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상 가축분퇴비의 대명사로 인정받는 바래봉비료가 또 일을 냈다. 지난달 6일 ‘농림부산물바이오차’와 ‘가축분바이오차’에 대한 비료생산업 등록을 마치고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전북 남원에서 창립한 바래봉비료영농조합법인은 가축분퇴비 업계에서 쉼 없는 도전의 역사를 기록해 왔다.
“처음에 어렵게 만든 가축분퇴비가 거름발 좋은 노랑비료라 불리며 지역민의 사랑을 받을 때 참 뿌듯했어요. 그때부터 새로운 기술 도입과 현장의 다양한 실험들을 계속해 왔습니다. 비료 분야에 뛰어든 이상 피할 수 없는 숙명이죠.”
늘 한발 앞서 새로운 시장을 준비해 온 박영수 바래봉비료 대표이다. 올해 4월 부산물비료의 한 종류로 비료공정규격이 설정된 ‘농림부산물바이오차’와 ‘가축분바이오차’가 다시 한번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사업 전망에 대한 고민을 해왔어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부산물비료산업도 전환점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바이오차는 생산자와 사용하는 농업인 모두 탄소 감축과 친환경에 기여하면서 향후 경제적인 보상도 얻을 수 있어요. 특히 가축분바이오차는 가축분퇴비를 뛰어넘는 영양분과 냄새 문제 해결도 장점입니다.”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바래봉비료는 이번 ‘농림부산물바이오차’와 ‘가축분바이오차’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펠렛 형태의 완효성 비료 관련 특허를 기술이전 받았다. 입상 가축분퇴비를 누구보다 앞서 시장에 내놓았던 바래봉비료이다. 박영수 대표는 회사의 기존 노하우와 이전받은 기술을 접목해 또한번 시장을 놀라게 할 명품 바이오차를 준비하고 있다.
유기산 풍부한 감귤박 더해 농업인 선호
350℃ 이상에서 열분해하여 탄화의 과정을 거치는 바이오차는 가축분퇴비와 다른 공정을 밟아야 한다. 박 대표는 모든 선입견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바이오차의 개발에 나섰다.
이번에 출시할 ‘농림부산물바이오차’에는 왕겨숯과 감귤박을 원료로 적용했다. 왕겨숯은 탄소를 저장하고 토양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발생을 줄여주는 역할로 우리 농사에 활용돼 왔다. 마침 가까운 지역에서 질 좋은 왕겨숯을 생산하고 있어 활용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번 바래봉바이오차의 차별성은 제주에서 들여온 감귤박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상 가축분퇴비 납품을 위해 오가던 제주에서 우연히 감귤박을 만나게 됐다.
“감귤주스를 짜고 남는 것이 감귤박이에요. 유기산이 풍부해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큰 원료입니다. 제주는 감귤과 관련된 산업이 많아 감귤박의 처리에도 고심하고 있죠. 오랫동안 감귤박을 연구해온 기업을 통해 그 효능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감귤박은 입상 바이오차를 만드는 데에 ‘신의 한 수’를 보여줬다. 적절한 유수분을 갖고 있어 비료를 펠렛화 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원료였다. 더구나 질 좋은 토양에 필요한 유기산을 품고 있는 감귤박 바이오차에 농업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가축분바이오차’에는 감귤박과 함께 계분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바래봉은 우분·돈분을 적절한 비율로 사용해 ‘바래봉가축분퇴비 1등급’과 ‘바래봉퇴비 입상’을 농가에 공급해 왔다. 이제 계분을 활용하면서 지역의 더 많은 가축분을 처리·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도입한 원료와 기술 그리고 비료 입상 제조 노하우를 접목하여 탄생하는 가축분바이오차는 ‘바래봉바이오차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농업인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바래봉비료는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가축분퇴비 입상 수출 계약을 맺고 올해 5월 24일 40톤을 첫 선적했다는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다. 2020년 가축분퇴비 입상 40톤을 베트남에 수출하며 일찌감치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수출 문도 곧 열릴 예정이다. 그뿐인가. 2022년에는 텃밭·화분·베란다정원·주말농장 등에 특화된 500g 소포장 비료를 출시하며 도시농업용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영수 대표는 “모든 시도와 도전이 성공한 것이 아니다”라며 웃는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도입하며 민관학연의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연구와 실험에서 많은 것을 배워 왔다”고 말한다.
이번 바이오차 제조설비를 준비하며 박영수 대표는 가축분을 농업시설 등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가축분의 고체연료화는 우분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면서 농가의 에너지 비용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다. 특히, 이번 바이오차의 제조 시설과 가축분 고체연료화를 하나로 묶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통합적인 제조설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조심스레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