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無食)한 나라’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과 해법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김용환 팜한농 대표는 농약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글로벌 농약 회사에서 33년간 근무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팜한농 대표직을 맡기 직전에는 제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결과를 산업과 연결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작물보호협회 월간지 ‘자연과 농업’에 4년간 연재한 칼럼과 블로그에 올린 글 등을 다듬어 이번 책을 냈다.
저자는 늘어나는 인구와 기후변화, 식량안보, 에그플레이션 등 앞으로도 계속될 농업과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진단하고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과학적, 지리학적, 정치학적 맥락에서 두루 짚어냈다.
특히 그 속에서 농약이 차지하는 위치를 진단하고 장점을 부각시킨 부분은 탁월하다. 농약의 적절한 사용으로 식량 증산이 가능한 것은 물론 산림 훼손을 줄이는 역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서도 사례와 근거를 들어 개념의 중심을 잡아준다.
또 유기농업이 소규모 농업 환경에서는 가능할 수 있으나 전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절대적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하고 있다. 가치는 존중하되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상황을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특히 농약과 생물농약, 토양개량제 등을 모두 종합해 전체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농업의 솔루션을 만들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이 같은 견해는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팜한농이 그린바이오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고 저자는 현재 팜한농을 이끌고 있는 대표로 역임하고 있다.
‘무식한 나라’는 어쩌면 농업과 농산업계의 필독서일지 모른다. 우리 농업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통찰과 더불어 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의 촉매제라 가히 칭한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