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계통농약 신청 결과 6204억원으로 집계

  • 등록 2017.02.10 23: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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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57억원 증가… 가격은 평균 3.3% 인하
개발비ㆍ유가ㆍ인건비는 오르는데…농약회사 ‘침통’
영업이익률 갈수록 곤두박질…거시적 해결책 없나

농협 계통농약 신청이 6204억원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계통농약 사업실적이 6634억원으로 집계된데 비하면 약 43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초 신청금액과 비교하면 57억원(0.9%)이 증가했다. 통상 연중 농약 추가 발주 등을 고려하면 올해 말 계통농약 사업실적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타당성을 얻는다.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항이지만, 농협의 계통농약사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청 금액으로 2013년 5388억원에서 2014년 5854억원, 2015년 5857억원에 이어 2016년에 6146억원으로 6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6200억원을 돌파했다. 5년 만에 약 1000억원의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농협 계통에 참여한 업체별로 보면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협의 자회사인 농협케미컬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의 실적을 보더라도 해마다 업체별 차이가 있을 뿐 꾸준히 성장세만 유지해 온 기업은 없다. 올해 증가하면 내년에는 떨어지는 상태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 신청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팜한농의 실적이 가장 많이 하락한 것이 보인다. 정도 경영을 외치고 있는 LG화학의 기치대로 팜한농은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지난해 중반부터 꾸준히 품목을 정리해 오고 있어 이에 대한 손실분이 계통 결과에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올해 계통 농약의 가격 인하율은 평균 3.3%이다. 역대 최대 인하라는 평가가 있다. 지난해에는 0.8%를 인하했으며, 근래 수년간 가격을 인상한 해는 없었다.


계통농약의 가격은 크게 내렸는데 신청 금액은 증가했다. 시장은 정체 상태이거나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체의 고충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가격이 인하된 상태에서 금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물량이 늘어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시장은 몇 년간 기상상황이 좋아 병해충 발생이 적었고 시중에는 재고 물량이 역대 최대치라는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보면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계통신청 금액이 늘어난 이유는 계통물량 확대라기보다는 ‘허수’가 지나치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계통신청 집계 결과대로 물량이 증가한 게 사실이라면, 농약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하량만 많아지는 격이니 시장에 악성재고가 적체될 수밖에 없어 농약업계의 또다른 골칫거리에 다름 아니다”며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가야 하는데 최근의 상황을 보면 앞을 모르고 달려가는 고속열차에 탄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이익률이 줄어들면서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워져 기업 건전성이 나빠진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9년부터 농약 등록을 위한 평가보고서를 GLP 인증시험기관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개발비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 부설 연구소들이 GLP 인증기관으로 변모하기 위해 단기간 재정 투입을 늘리고 있는데다 GLP 기관에서의 시험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최근 독성평가와 관련된 시험 항목도 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의 환경 규제로 인해 농약 원제 공급 회사들의 생산량이 줄면서 일부 원제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유가도 오르고 있다. 늘어나는 개발비와 인건비, 유가에 따라 기업의 유지비는 늘어나는데 영업 이익은 떨어지고 있다.


다수의 농약업계 전문가는 “어려운 농업 환경에 농협의 입장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농협이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농약가격에 목매기 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

심미진 기자 choubab@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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