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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기술 융복합으로 농업 위기 넘어 신 가치 창출

[창간 8주년 특별 인터뷰]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

 

우리 농업이 심각한 환경변화에 대응하면서 미래성장동력도 만들어야 하는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는 모습입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올해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요? 이제 취임 1년이 넘은 원장님이 강조하시는 발전 방안도 듣고 싶습니다.

 
국가 R&D 예산의 건전기조가 계속되면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성과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일상화된 농업부문 환경변화에도 대응력을 높여야죠. 특히, 폭염·폭우 등 이상기상, 돌발·외래 병해충, 탄소배출규제 강화 등 농업생산성 손실 요인에 대응할 기술이 절실합니다. 농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기능하기 위해선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혁신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원은 ‘과학기술로 만드는 활기찬 농업·농촌, 더 나은 미래’라는 농촌진흥청 비전 하에 ‘농업과학기술로 농업·농촌의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원 비전을 추진합니다. ‘농업의 전환, 디지털 농업’, ‘생존의 근간, 지속가능성’, ‘국민건강과 안전 제고’, ‘농업의 도약 그린바이오’ 등 4대 전략목표를 세우고 스마트농업의 상용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후변화와 정밀처방, 농촌재생과 현장확산, 국민안전과 생태보호, 국민건강과 식품자원, 생명자원의 산업화, 생물자원의 가치화를 중점과제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 세부이행과제를 도입해 분야별 융복합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특히, 단위기술 개발이 아닌 기술 융복합으로 큰 성과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조직의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디지털 농업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 농업의 생력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농용 로봇 연구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과는 무엇입니까? 


‘주행 중심 로봇 상용화 지원’은 기반 기술 분야 신기술 시범사업과 농업용 로봇 실증 지원 사업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스마트 온실에서 작업자를 따라 이동하며 수확물이나 곁가지 같은 부산물 등을 대신 운반하는 작업자 추종 운반 로봇 △트랙터나 이앙기 등 기존에 사용하던 농기계에 장착하여 정밀하게 직진 운전할 수 있는 자동 조향장치를 농가 현장에 시범 적용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방제작업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스마트 온실 방제 로봇 △과수원 작업자를 구분, 인식하고 작업자를 따라 물건을 옮겨주고 원하는 위치로 혼자서 이동할 수 있는 과원용 작업자 추종 운반 로봇 △정밀 GPS(GNSS, 고정밀 위성항법 시스템)를 이용해 최적의 이동 경로를 설정하고 자율주행하며 잡초를 제거하는 과수원용 제초 로봇을 농가 현장에 시범 보급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기술을 종합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수확 로봇은 농작업 로봇팔 기반 기술 개발을 위해 토마토 수확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로봇의 시각을 지능화하여 수확 대상 인지(認知), 위치 결정 인식 기술, 수확 여부 판단 기술, 그리고 로봇팔(Manipulator)과 로봇손(End-effector)이 자연스럽게 동작하도록 하는 제어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농약 평가 체계 개선의 움직임이 보여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주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요?

 

국립농업과학원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농약 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해외 주요국의 농약 평가제도와 농약 업계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여 농약 평가제도를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신규 농약 원제 신청 시 원제 설명회 개최를 통해 주요 이슈에 대해 사전 논의하여 평가 업무를 효율화 하고, 농약 업계의 업무부담을 줄이고자 합니다. 형식평가 소요 기간을 접수 후 3~4개월에서 2개월 내로 단축하고 신청업체의 미비 서류보완 기간을 3주에서 3개월로 확대함으로써, 농약 업계의 부담 완화 및 충실한 서류보완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연초 농약 업계 대상 농약 평가제도 설명회, 수시 협의회 개최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등 소통을 지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 소통을 통해 농약 산업의 발전과 농약 평가의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수출지향 신작물보호제 개발에도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관련 배경과 예산, 기대되는 성과를 여쭈어도 될까요?


국내 작물보호제(농약) 산업은 국가 식량안보를 위한 전략산업이나, 원제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등 산업적으로 취약한 상황입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외래 및 돌발병해충 증가 등에 대응한 새로운 작물보호제 개발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곡물 자급률(2020년 20.2%)과 작물보호제 원제 수입의존도(2019년 97.1%) 등도 심각합니다. 원제 개발 및 농약 제품 실용화를 위한 기반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원제 수입의존도 완화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신규 원제 및 우수한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반기술 개발에 착수합니다. 


이번 ‘수출전략형 신작물보호제 기반기술 개발’ 사업 연구예산은 올해 40억 원을 시작으로 5년간 총 253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기초기반 신속 평가·예측 기술개발 5과제에 20억, 실용기반 신작물보호제 후보물질 개발 4과제에 20억이 투자됩니다. 


작물보호제 원제·농약 제품 개발 기반기술 확보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작물보호제 산업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농업 기술개발을 통한 지속 가능한 농업 확산의 발걸음도 빨라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반면 세계 유기식품(농산물 포함) 시장 규모는 약 139조원(2021년 국제유기농운동본부(IFOAM))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12.2%의 성장률이 전망됩니다.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의 하나로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등을 중심으로 ‘재생 유기농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중에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농업’ 필요성 강조(2021.11, COP27 라운드 테이블) △UN SDGs 달성을 위한 5대 실천 분야인 충분한 규모의 환경친화적 생산 촉진 실천방안으로 제안(2021. 9, UN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맥도널드 등 농식품 관련 12개 대기업의 재생 유기농업 투자확대 백서 발표(2022.11.) 등이 대표적입니다.


우리 원에서도 금년도 재생 유기농업 관련 신규 연구과제를 기획·수행하고 있으며,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재생유기농업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통해 생산자·소비자·기업·정부 간 협력 강화를 통해 재생 유기농 기술개발 및 정책개발 등을 추진합니다. 7월에는 ‘재생 유기농업 심포지엄’을 개최해 한국형 재생 유기농업 실천사례를 모으고, 관련 정책 및 향후 과제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검증 및 감축 기술 실용화에도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공정규격이 마련된 바이오차 실용화 관련 연구가 궁금합니다. 농업 분야 미세먼지 배출계수 등록 및 저감기술 실용화를 위한 심층시비 현장 실증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국가 온실가스 고유배출·흡수 계수를 개발하고 관련 통계자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농축산분야 국가 고유배출·흡수 계수를 51종(재배 29, 축산 16) 개발했으며, 2027년까지 67종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통계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농림축산식품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도 2027년까지 구축할 예정입니다.


비료 공정규격 설정으로 신설된 부산물비료 ‘바이오차’는 사용기준을 설정하여 실용화 체계를 구축합니다. 바이오차 제조사와 농업인의 혼란을 최소화 하고, 탄소중립 정책 실현 수단으로 바이오차(비료)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용기준 설정을 위해 권역별 현장 실증을 추진하며, 정부 보급 사업의 공급량 산정 계획 수립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농업 분야 암모니아 및 미세먼지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농경지 암모니아 배출계수는 논과 밭으로 구분하여, 무기질 비료 4종과 부산물비료 2종에 대해 배출계수를 개발 중이며, 2025년 9월에 배출계수를 정식으로 CAPSS에 등록할 계획입니다. 


영농부산물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 배출계수는 총 4개 작물, 6개 물질에 대해 총 24종을 개발해 CAPSS에 등록합니다. 미세먼지 전구물질인 농경지 유래 암모니아 배출 저감을 위해 깊이거름주기 기술이 벼와 콩 2종, 농자재 4종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농업생물자원 고부가 신소재 개발에서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을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는 미생물에 기반한 작물 활성 바이오 소재 개발과 국내 환경에 적합한 생분해성 멀칭필름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생물에 기반한 작물 활성 바이오 소재 개발과 관련해서는 토마토 생산성 증진을 위한 미생물 조합(컨소시엄) 개발 및 현장평가를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토마토 근권으로부터 분리한 우수한 미생물조합(3종)에 의한 토마토 생산성 증대(약 20%)에 성공했고 올해 생산성 증대 농가 현장 검정을 확대합니다.


작물 전주기 맞춤형 미생물 종합관리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지난해 수박 재배 작기에 따라 발생하는 토양장해, 병해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맞춤형 미생물 현장 적용 시험을 수행했으며 올해 미생물 활용 매뉴얼 개발 및 현장 보급에 나섭니다. 


아울러 물성과 분해성이 개선된 3층 구조의 생분해성 멀칭필름 제조 및 국산 원료를 사용한 기능성 소재 첨가 멀칭필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외국산 PBAT 필름성분의 70~75%를 국산으로 대체했습니다. 개발한 멀칭필름의 동계·하계작물 재배 효과 및 생분해성을 평가하기 위해 현장 실증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융복합 연구와 협업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나름의 성과와 리더의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우리 원 직원들에게는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해 ‘넓고 깊게’ 숙지하고, 일할 때는 ‘열정’을, 계획을 세우거나 평가할 때는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현장에 적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의 ‘디테일’까지 챙기며 기술개발을 추진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농업 분야에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민간영역과의 역할 분담과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부서 간 융복합 협업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원 전략체계를 수립하여 연구과제와 성과목표를 재편했습니다. 부서 내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해 분야 간 경계를 허무는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작년 우수성과 중 하나는 농산물안전성부와 농업공학부가 협업하여 개발한 비산저감형 드론방제기로서 병해충 항공 방제시 비산을 30% 줄여 농업 현장의 노력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공공성과 혁신성이 양립될 수 있도록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주기적으로 상호 검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구부서-지원부서 간담회, 경력단계별 역량 강화 및 연구 마인드 함양 프로그램 마련, 부서별 기관장과의 현안 대화 등을 지속해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