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이어지는 고온으로 벼멸구의 세대교체가 빨라지면서 수확을 앞둔 충남 서해안 일대 논에 비상이 걸렸다. 보령과 서천에서 잇따라 벼멸구 밀도 증가가 확인되면서 농가의 적기 방제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전남 고흥에서도 벼멸구 발생이 확인됐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31일 농촌진흥청, 충청남도농업기술원과 벼 병해충 중앙·지방 합동 예찰을 벌인 결과 웅천읍·주산면·미산면 등 서해안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벼멸구 밀도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남 고흥군도 최근 관내에서 벼멸구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고온이 지속될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며 농가에 발생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찰하고 적기 방제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충남 서천군농업기술센터(소장 김도형)도 병해충 정밀 예찰에서 미르찰·한아름찰 등 감수성 품종을 중심으로 벼멸구 약충과 성충의 밀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농가에 서둘러 방제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벼멸구는 중국 남부와 베트남 등에서 기류를 타고 날아오는 대표적인 비래해충이다. 서천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 6~7월 관내로 유입된 벼멸구가 최근까지 이어진 폭염의 영향으로 세대 증식과 개체 수 증가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 역시 고온이 9월까지 계속되면서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증식 기간도 길어져 수확기 피해 위험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상고온으로 벼멸구가 빠르게 번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벼가 무더기로 말라 죽는 집단 고사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문제는 벼멸구가 수면에서 10㎝가량 위쪽의 볏대 하단부에 붙어 즙액을 빨아먹는 습성 탓에 논 밖에서 겉모습만 봐서는 초기 발생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밀도가 높아지면 벼 생육이 위축되고 등숙률이 떨어지며, 심하면 벼 포기가 무더기로 말라 죽는 ‘호퍼번(hopper burn)’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논 안쪽까지 들어가 볏대 아래를 직접 살피는 예찰이 필요한 이유다.
방제 기준은 중만생종 기준으로 포기당 약충과 성충이 2마리 이상 확인될 때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는 이 경우 지체 없이 방제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출수 이후 벼 포기가 무성해지면 약액이 볏대 아래까지 닿기 어려운 만큼 벼멸구 적용약제를 골라 약액이 포기 하단부까지 충분히 도달하도록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공동방제를 마친 논이라도 발생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밀도가 높거나 추가 발생이 확인되면 적기에 추가 방제를 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수확이 임박한 시기인 만큼 농약별 안전사용기준과 수확 전 사용일수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논 안쪽까지 들어가 볏대 아랫부분을 살펴보고, 중만생종 기준 포기당 약충과 성충이 2마리 이상이면 신속히 방제해야 한다”며 “약액이 볏대 아랫부분까지 도달하도록 살포하고, 수확 전 농약 안전사용기준을 반드시 준수해 달라”고 말했다.
방주영 서천군농업기술센터 식량작물팀장은 “농가에서는 논을 수시로 살펴 벼멸구 발생 여부와 밀도를 확인하고, 공동방제를 실시했더라도 필요할 경우 추가 방제에 나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