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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제네릭 회사도 ‛단독품목’이 판세 가른다

제네릭 제품도 ‘독자품목’이 매출액 견인
‘공통품목’에 기댄 가격경쟁력 이미 한계
‘단독품목’ 많은 한얼·인바이오 매출급등
아그리젠토, 단독품목수 대비 매출 ‘괄목’
과감한 투자 확대…차별화 전략이 ‘해답’

 

몇 해 전부터 국내 ‘제네릭 농약회사’들의 존재감이 돋보이고 있다. 단순히 오리지널 품목이 없다는 이유에서 ‘마이너’로 폄하되던 제네릭 회사들은 이제 매출이나 규모 면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동안 제네릭 회사들은 공통품목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꾀해 왔다면, 요즘은 다수의 ‘단독품목’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한얼싸이언스나 아그리젠토, 인바이오 등의 성장세는 해를 거듭할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물론 국내 농약시장은 팜한농·농협케미컬·경농·동방아그로·한국삼공·신젠타코리아·성보화학·바이엘크롭사이언스 등의 주요 8개 오리지널 농약회사들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6~10%대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한얼싸이언스·아그리젠토·인바이오·케이씨생명과학·선문그린사이언스·태준아그로텍 등 주요 6개 제네릭 회사들의 성장세가 더해지면서 2021년도 국내 농약시장 매출 규모는 1조6000억원(2022년 농약연보, 한국작물보호협회 발간)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6월말 기준) 주요 8개 오리지널 농약회사의 매출 규모도 1조3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본지 2022.7.12.일자 2022년 상반기 농약시장 ‘명암’≫ 올해 제네릭 회사들의 연간 매출 규모도 1500억~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3개사에 등록된 제네릭 품목도 매출에 한몫

 
국내 농약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한 제네릭 농약회사들의 견고한 성장세는 개별회사의 단독품목과 2~3개 회사만 등록된 품목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의 농약등록정보(2022년 6월말 기준)와 한국작물보호협회가 발간한 ‘2022년 농약연보’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국내 주요 6개 제네릭 농약회사별 등록 품목수는 △한얼싸이언스 183개 품목 △인바이오 161개 품목 △아그리젠토 98개 품목 △케이씨생명과학 72개 품목 △선문그린사이언스 65개 품목 △태준아그로텍 58개 품목 등으로 집계됐다.[표1]

 

이중 회사별 단독품목 등록수와 매출액 현황(2022년 6월 기준)을 보면 △한얼싸이언스는 54개 품목으로 연간 177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인바이오 44개 품목(88억여원) △아그리젠토 23개 품목(81억여원) △태준아그로텍 6개 품목(18억여원) △선문그린사이언스 11개 품목(10억여원) △케이씨생명과학 5개 품목(3억여원) 등 모두 142개 품목의 매출총액은 377억여원에 이르고 있다.[표2~표7] 이들 회사는 이외에도 2~3개 회사만 등록된 53개의 차별화된 품목을 더해 매출 규모를 끌어 올리고 있다.[표8]

 


현재 제네릭 회사의 매출액 대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한얼싸이언스의 경우 월등히 많은 단독품목(54개)을 앞세워 매출액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그리젠토(23개 단독품목)는 인바이오(54개 품목)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단독품목으로 거의 비슷한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국내 농약시장의 한발 앞선 트렌드를 선점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한얼싸이언스·아그리젠토·인바이오 등은 빈번한 화상병 발생에 따라 해당품목의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반면 태준아그로텍·선문그린사이언스·케이씨생명과학 등은 단독품목수가 큰 차이는 없으나, 태준아그로텍의 단독품목인 ‘아세타미프리드+에마멕틴벤조에이트’ 액제의 경우 제너릭 업계의 대형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네릭 회사 사세 확장에 따라 저가판매 ‘지난(至難)’ 


이처럼 제네릭 회사들의 눈에 띄는 성장세는 최근 5년여에 걸친 과감한 투자 확대의 결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령 GLP연구소 설립과 막대한 등록비용의 투자를 통해 개발한 ‘알토랑’ 같은 단독품목들이 제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라인의 증설·보완과 영업조직의 확대 등도 매출액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근래 들어 제네릭 회사들은 시장 경쟁력이 취약한 품목의 재등록을 포기하는 기민함도 보이고 있다. 특히 한얼싸이언스나 아그리젠토, 인바이오 등은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간접비용이 늘어나 사실상 ‘저가판매’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몇몇 회원제 도매상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들 회사들도 품목에 따라 가격경쟁을 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단독품목을 통해 여타 제네릭 회사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매출액 증가 대비 수익률 저조


여하튼 올해 제네릭 회사들은 고유가·고환율 등의 여파로 농약 생산원가가 급등하면서 매출액 증가 대비 이익률은 지난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산 제네릭 원제 가격의 폭등과 중국발 코로나19 셧다운의 영향으로 물류에 막대한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악화가 크게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상반기 내내 지속된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인해 병해충 발병률이 낮아져 농약 실사용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재고량이 급증해 내년 농약시장 준비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무엇보다 중국산 제네릭 원제 가격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어떤 원제를 어떤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지가 내년 시장을 준비하는 제네릭 회사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폭등한 ‘글루포시네이트 암모늄’과 ‘글리포세이트 이소프로필아민’ 등의 비선택성제초제 성분의 원제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도 그대로 유지될 경우 국내 농약시장의 수급문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하나의 악재로는 환율폭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이미 넘어섰다. 국내 농약 원제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환율인상은 곧 생산원가 상승과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가 폭등에 따른 부자재 가격과 운송비 인상도 농약회사의 경영 여건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농약회사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약 포장자재 단가는 5~11% 인상했고 증량제(약제를 묽게 하거나 약효를 늘리기 위해 쓰는 물질)는 3~11% 오르는 등 전반적인 부자재 가격 인상률은 평균 6%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에도 일부 포장자재(8%)와 부재·증랑제(10%) 가격이 인상되는 등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에만 9% 이상의 부자재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약 운송비도 올해 상반기 중에 3차례에 걸쳐 인상을 거듭했다.

 

 

“품목별 이익률 꼼꼼히 따져 선택과 집중 필요한 시기”


이렇듯 제네릭 회사들은 대내·외적 난제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가격경쟁 전략에서 벗어나 단독품목 개발·등록, 생산시설 확충, 영업조직 확대 등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농약시장은 아직도 제네릭 회사에겐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제네릭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제네릭 회사들의 매출 규모는 전체 농약시장의 10%를 넘어섰고, 회사마다 차별화된 전략과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너무 멀어 보인다”며 “예년과 유사한 방식의 기획력과 영업전략으로는 사실상 한계점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제네릭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연연하지 말고 이익률이 낮은 품목은 과감하게 도태시키는 등 품목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며 “가령 이익률이 낮은 품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 회사가 손해를 보면서 판매할 것이 아니라 연계판매 등의 영업활동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회사별로 생산공장 운영의 득과 실을 따져 생산효율이 낮은 품목은 타사에 임가공을 맡긴다거나 그와 반대로 타사제품의 임가공을 적극 추진해 공장 가동률 확대를 통한 수익창출도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