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사상 최초 ‘계통농약 매출 1조원’ 달성을 향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에도 ‘1조 500억 원’이란 다소 보수적 매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역본부 시판 계약방식 종료와 중앙본부 계통계약으로의 통합 등 지역본부 계통계약 방식 변경에 따라 지본실적 감소(△699억 원) 등으로 2024년도 9,885억 원 대비 5.3%(522억 원) 감소한 9,363억 원에 그쳤다.
아리농약 공급액 부족도 눈에 띈다. 순수아리 농약의 순증(6억 원)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연계아리 농약 부족 영향으로 최종 257억 원을 기록, 전년(271억 원) 대비 14억 원(5.1%)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조 1,400억 원을 목표로 농협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계통농약 ‘1조원 시대’를 예고했던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부진을 면치 못한 결과다. 올해 사업 향방이 궁금한 이유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계통농약 시장점유율 확대 및 농약 가격 안정’을 기조로 계통농약 매출 목표를 ‘1조원’으로 낮춰 잡는 등 상징적 의미의 1조 매출 달성을 위한 ‘삼수’의 도전적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계획대로 최초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면 농협 계통농약 시장점유율은 국내 농약시장 전체의 57.1%를 차지하게 된다.
농협경제지주는 이를 위한 추진계획으로 △중앙본부 중심 구매 일원화를 통한 계통공급 확대 △농약 권역담당자 지정으로 현장 대응 강화 △가격차손 지원체계화를 통한 고가민원 해소 등의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아리농약 대체공급 활성화로 판매경쟁력 제고 △사업장 지원 다각화를 통한 계통사업 활성화 △제4종 복비 및 유기농업자재 계통경쟁력 강화 △양액비료 계통공급 거점농협 육성 및 체계 구축 등의 구체전략을 수립 추진하는 등 ‘농협 주도 농약시장 재편’의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처럼 농협경제지주의 올해 계통농약사업은 중앙본부 중심 구매력 결집을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와 권역별 현장마케팅을 통한 시판공급물량 계통 흡수를 방향으로 하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농협은 올해에도 팜한농, 농협케미컬, 경농, 동방아그로, 한국삼공, 신젠타 등 14개 농약제조업체에서의 1,704개 품목을 통해 연간 ‘1조 원’의 계통농약 구매·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계통농약 ‘1조원 시대’를 예고했던 2024년 1조 1,400억 원을 목표로 설정했고 이듬해에도 1조 500억 원을 목표로 야심찬 1조원 시장 석권에 도전했으나 시장은 농협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는 특히 그간 계통구매에 참여하지 못한 마이너(제네릭) 5개 제조회사(선문그린사이언스, 아그리젠토, 이엑스아이디, 천지인바이오텍, 팜아그로텍)가 처음으로 농협과 계통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문호가 개방된 만큼 ‘1조 원 시장’ 영역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지만 지켜볼 일이다.
아울러 2026년도 농협 계통농약 가격이 평균 2.0%가량 인상됐다. 0.5% 인상에 그쳤던 전년과 비교하면 농협 측의 고심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농약 제조회사들이 환율 급등과 여러 원가 상승 요인을 들어 최소 7% 이상 인상을 주장한 만큼 못내 농협 측의 통 큰 결단이 아쉽게 느껴진다. 매번 60% 거대시장의 승리로 귀결되는 듯한 기시감 승부여서 그렇다.
물론 농협, 시판, 농업인 등 각각의 입장에 따라 인상률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른데다 워낙 변수가 많은 시장이어서 농협 가격인상률과 당해 매출액 증가율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에 실망만 하기엔 이르다. 최근 5년 동안 초유의 12.5% 가격 인상률을 기록했던 지난 2023년 매출신장률 6.7%의 뒷걸음질을 제외하면 매년 가격인상률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유인해 냈기 때문이다.
가격 동결 성적표를 받아든 2021년에는 6.9%라는 큰 폭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고, 4.5%의 가격인상률을 기록했던 2022년에는 무려 14.0%의 기록적인 매출성장률을 일구어냈다. 1.0%의 가격 인상 성적표를 낸 2024년에는 전년도 2만 402톤보다 3.9% 감소한 1만 9,612톤의 출하량을 기록했음에도 2.8%의 매출 증가를 만들어 내 사상 최초 농약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2025년에는 농협 측의 ‘동결’과 농약회사 측의 ‘3% 미만 인상’ 요구로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0.5% 인상이라는 사실상 동결 성적표를 받아들어 ‘농협계통 무용론’까지 제기됐으나 12월 말 현재 주요 농약회사 매출총액은 2.7%(추정)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그럼에도 매년 환율을 비롯한 제반 가격과 인상 요인을 떠안아야 하는 제조사들로서는 인상률이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매출 증가는 곧 고유 기업목적 외에도 우수약제의 신속 개발 보급과 양질의 안전농산물 생산으로 연계되기 때문이다. ‘농가부담 경감’이라는 농협 측의 외관 명분을 넘어서기도 쉽지 않다. 마냥 부담을 감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매년 가격 인하와 동결로 일관한 2021년 이전과 비교해 최근 5년 동안 이어진 대소의 인상률로 만족해야 하는가의 자조적 자위가 있을 정도다.
중앙본부 중심 구매일원화…계통공급 확대
농협경제지주의 올해 계통농약사업 세부 추진계획에 따르면, 먼저 중앙본부 중심 구매 일원화를 통한 계통공급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역본부 계통 성장에 따른 중본계통 사업이 정체되고 시판상 가격교란 행위가 성행함에 따라 ‘시판공급물량 500억 원 이상을 중앙본부 계통으로 흡수’ 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물량결집·연합구매 추진으로 장려금 수취 증가 및 구매가격 인하 등의 구매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판물량을 계통으로 흡수하고, 시판 덤핑판매 및 가격차손 발생 등 20개 이상의 주요품목의 지역별 상시 통합구매로 할인농약 공급을 더욱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공급시기는 기존 비수기(11월) 1회에서 비수기 포함 상시구매 체계를 구축한다.
농약 권역담당자 지정…현장대응 강화
농협경제지주는 또 ‘농약 권역담당자 지정으로 현장대응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권역별(중부·영남·호남) 관리담당자(3명)에 지역본부를 더하는 ‘농약 권역담당자’를 통한 현장에 실시간 대응하고 차손과다 발생 지역과 계통참여 저조 시군별 그룹화를 통해 ‘농약활성화 협의회를 구성’하여 시군 맞춤형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성은 자재부 권역담당자와 지역본부, 지역농협(경제상무 등) 등이며, 분기 1회 구매협의회와 계통활성화 마케팅 활동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농협-시판 경쟁 심화에 따른 현장마케팅 및 판매장 관리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차손 지원체계화…고가민원 해소
농협경제지주는 가격차손 지원확대 및 관리체계 마련으로 지원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가격차손 지원체계화를 통한 고가민원 해소’ 전략도 수립했다. 이를 위해 고가민원·가격차손 발생 주요 지역 先가격할인 및 현품지원을 확대하고 가격차손 지원 DB화를 통한 현장마케팅 및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농협 손실액 보전 및 사후적 지원으로 시판경쟁 대응에 일부 한계가 있다는 배경에서다. 지원대상은 계통이용률 75%이상 또는 중본 10억 원 이상 중앙본부 계통농약이며, 지원한도는 계통구매액 2.5% 이내로 방법은 차손지원 및 현품 지원이다.
아리농약 대체공급 활성화…판매경쟁력 제고
농협은 또 아리농약 원가수준 공급 및 상품리뉴얼을 통한 저가농약 가격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아리농약 대체공급 활성화 판매경쟁력 제고’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정부 주도 농약업체 구조조정에 따른 중소업체 통폐합으로 덤핑물량 증가 등 중국산 제네릭 약제 유통에 따른 가격교란이 성행하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이에 농협은 아리농약 원가수준 공급으로 제네릭 제초제 시장 가격에 적극 대응하고 취급 우수농협 판매지원을 통한 담당자 사기를 제고하는 한편 아리농약 상품 리뉴얼을 통한 사업 활성화를 도모한다.
사업장 지원 다각화…계통사업 활성화
농협경제지주는 이외에도 자재판매장의 전방위적 지원제도 강화로 판매장 계통활성화를 추진하고 처방능력 향상 및 할인공급 지원으로 계통사업장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사업장 지원 다각화를 통한 계통사업 활성화’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중본계통 우수농협과 자재센터 현대화 농협, 시판 강세지역(소규모) 등을 대상으로 농약 방제 지원차량 및 드론 등 방제장비를 지원하는 방제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한 계통농약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계통(중본) 사업 선도를 위한 110명 내외의 방제처방사와 40명 내외의 식물보호사, 1,300명 내외의 보직공모자 선발을 통해 전문가조직 운영 내실 강화를 통한 계통사업 선도적 역할을 확대하고, 기타 지원제도 확대로 계통사업 결집을 유도하기로 했다.
제4종 복비 및 유기농업자재…계통사업 강화
농협은 또 식물영양제는 품목·성분이 다양한데다 일반 비료 대비 고가인점을 감안, 우수업체·품목 확대 및 계통품목의 품질관리를 강화한다. 농협 PB상품(‘아리’ 상표) 출시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4종 복비 및 유기농업자재 계통사업 활성화’를 적극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2025년도 계통 제4종 복비 및 유기농업자재 사업실적을 보면, 전체 2,471억 원으로 이중 계통이 989억 원(40.0%)이며 전년도 2,426억 원 대비 36억 원(3.8%)이 늘어났다. 또 추가장려금 및 예약신청 인수장려금 지급 혜택이 주어지는 ‘아리친환경영양제’ 사업 활성화도 추진한다.
양액비료 계통공급 거점농협 육성…체계 구축
농협경제지주는 스마트팜 등 시설재배 확대로 양액비료 수요를 지속 확대하기 위한 ‘양액비료 계통공급 거점농협 육성 및 체계 구축’의 구체전략도 수립했다.
육성규모는 20개소 내외로 양액용비료 물류거점 및 계통사업 선도 역할을 부여받게 되며 위험물창고 설치 및 관리담당자 육성 등 다각적 지원이 이루어 진다. 자회사와 연계하는 계통공급체계도 구축한다. 비료는 남해화학과 농협무역 등과 연계, 수입을 다각화해 품질 및 가격 안정에 기여한다. 또 거점농협과 연계해 농가직송을 추진함으로써 운송 효율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