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벼농사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날개 편다

  • 등록 2025.07.17 20:32:04
크게보기

[탐방] 박범호 호산비전 대표

 

한국의 벼 모심기가 달라졌다. 모를 심는 이앙기에 LCD터치스크린을 적용한 측조시비기를 장착해 이앙작업과 동시에 코팅 완효성 비료를 살포하고, 전자식리모콘터치조작과 디지털제어 방식 제초제살포기를 설치해 제초작업까지 한번에 진행한다. 여기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직진자율주행 키트를 장착하면 GPS를 이용하는 자율주행으로 혼자서 정확하고 빠르게 모를 심을 수 있다.


논농사에서 IT와 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정밀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순수 국내 기술기업 호산비전이 있다. 2003년 창립한 호산비전은 일본산 측조시비기만 있던 시절 최초로 국산을 개발하여 20여년간 수도작 농업인들과 동반했다.

 

 

호산비전의 제2대 사장인 박범호 대표는 “해마다 4월에서 6월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고 말했다. 조생종 벼를 심는 강원도부터 남도 땅끝 진도, 해남까지 제때 벼를 심어야 제철 수확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측조시비기가 수도작 기계 핵심 부착기인 만큼 지역 대리점들과 본사 직원들의 A/S가 혼신을 다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호산비전의 측조시비기는 7세대까지 진화했으며 이제 일본산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부터 중국에도 진출하여 매년 수백대의 물량을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법인을 설립하는 기반이 됐다.


“일본산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은 차치하고도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소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이죠. 20년간 농업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것이 현재의 시비기입니다. 국산은 물론 일본산까지 모든 승용이앙기(6조식, 8조식)에 장착이 가능해요. 일본산에 비해 부품 가격이 최대 5분의1 수준입니다. 빠른 A/S도 앞서는 장점입니다.”

 

2023년에 출시, 이앙동시 작업이 가능한 제초제살포기도 국내 최초 개발이었다.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중국 국영기업을 통한 수출이 큰 화제가 됐다.


크지 않은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직접 투자해 농업기계를 개발하는 일은 그 자체가 도전이면서 각고의 시간이었다. 호산비전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농업기계를 만들겠다는 바람이 첨단 농업 솔루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율주행 솔루션 컴파스(Compass)’가 시장의 첫 시험대에 올랐다. 컴파스는 이앙기와 트랙터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직진자율주행 키트 형태로 출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위성항법시스템 GPS 송신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휴대송신탑을 적용해 더 많은 위성수 사용으로 정밀도를 높이고 통신 끊김을 줄였다.


설치 농업인들로부터 “작동이 어렵지 않고, 원하는 모심기 간격을 정확히 맞춰서 작업할 수 있다”, “주행에 신경쓰지 않아 피로도가 덜하다”, “작업시간과 인건비가 크게 줄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호산비전은 벼농사 기계를 필두로 정밀농업 토털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대동과 함께 2022~2024년 개발 완료 후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농기평 과제까지 선정된 ‘변량시비기’ 개발이 있다. 토양의 깊이에 따른 시료 분석을 통해 각 토양 구성에 맞는 최적의 성분과 정량을 조절해 시비하는 방법과 그에 맞는 기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제초제살포기에 이어 국내 최초의 이앙동시 살균살충제살포기 연구 개발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테스트베드를 4군데 진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올해 국내 박람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후 내년부터 보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팅 완효성 비료를 생산하는 국내 유수의 비료기업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호산비전의 측조시비기를 구입하는 고객이 자연스레 파트너사 코팅비료를 지속 사용할 수 있는 제휴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시장을 넓힐 수 있는 밭작물시비기까지 개발한다는 목표이다.

 

 

코팅비료의 환경적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으로 액체비료를 내장한 일종의 물통을 시비하는 방안도 고안하고 있다.


내년부터 4종복비 시장에 대한 도전도 예고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호산비전의 정밀농업 토털 솔루션의 한 파트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디지털 스마트 농업이 큰 줄기가 된 만큼 외국산에 하나를 내주면 데이터의 호환 때문에라도 국산이 설 자리가 더 없어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종합형 농기계 기업과 손잡고 폭넓은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농업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지속 가능한 한국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은원 기자 wons@newsfm.kr
Copyright @2016 newsFM.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영농자재신문(주) 서울시 광진구 구의강변로3가길 33 (구의현대7단지 상가동) 303호 발행ㆍ편집인 : 이은원 | 전화번호 : 02-456-1005 ㅣ 팩스 : 02-456-2060 Copyright ©2016 newsF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