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1 (월)

  • 흐림동두천 6.0℃
  • 흐림강릉 11.8℃
  • 흐림서울 5.9℃
  • 흐림대전 8.4℃
  • 구름많음대구 10.4℃
  • 구름많음울산 13.2℃
  • 흐림광주 10.5℃
  • 구름많음부산 11.8℃
  • 흐림고창 10.2℃
  • 흐림제주 12.5℃
  • 흐림강화 5.9℃
  • 구름많음보은 7.6℃
  • 흐림금산 7.6℃
  • 흐림강진군 10.8℃
  • 구름많음경주시 13.4℃
  • 구름조금거제 12.1℃
기상청 제공

강창용 칼럼

탄소중립은 정치적 옵션이 아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당장 해야 하는 정책의 최고 가치로서의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과 강화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명령이다. 미래에 대응한 다수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해야한다. 하지 않고서는 대외 무역과 성장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선진국 지위 유지가 불가능하다. 어느 면을 보아도 우리는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에 다가가야 한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결코 평탄치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편안하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서, 탄소중립의 실천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준비과정 속에 있다. 후대를 위한 지금의 불편함이 동반되는 탄소중립의 실현을 정치적으로 사특(邪慝)하게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걷어차려는 사람들은, 굳이 선과 악으로 구분하고 싶지는 않지만 구분한다면, 악의 편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경제 채용, 범위의 지구적인 확장 등을 통해 물질적인 부를 향유하고 축적해 왔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거의 모든 국가들은 이러한 방향으로 경제와 사회의 발전을 강화하여 왔다. 자원과 에너지의 풍요 속에서 인류의 미래는 축복스럽기만 할 것으로 낙관해 왔었다. 그렇게 20세기까지 지구촌 국가들과 사람들은 즐겨왔다.


외면적인 화려함과 풍족함 속에서 우리는 아주 중대한 지구적 차원의 위기요소에 무감각해져 왔다. 일부 과학자들과 경제학자들에 의해 범지구적인,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그래서 잠시 멈추고 생각해야한다는 경고는 간단히 묻혀져 왔다. 그리고 21세기 초부터 ‘지구온난화’라는 유사 이래 매우 독특하고 긴박한 상수의 등장으로 지구촌은 혼란스럽다.


적지않은 나라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누구냐를 대처방안 강구에 앞서 따지고 있다. 이념과 경제의 공동선이라는 세계화의 중요성은 퇴색해 버렸다. 각 나라들은 기후문제 해결의 전선에서 또 다른 갈등에 직면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원인 제공자는 선진국인데, 피해자는 전 세계 모두이고, 대응에서도 전 세계가 동등해야한다는 논리는 개발도상국이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당연한 듯 보이는 이러한, 선진국이 더 많은 고통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과 불만 표출, 대응방안 요구가 쉽게 관철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역사를 통해 볼 때에도, 단순한 이성적 논리조차 통하지 않는 세계사를 봐도 자원과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그렇게 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 질서는 이성도 감성도 아닌 ‘힘’에 의해 작동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 현상과 그로인해 다가오게 될 미래의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한 정보가 많은 연구와 언론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되는 사실에 대해 대부분은 수긍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지금, 과거의 패러다임을 관성적으로 적용하고 유지할 경우 우리는 매우 심각하고 염려되는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응하여 여러 나라들의 협의체가 움직이고 대응방안을 연차별로 만들어 발표하고 강제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귀에 익숙한 ‘2050 탄소중립선언’은 선언이 아니다. 절박하게 실행해야 하는 목표이다. 이를 시행하지 않고, 그리하여 지구온도가 2도를 넘어서게 되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지구촌이 처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끔찍한 상황을 물려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공감하는 사람들이라면 탄소중립을 지향해야 한다.

 

미래 세대 위한 자원 절약·절감 나서야 한다  


상황이 절박하고 시행에 촌각을 다퉈야함에도 불구하고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나라를 책임지고 경영해 보겠다는 대통령 후보자 가운데 한 사람도 ‘탄소중립의 실현’을 테이블 위의 있는 다수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보는 듯하다.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걱정이 든다. 나아가 왜 우리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이러한 오류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강화를 위해 활용하는지 염려스럽기 그지없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당장 해야 하는 정책의 최고 가치로서의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과 강화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명령이다. 미래에 대응한 다수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해야한다. 하지 않고서는 대외 무역과 성장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선진국 지위 유지가 불가능하다. 어느 면을 보아도 우리는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에 다가가야 한다.


현 정부의 선도적 대응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지구온난화의 국제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발 빠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물질 풍요에서 어쩌면 절약과 절감이라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해서 재화를 생산하는 쪽이나 이들을 소비하는 쪽 모두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강하고 빠르게, 그리고 국민공감대 형성에 정부는 매진해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