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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산업 리더를 꿈꾸다] 송찬영 (주)반석산업 대표

“혼자서도 농사짓는 세상을 열겠다”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당당한 청년들이 있다. 자칭 ‘서울 촌놈들’이라고 말하는 송찬영 (주)반석산업 대표와 동료들이다. 농사와는 거리가 멀었던 서울 청년들이 전북 고창에서 농업용 기계전문 생산기업을 창업해 ‘혼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모토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반석산업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 속으로 들어가 본다.


Ⅱ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서울 토박이들Ⅱ
송찬영 대표와 그의 동료들은 농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자란 ‘서울 토박이들’이다. 그들이 (주)반석산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전북 고창에서 농업용 기계전문 생산기업을 시작했다. 현재 (주)반석산업은 기술&개발 담당, 영업&구매 담당, 경영&특허 출원 담당 총 3개 부문으로 나눠 일을 진행하고 있다. 문과 출신과 이과 출신이 섞인 독특한 조합이지만 ‘기술-영업-경영’의 삼박자를 맞춰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아직 (주)반석산업은 다소 생소하다. 창업 미션이 있다면  농촌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 농가의 이윤 감소 등 농촌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변화하는 농업 환경에 맞춰 자체 개발한 우수한 기술력의 농기계와 설비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급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자 하는 회사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운 미션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밭농사 관련 농기계들은 선택지가 별로 없고 농업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기계도 적다. 생활 전반에서 소비자를 위한 합리적인 가격의 편리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데 농업에서는 이런 면이 뒤처져 있다는 점이 너무 속상했다. 농업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농기계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두 번째는 농기계 시장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기계 시장을 살펴보면, 국내 기준에 맞게 기술 인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서 원가의 20배가 넘는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있고, 기술력이 보장된 기계라고 하더라도 농업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고가의 제품이 다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수한 기술력의 농기계를 제공하되, 이를 적정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서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바꾸고 싶다.


세 번째는 혼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벼농사와 달리 밭농사의 기계화율은 그리 높지 않다. 밭농사의 기계화율을 높여 혼자서도 농사를 짓고, 획기적인 인건비 절감을 통해 이윤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 토박이들이 다양한 농업분야에서 농기계에 집중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농촌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노동력 부족이다. 우리는 이 문제의 해답이 인력을 대체할 기술이라고 판단했다.


요즘 농촌은 갈수록 심해지는 인력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력을 대체하는 농기계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은 농업인들의 이익 극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농기계의 중요성을 인지했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요즘 농업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농업기술 발전에 대한 생각은  뉴스를 통해 종종 AI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거나 IT 기기를 활용해 농장 설비를 원격 조종하는 ‘스마트팜’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외부에서 본다면 농업기술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이것은 극히 일부 사례다. 4차 산업혁명 중 농업에 관해서도 언론에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물론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농업이 나아가야 하는 것은 맞다. 우리 역시 혼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시작했다. 하지만 농업인 개개인이 이런 기술력을 활용하기에는 인프라가 아주 많이 부족하다. 마치 스마트폰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5G를 도입하겠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농촌의 현실에 맞는, 농업인들이 정말로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를 만들고 싶었다.


Ⅱ농사를 글로 배운 청년들의 현실 적응Ⅱ
송찬영 대표는 창업 이전 금융업에 종사했고 현재 영업 및 구매를 담당하는 동료는 그의 대학 동기이며, 코스피 상장 제조회사에 다녔었다. 경제학을 전공한 두 사람은 농사가 낯선 것 외에도 기술과 기계 전문 지식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기술 및 기계를 담당할 엔지니어를 찾아다녔고, 지금의 기술 담당자가 합류하게 됐다.


전북 고창에 회사를 설립한 배경은 무엇인가?  서울에서 농기계 제조사업을 하기에는 농촌의 실제 사정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기술&기계 담당 엔지니어가 고창으로 귀촌을 하신 분이다. 그분을 따라 우리도 고창을 중심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고창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땅콩이다. 그래서 먼저 땅콩 농사 관련 농기계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선 현장에 뛰어들고 보자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첫 삽을 떠야 그 이후를 다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농기계 개발과 제작을 직접 진행하는지  봄부터 가을까지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기초로 해서 농한기인 겨울에 주로 기계를 개발한다. 우리가 아이디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용접을 하는 등 기계 제작을 직접 진행한다. 뭐든 우리 손을 거쳐 완성하자는 주의다. 우리가 직접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더 좋은 기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판매한 기계의 AS도 직접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기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농기계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소형 농기계 3개월, 대형 농기계 1년 정도다. 실제로 땅콩탈곡기를 개발할 때, 용접까지 마쳐 기계를 완성했는데 컨베이어 벨트에 흙이 끼는 문제로 계속 고장이 나더라. 흙을 바람으로 날려야 하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나 5~6개월을 씨름했다. 결국 흙은 흔들어서 날리는 것으로 해결했다. 우리가 직접 완제품을 만들다 보니 이런 ‘웃픈’에피소드도 있다.


기계를 개발할 때 우리는 크게 두 가지를 참고한다. 첫째로 농가를 직접 발로 뛰면서 들은 농업인들의 의견, 둘째로 외국의 농기계도 직접 살펴본다. 해외의 농기계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시야를 한 단계 넓혀주기 때문이다. 이외에 농협이나 농업관련 센터의 조언을 듣기도 한다. 농협 실무자들이 기계적인 부분에서 조언해주고 농업인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알려줬다. 생각해 보면 창업 이후 주위에 조력자들이 많았다. 운이 좋았다.


농업인들에게 농기계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것 같다  창업 초기에는 열정으로 똘똘 뭉쳐서 좋은 농기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막상 기계를 만들고 나니 어떻게 우리 기계를 농업인들에게 알리고 어떤 루트로 판매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창에 있는 농가를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무작정 사람을 만나 전단지도 돌렸다.


이렇게 다양한 농업인들을 뵙다보면 ‘이런 기계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것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이런 말씀들이 우리에게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는 농사의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고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는 농기계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땅콩 농사의 특성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고 농업인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스킬을 얻었다.


Ⅱ농기계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Ⅱ
㈜반석산업의 농기계를 사용한 농업인들은 꾸준하게 거래를 이어간다고 한다. 제품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농기계 예약 배송 제도도 농민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농기계 예약 배송이라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반석산업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과 편리한 서비스로 무장해 농기계 산업의 선두 주자를 꿈꾼다.


㈜반석산업 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좋은 서비스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수한 기술력의 농기계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하는 날짜에 배송해드리고 있다. 기계 성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가격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두 번째는 독자적인 기술력이다. 밭농사에서 농기계를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수작업의 퀄리티를 기계가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작업만큼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노동력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농기계를 개발했고 앞으로도 계속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서울 촌놈들이다. 단순히 농기계 개발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농업인들에게 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누리던 다양한 서비스를 지방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현재 ㈜반석산업에서 시도하고 있는 농기계 예약 배송 외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농업인들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다.


농기계 배송 서비스가 눈에 띈다  요즘 물류산업의 주요 화두인 적재적소 배송 시스템을 농기계에도 적용한 ‘예약 배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원하는 날짜에 구매 또는 임대를 신청할 경우 우리가 해당 날짜에 직접 배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농업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확실하게 구분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농기계를 선뜻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구매 외에도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기계 대여 서비스는 각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진행하고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 수확기가 되면 기계를 받기까지 20일에서 30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업인이 원하는 때에 사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기계 임대를 포기하고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의 배송 시스템을 많은 농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현재 (주)반석산업의 제품 라인은?  땅콩 농사 관련 5개의 농기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땅콩탈곡기(듀얼드럼형), 땅콩탈피기(드럼형), 땅콩수확기(체인형), 풋땅콩선별기(드럼형), 수동땅콩탈피기(수동형, 종자용 땅콩 탈피 가능) 등이다. 농업인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모든 기계는 임대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농기계는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했다. 현재 땅콩탈곡기, 땅콩탈피기, 종자용 땅콩탈피기 등 3가지 제품을 특허 출원한 상태다. 그리고 땅콩 농사 이외에 다양한 밭농사용 농기계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 (주)반석산업의 향후 계획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농기계 예약 배송 시스템의 안정화다. 모든 농민이 적재적소에 농기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한다.


두 번째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농기계 개발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회사 제품은 모두 땅콩 농사에 관련된 것이다. 현재 땅콩 외에도 다른 밭농사에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 외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다양한 작물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마지막은 농업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농기계 중고 거래를 원하는 농업인들이 많다. 마치 중고차 거래 플랫폼처럼, 농기계 상태도 진단하고 구매자와 판매자의 중간 역할을 해줄 플랫폼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농업인만을 위한 거래 플랫폼을 통해 수확한 농작물의 새로운 판로 개척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는 혼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농기계 임대 및 예약 배송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농업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