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벼 키다리병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항성 유전자를 대량 검정해 품종을 선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벼 키다리병은 벼의 키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다가 결국 말라 죽는 병이다. 2007년 이후 급격히 확산되면서 2013년에는 15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바 있다. 볍씨를 잘 소독하면 95% 이상 방제할 수 있으나 농약에 죽지 않는 균이 증식해 농가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벼 키다리병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경제적인 방제법은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키다리병을 이겨내는 유전자를 가진 국내 개발 품종은 밥쌀용 품종 ‘새누리’, ‘하이아미’, ‘영진’, 특수미 ‘아랑향찰벼’, 통일형 벼 ‘세계진미’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에 농진청은 외국에서 들여온 자원에서 키다리병을 이겨내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 DNA를 이용해 키다리병에 강한 벼 품종을 선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확인한 유전자는 기존에 밝혀진 유전자와 병을 이겨내는 능력이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두 유전자를 한 식물체에 모으면 그 능력이 20%∼45% 더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내용을 벼 분야 국제학술지인 ‘라이스(Rice)’에 게재하고, 개발한 선발마커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고종민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논이용작물과 과장은 “현재 키다리병에 매우 강한 계통을 육성 중이어서 조만간 키다리병으로 인한 생육 불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