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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글로벌 스마트농업, 로봇 등 10대 기술이 견인

IoT‧센서, 인공지능, 3-D 프린터, 드론 기술 핵심
현 세계시장 161억불, 연평균 10% 수준 빠른 확대
하드웨어 시장이 2/3 차지, SW‧서비스업 동반성장
곡물 분야 도입 가장 활발, 축산·온실 빠른 성장중
MS사 2016년 ‘Farmbeats’ 농업특화 플랫폼 출시

 

스마트농업이 전 세계적으로 현재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OECD는 농업이 직면한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생태계 파괴, 인구 변화 및 소비자 기호 대응 등 문제 해결에 스마트농업이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농업분야의 디지털화는 서서히 진행돼 왔지만 농업·식품분야 10대 디지털 기술(2022년 4월 포브스 선정)의 발전으로 최근 큰 탄력을 받고 있다. 농식품 10대 기술은  로봇(Robotics), IoT·센서, 인공지능(AI), 3-D 프린터, 드론, XR·메타버스,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데이터 애널리틱스(analytics), 클라우드 연결성(Cloud Connectivity) 등이 포함된다. 


전 세계 스마트농업 시장은 161억불 규모로 추산되며 2025년 220억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138억불 이후 연평균 10%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이 성장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존의 거대 농업기업들은 디지털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해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추진 중이다.  존디어(John Deere)는 로봇 기업 등을 인수, 자율주행트랙터 등 스마트농기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IBM·아마존(Amazon)과 같은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016년 ‘Farmbeats’라는 농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플랫폼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전통적인 농기계기업 대동이 2020년부터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팜 등 3대 미래사업을 추진하며 농업과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길을 개척하는 등 기업의 다양한 도전과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선도기업 관심증가로 아태지역 연 12.1% 폭풍성장


그러나 2020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농업 기술발전 및 도입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스마트농업 최고 기술국(EU) 대비 70%(기술격차 4년) 수준이라는 평가였다. 스마트농업 기업에 대한 투자규모가 작고 인수합병도 거의 없었다. 지난해 8월 기준 스마트농업 관련 100억원 이상 투자유치기업은 6곳에 그쳤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은 한국 농업을 혁신해 ‘경쟁력 있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스마트농업의 발전 및 확산이 필수적이라는 중대한 인식 아래 만들어졌다. 


먼저 글로벌 스마트농업 동향과 국내 상황을 비교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스마트농업 시장 동향(2020년 MarketsandMarkets)을 보면 2020년 전체 시장 161억불에서 2025년 220억불로 성장이 추정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클라우드기반 컴퓨팅, 위성기반 원격측정 등 기술발전과 기업 간 협업·인수합병을 통해 급성장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2020년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9.8%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하드웨어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소프트웨어·서비스업이 동반 성장하는 모습이다. 2020년 95억불에서 2025년 148억불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하드웨어 시장이 전체의 2/3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도  26억불에서 46억불로, 서비스업도 13억불에서 22억불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정밀농업(2020년 45억불→2025년 74억불) 시장이 절반을 차지하면서 정밀임업(25→34), 축산(9→13), 스마트온실(9→13)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정밀농업은 센서로 수집되는 정보를 활용하여 생산 투입요소를 자동으로 정밀하게 제어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농업을 말한다. 농기계 제조업체 외 IT기업, 스타트업, 연구소 등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표] 

 

 

한편 선도기업의 관심증가로 아태지역의 빠른 성장(연 12.1%)도 예상된다. 미주, 유럽 중심에서 벗어나 빠른 인구증가로 식품수요가 증가하는 신흥시장에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농업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태지역 스마트농업(2019년 29억불)은 호주(31.8%), 일본(29.0%), 중국(22.3%)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국적농자재·소프트웨어·비농업 하드웨어·스타트업 결합

 
선진국의 스마트농업 도입에서 주체별(key actors) 역할 및 현황을 살펴보면 농업인, 기업, 중개자가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농업인은 인적자본(기본적인 교육 수준과 함께 스마트농업과 관련된 지식·기술) 수준에 비례해 스마트농업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농업 기술(하드·소프트웨어) 도입·활용의 주체이며, 기업가적 지식·기술을 갖춘 대농의 스마트농업 도입이 활발하다. 스마트농업 관련 농업인의 인적자본 축적을 위한 정부 등의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한편 기업은 기술·서비스 공급자이며, 대기업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전개되는 모습이다. 벤처캐피탈 자금이 스타트업의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한편, 전통 농업기업(농기자재)의 스타트업 인수가 스마트농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일례로 존디어(John Deere)는 로봇공학(Blue River Technology 등),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DN2K) 등을 인수해 자율주행트랙터 개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IBM·아마존 등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은 클라우드 서버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농업데이터 분석으로 정밀농업에 참여하고 있다. 


MS Farmbeats는 사용하지 않는 TV주파수를 활용해 노지 IoT와 클라우드 서버 간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데이터분석 기반 정밀농업 솔루션을 제공한다. 


선진국의 스마트농업 기업유형은 ▲다국적 농업(농자재) 기업,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비농업 하드웨어 기업 ▲스타트업 등으로 분류되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야가 결합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개자도 스마트농업 도입에 기여하면서 전문지식·기술의 발전을 요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중개자(Intermediaries)는 대학 기술지도자, 작물 컨설턴트, 농업협동조합, 농자재 소매업 종사자 등이다. 스마트농업을 이해하고 시행착오 축소로 도입 비용 절감 등에 기여한다. AI 서비스 등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 컨설팅에 집중된 중개자의 기능이 데이터 해석 등의 분야로 전환될 수 있음도 예상된다. 

 

온실, 작물의 최적 생장환경 자동제어까지 발전


품목별 스마트농업 도입 현황을 보면, 대규모 농지의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이 가능한 곡물분야의 도입·활용이 가장 활발하며, 축산·온실도 성장 중에 있다. 


곡물은 인공위성과 연결된 자율주행 농기계를 활용하고, 토양·생산량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 시스템이 최적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 도입이 시작됐다. GPS, 자율주행농기구, 데이터분석 등 스마트기술의 도입은 생산성 향상과 이윤 증가에 기여하고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축산은 사료 급여나 착유에 쓰이는 자동화 로봇이 발전했고, 노동집약적인 축산업 특성상 노동력 절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센서·카메라 등을 활용해 가축의 건강, 무게 등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축사 관리를 완전 자동화하는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과채(Specialty crops)는 수확의 기계화·자동화, 해충 탐지(센서 및 맵핑)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역시 노동력 절감이 중요하다. 


온실은 최적의 작물 생장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으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정적인 생산이 주목된다. 


주요 선진국 스마트농업 도입 촉진 및 제약 요인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도입촉진 요인은 규모화, 높은 인적자본, 사용자 친화적 기술, 데이터 소유권, 개인정보보호·보안, 소프트웨어 호환성과 신뢰도, 품목맞춤형 기술지도, 정확한 농지연구, 세제지원 등이다. 


도입제약 요인은 높은 비용, 정보부족, 기술의 복잡성·부정확성·부적합성, 사용의 어려움, 제한된 기술·금융 접근성, 기반부족, 위험기피성향, 규제, 관련 인력 부족, 낮은 인터넷 보급률 등이다. 


World Bank는 2021년 농지에 고속무선통신망 보급률이 낮고 국가간 편차가 매우 크며, 높은 모바일기기 가격과 데이터이용료가 스마트농업 확산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선진국의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노력은 첨단 기술의 현장 테스트·실증을 통한 스마트농업 접근성 강화, 농업인과 중개자의 스마트농업 역량 향상, 농업 디지털기술의 활용제고 및 확산에 필요한 핵심 기반 조성 등을 통해 지속돼 왔다. 농업 현장 문제 해결,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R&D 추진과 디지털전환 촉진 및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제도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농림수산성)은 2019년부터 스마트농업 실증프로젝트를 전국 202개 지구에서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와게닝겐 대학의 스마트농업 기술활용 역량제고 프로젝트(National Smart Farming Pilot Project: NPPL)를 2018년 200만유로를 투자해 추진했다. 와게닝겐대학연구소 스마트팜 전문가(WUR Experts)는 농업인을 도와 농업인의 정밀농업 기술교육을 지원해 스마트농업과 농업로봇의 활용성을 제고했다. 


EU 공동 유럽 농업 데이터 공간(Common European agricultural data space)은 농업생산·토양 등 공공·민간데이터의 통합·가공·공유를 위한 개방형 클라우드이다. 이를 통해 농업인은 데이터 접근성 제고와 의사결정지원 시스템 활용, 업계에서는 AI농업이 활성화되고 B2B 시장 창출, 공공부문은 부문별 분석과 정책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미국 농무부(USDA)는 농촌지역 브로드밴드 서비스 공급망 구축 비용을 지원하는 ReConnect Loan and Grant Program을 운영한다. 사회적 약자 100% 보조(3억5000만불)와 농촌 초고속 인터넷 보급(누적 18억6000만불) 등을 실행하고 있다. 


공공성이 높은 분야 R&D를 위해 EU가 2019년 Horizon 2020 프로젝트를 통해 2억유로를 농업의 디지털화에 배정하기도 했다. 로보틱스 디지털 혁신 허브(DIH) 구축, 3개의 대형 시범사업 등에 7500만유로를 투자했다. 또한 사물인터넷(IoT)과 디지털 플랫폼 이용에 8000만유로를 배정했다. 이를 통해 정밀농업의 실증(Internet of Food & Farm 2020), 디지털 농업장비간 연계와 데이터 분석 시스템(ATLAS), 농가주도 대규모 스마트팜 시범프로젝트(DEMETER)를 추진했다. 

 

농식품부 ‘스마트팜 확산 통한 농업혁신 방안’ 발표

 
가장 중요한 국내 스마트농업 추진 상황을 보면, 주체별 분석 결과, 농업인은 온실의 경우 소농이 많고 축산은 규모화된 전업농이 대부분이다. 기업은 농기자재 중소기업, 스타트업(수직농장·서비스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개자는 스마트농업 기술보다는 재배·사육 기술 전문가가 다수를 나타낸다. 


지난해 10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스마트팜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을 보면 “농업생산의 디지털 대전환을 통한 혁신성장 강화”를 내세웠다. 농업의 생산성·지속가능성·회복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스마트농업 기술·서비스 산업 육성 및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3대 추진전략으로 ‘스마트농업 혁신 민간 주체 육성’, ‘품목별 스마트농업 도입 확산’, ‘스마트농업 성장기반 강화’를 과제로 한다. 


스마트농업 지원·육성을 전담하는 중앙단위 지원기관을 운영하고,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스마트농업 육성 법률 제정·지원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농식품부 조직개편 일환으로 농업생명정책관을 농식품혁신정책관으로 개편해 스마트농업 등 미래농업 관련 법률·제도 정비,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표준화, 빅데이터 활용, 첨단농기자재 육성 및 연구개발(R&D) 등 일련의 과정을 전담토록 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농업의 확산 비전과 전략을 수행하는 원년으로서 관련 법률 제정·지원과 스마트농업 지원·육성의 틀을 마련하는 실질적인 첫 단추를 채우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