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집중호우로 논에 밭작물을 재배할 때 과습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배수 기술을 적용하면 참깨 입모율이 대조구보다 3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 국립식량과학원은 이달 1일 경남 진주시 명석면에서 밭작물의 안정적인 논 재배를 돕는 배수 기술을 선보이는 내탈립 참깨 품종 ‘하니올’의 콤바인 수확 연시회를 열었다.
논에 타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배수 개선 기술의 효과를 입증하고, 참깨 기계화 재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연시회에는 국립식량과학원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진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를 비롯해 농업인, 생산자단체 등 100명이 참석해 ‘하니올’의 생육 상태와 수량을 비교하고 콤바인 수확 과정을 지켜봤다.
농진청은 지하 수위가 높은 논에는 땅을 따로 파지 않고 배수관과 소수재를 동시에 묻어 물 빠짐을 돕는 ‘무굴착 땅속배수기술’을, 지하 수위가 낮은 논에는 가장자리를 깊이 50cm로 터파기해 이랑과 수직으로 물 빠짐 골을 조성하는 ‘도랑배수기술(명거배수)’을 각각 시공했다. 특히 올해는 땅속배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 배수관 외에 필터매트를 수직으로 매설해 배수를 유도하는 수직배수관을 보조적으로 함께 설치했다.
그 결과 무처리 대조구의 평균 토양수분이 37.4%였던 반면, 땅속배수는 30.1%, 도랑배수는 31.6%로 각각 19.6%, 15.6% 낮게 유지돼 과습 피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내린 뒤 지하 수위가 낮아지는 속도도 대조구는 하루 10mm에 그쳤지만 도랑배수는 31mm, 땅속배수는 46mm로 대조구 대비 최대 4.6배 빨랐다. 5~6월 진주 지역 집중호우 직후에도 대조구는 지하 수위와 토양수분이 오래 높게 유지되며 생육 저하가 뚜렷했던 반면, 배수기술을 적용한 재배지는 지하 수위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수분이 신속히 제거됐다.
원활한 배수 환경이 조성되면서 하니올의 생육도 양호했다. 하니올은 꼬투리가 익어도 낟알이 잘 떨어지지 않아 기계수확에 적합한 품종이다. 이번 시험재배에서 배수기술을 적용한 논의 하니올은 초기 입모율이 82%로 대조구(28%)의 2.9배에 달했다. 잦은 비로 인한 습해 피해 없이 줄기와 꼬투리가 정상적으로 발달한 결과다.
이날 연시회에 참석한 강동규 농업인(국립식량과학원 현장명예연구관)은 “논에 배수 기술을 적용하면 잦은 집중호우에도 침수 피해 없이 참깨를 안전하게 재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석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쌀 적정 생산과 식량자급률 제고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논에 밭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배수 개선과 기계화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며 “이번 연시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지역기관들과 함께 현장 보급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