제 분야 그리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 및 전후방 산업을 포함한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제정한 바이오산업 분류체계에 근거하면 바이오산업은 생명공학적 기술을 이용하거나 이와 관련된 모든 산업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바이오산업이 허가나 인증의 대상이 아니어서 정확한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보고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매년 발표하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실태조사의 결과와 대상 기업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농림수산품의 총 수요는 1995년 37조4000억원에서 2014년 68조9000억원으로 연평균 3.27%씩 증가했다. 이 증가세는 대부분 중간수요의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농림수산품이 원물로 최종 상품화되는 민간 소비지출보다 산업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중간수요의 성장이 더 빠른 것을 의미한다. 



소재수급 애로는 가격안정과 품질표준화
나고야의정서 채택으로 해외품종문제 우려
농생명자원 정밀평가DB 부족해 활용저하
미생물자원, 바이오산업군의 블루오션 기대

바이오 관련 산업의 바이오소재 중간수요량은 1995년 3조1873억원에서 2014년 9조6331억원으로 연평균 5.99%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총수요나 총중간수요보다 빠른 증가속도다. 바이오식품 관련 산업의 비중이 84.7%로 가장 높고 바이오화학 관련 산업이 10%, 바이오의약 관련이 3.6% 순으로 나타났다. 성장속도도 바이오식품, 바이오화학, 바이오의약품 순으로 빨랐다. 

전체 바이오소재의 수입 비중은 2014년 기준 18.9%이지만 바이오 관련 산업의 바이오소재 수입 비중은 52.7%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연평균 증가율도 5.4%로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식음료를 제외한 제조업 부문의 품목별 바이오소재 중간수요는 기타작물-임산물-기타 축산-곡물 및 식량작물-채소 및 과일-낙농 및 육우 순이며 화학제품 제조업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화학제품 제조업의 농업 바이오소재 수요량을 세분화했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천연고무로 대부분 고무 타이어 제조업에 사용되고 있으며 전량이 수입소재다. 그 다음 비중이 큰 품목은 약용작물로 총 2980억원이 사용되고 있어 전체 농업 바이오소재 수요금액의 21.9%를 차지한다. 

바이오소재 중간 수요량 9조6331억원  
박 부연구위원은 “바이오산업 특히 바이오소재 산업은 최근 정체돼 있는 우리 농업의 외연적 확대와 신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바이오산업 내 농업의 역할이 농업바이오로 매우 한정돼 있으며 바이오산업과 농업이 단절돼 있다”고 평가했다. 농생명자원의 바이오소재화와 농업부문의 바이오소재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6년 ‘바이오기업 대상 설문조사’(농경연)를 통해 도출한 국내 바이오산업에서 사용되는 바이오소재의 규모는 7794억원으로 바이오산업 총 매출액(2016년 추정)의 8.7% 수준이다. 

바이오소재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바이오식품으로 6684억원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바이오식품 총 매출액의 19.6%에 이른다. 바이오화학은 총 매출액의 7.7%인 469억원, 바이오환경은 총 매출액의 16.3%인 53억원의 바이오소재를 중간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바이오산업군 중 규모가 가장 큰 바이오의약의 경우 바이오소재 사용 비중이 1.4%로 매우 낮게 나타났으나 금액은 501억원으로 바이오식품 다음으로 컸다. 

바이오소재 수요를 품목별로 보면 식량작물의 비율이 23.3%로 가장 컸고 특·약용작물 19.8%, 미생물자원 17.6% 순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의약은 특·약용작물의 수요가 223억원으로 가장 컸고 바이오화학은 미생물자원(177억원)과 특·약용작물(118억원)의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바이오식품은 식량작물(1652억원), 특·약용작물(1179억원), 미생물자원(106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바이오환경은 미생물자원(48억원), 바이오검정·정보서비스 및 연구개발은 채소(44억원)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바이오소재라고 응답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바이오소재 중 수입 소재의 비중은 13.0%로 조사됐다. 바이오화학의 수입의존도가 20.8%로 다른 바이오산업군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바이오식품은 12.9%, 바이오의약은 10.4%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동물자원의 수입률이 26.8%로 높게 나타났으며 식물자원 중에는 식량작물이 21.7%로 수입이 많이 되고 있었다. 반면 특·약용작물의 수입률은 10.6%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이는 특·약용작물의 경우 시장에서 유통되는 양이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의 기업이 계약재배나 특정농가를 통해 소재를 수급하게 되며 품종 등의 문제로 인해 수입산을 사용하기 힘들다는 답변도 있었다. 



필요 농생명자원의 대량생산 연구 병행
바이오기업에게 바이오소재를 국내시장에서 조달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물량확보의 용이성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높은 품질과 가격경쟁력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해외에서 수입하는 경우 그 이유는 가격경쟁력으로 나타났으며 물량확보 용이성, 높은 품질, 품종 문제 순으로 응답했다. 

바이오소재 수급과 관련해 바이오기업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점은 가격경쟁력 및 가격변동성으로 조사됐다. 높은 가격이나 큰 변동 폭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장 크며, 그 다음으로 품질과 물량 확보 문제를 제기했다. 압축하면 바이오소재 수급 관련 애로사항은 가격경쟁력 및 변동성과 품질 표준화와 같은 품질 문제라 할 수 있다. 박 부연구위원은 아울러 나고야의정서 채택으로 인해 해외품종 관련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기업들은 향후 자신들이 속한 바이오산업군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소재는 미생물자원이라고 답변하는 등 미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특·약용작물, 동물자원 순으로 응답했다.  

바이오산업군별로 보면 대부분의 바이오기업들이 미생물자원이 향후 활용도가 가장 높아질 것이라 답변했고, 식물자원 중에서는 약용작물과 수산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지만 그 이외의 작물들에 대한 관심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R&D시 상품 앞서 원료의 경제성 따져야
에너지작물, 바이오농약 등은 공공R&D로
농생명연구자원은행·미생물세포공장 구축

공공R&D는 리스크 큰 분야 담당해야 
농업부문의 바이오소재 R&D 선정시 경제성 분석이 최종 바이오상품의 시장성 평가로만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지적이다. 해당 R&D가 농업부문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려와 바이오소재화 대상 원물이 실재 바이오소재 산업에서 원료로서 경제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농업부문 공공 R&D로 개발된 바이오소재 기술로 만든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더라도 기업이 수입산 원물을 사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는 것. 

이와 함께 농생명자원의 바이오소재화 시 새로운 소재 개발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바이오소재 산업에 공급돼야 할 농생명자원의 대량생산에 대한 연구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바이오소재 R&D가 농작물의 바이오소재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해당 농작물의 소재화 특성에 맞춘 재배기술 개발 및 안정화까지 포함된 연구로 확장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 기준 바이오기업의 R&D 투자 중 75.9%가 바이오의약에 집중됐고, 화장품 등의 바이오화학, 건강식품 등 바이오식품 이렇게 세 그룹으로의 집중도가 90%를 넘는다. 민간R&D는 그렇다 하고 공공R&D까지 상위그룹에만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작물의 개발과 대량생산,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바이오농약 등 리스크가 큰 분야를 공공R&D가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이 R&D에 사용가능한 소재 공급과 소재들의 기초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DB부족도 아쉬운 부분다. 일부 제공되고 있는 농생명자원의 특성평가에서 외형평가 수준의 기초평가는 60% 정도 제공되고 있지만, 바이오소재화 R&D를 수행할 수 있는 정밀평가는 15%에 머무르는 수준으로 기업의 농생명자원의 활용이 저하되고 있다. 농생명자원의 생리·생태적 특성, 내병충성, 기능성 등에 대한 평가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농업 분야의 식물자원이 23만7000여점으로 세계 6위 수준이지만 보유 식물자원이 대부분 식량자원에 편중돼 있고 바이오소재화 수요가 많은 특·약용작물의 보유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마저 전통적 농업 목적으로 인한 종자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소재화 R&D에 사용할 수 있는 식물소재(컴파운드나 메탄올추출물 형태)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미 수집된 농생명자원을 식물소재 형태로 제공해줄 수 있는 농생명연구자원은행 사업이 보고서를 통해 제안됐다. 



생리특성, 내병충성, 기능성평가DB 지원 안돼
특히 바이오기업들이 향후 가장 유망한 바이오소재가 미생물자원이라고 응답한 만큼, 우수 균주 발굴과 유용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자원 관련 R&D를 강화하고 유용물질 대량생산 및 scale-up 실증시험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미생물세포공장(가칭) 구축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농업 원물과 바이오소재 산업과의 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자체가 참여하는 농업원물의 안정적 수급 모델 구축을 제시했다. 지자체나 지자체 산하의 농업관련기관이 농가의 원료생산을 지원하거나 농가로부터 농산물을 수매해 전처리를 거쳐 기업에 판매하는 것과 같이 농가와 기업을 이어주는 역할을 예시했다. 

또한 기업이 바이오소재를 대량으로 생산하고자 하면 원료인 농업원물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품목이 아닌 특이작물이나 야생작물의 겨우 대량으로 종자를 조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농민이 원물을 재배하기 전 품종확인서를 발급하는 등의 제도 마련으로 농민은 안심하고 재배하고 기업도 안정적으로 원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산업은 사람과 윤리, 환경 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생명윤리, 환경보호 등과의 상충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법 제도에서도 산업적 이용활성화에 대한 근거규정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 바이오선진국이 규제 분석을 바탕으로 심사시간 단축이나 일관심사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바이오소재 산업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파악하고 농가-기업-소비자-정부가 충분한 소통을 통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