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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 칼럼

농업 Up-Stream에 대한 투자확대를

세계의 인구증가는 지금의 식량부족 문제를 장기적인 어려운 난제로 올려놓고 있다. 지구인들의 수가 90억, 100억으로 늘면 당연히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절박한 과제가 될 것이다. 우리도 먹거리의 안정적 확보에 중요한 업스트림에 대한 투자가 전략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농산물 자급 목표 설정, 필요한 농지의 확보와 보전, 농산물 생산과 소비의 구조적 전환, 생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농업인들의 삶 보장 등이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밥상 자주권’을 확보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업스트림에 대한 자금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처럼 농업, 특히 먹고사는 농산물의 수급과 가격 이야기가 여러 여론 매체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지 않았었다. 기후변화, 세계 여러 곳에서의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축소와 수급 불안정의 영향일 것이다. 모든 매체로부터 농산물 부족과 가격 인상 등을 우려하는 보도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생경하기까지 하다. 


세계의 인구증가는 지금의 식량부족 문제를 장기적인 어려운 난제로 올려놓고 있다. 지구인들의 수가 90억, 100억으로 늘면 당연히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절박한 과제가 될 것이다. 비단 못사는 국가와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끔씩 대두되는 선진국 내 식품가게 약탈을 보면 먹는 것이 어느 국가, 시기와 사람이든 우선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행히 아직 우리에게 이러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식량 자급도가 낮은 우리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먹거리 공급원을 절대적으로 외국에 두고 있는 우리이다 보니 짐짓 아닌 척 하지만 조마조마할 때가 많다. 식량 자급률이 45% 수준 대, 달리 말하면 우리가 먹는 농산물의 55%를 외국으로부터 가져온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나아가 곡물 자급률이 20% 수준 대라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축산물 생산에 소요되는 사료의 대부분을 수입한다는 실상을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못 느끼는 듯하다. 정부 역시 어떤 때는 너무 느긋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까운 일본의 대응을 보면서 하게 된다.


어느 나라든지 안정적인 농산물 자급을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농산물을 생산해서 들여오는 계획도 시도해 봤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그래서 생산성 증대에 주력해 오고 있다. 고차원의 기술을 활용한 농업을 지향하는 정밀농업이 대세인지 오래다. 이러한 기술을 애그테크(Agtech)라고 한다. 애그테크란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이다. 자주 듣는 인공지능, IT, 빅데이터 등을 결합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다.


농업에서 무슨 수익이 있어서 실용적 투자가 있겠는가 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국내 로봇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버던트 로보틱스(Verdant Robotics)가 밀리미터(mm) 단위의 정확한 농약 살포, 레이저 제초,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농작물 모델링이 가능한 다중 기능 자율 농장 로봇 개발 자금으로 2150만 달러(약 260억원)를 투자받았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대표적인 애그테크 스타트업으로는 ‘그린랩스’가 있다. 올해 초 17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약 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팜모닝’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바로 그 회사이다.


그동안 가공과 소비부분 애그테크에 집중하던 애그펀드(AgFund)가 최근에는 생산부분으로 이동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투자에서 업스트림(Upstream)은 농업바이오·농기계·수직농장 등 농식품 생산과 관련한 분야를, 다운스트림(Downstream)은 온라인 레스토랑, 농식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같은 농식품 소비와 관련한 분야를 의미하는데, 전자에 대한 투자가 후자를 상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생산이 더 중요하게 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우리 농업계에서 업스트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전 농업실용화재단)에서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지만, 규모와 정책적인 지원 강도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농업 기술금융의 90% 이상이 보증·융자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니 아직은 투자의 초기라 보여진다. 정부의 수 천억원 자금이 투입되는 농림식품기술평가원의 연구개발 자금들이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새로운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취급하려는 정책들이 많을 것이다. 그 가운데 우리 먹거리의 안정적 확보에 중요한 업스트림에 대한 투자가 전략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물론 농산물 자급 목표 설정, 필요한 농지의 확보와 보전, 농산물 생산과 소비의 구조적 전환, 생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농업인들의 삶 보장 등이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밥상 자주권’을 확보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업스트림에 대한 자금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