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물러간 콩밭에는 병해충이 몰려온다. 여름철 날씨에 따라 병 발생 양상이 달라지고, 나방류 애벌레와 노린재가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콩꽃이 피는 8월 초는 침수에도 가장 취약한 시기다. 개화기 전후 한 달 남짓한 생육 중기 관리가 한 해 콩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셈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15일 콩 품질 향상과 안정 생산을 위한 생육 중기 관리 요령을 발표하고, 병해충 예찰과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다.
콩의 병은 날씨가 좌우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잎과 꼬투리, 콩알까지 보랏빛으로 변색시키는 자주무늬병과 잎에 점무늬가 번지다 조기 낙엽을 부르는 불마름병이 기승을 부린다. 저온다습하면 잎 뒷면에 회백색 곰팡이가 솜털처럼 피는 노균병이, 고온건조하면 식물체 전체가 갈변해 시드는 균핵마름병과 바이러스병이 많이 발생한다.
바이러스병은 잎에 모자이크·황화 증상이 나타나고 잎 가장자리가 쭈그러드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진딧물 등 매개충이 옮기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식물체가 위축되고 종자에까지 영향을 준다. 잔뿌리부터 검게 썩어 들어가 심하면 식물체를 말려 죽이는 검은뿌리썩음병도 경계 대상이다.
생육 중기 콩밭의 주요 해충은 나방류 애벌레와 노린재류다. 파밤나방은 7월 상순부터 8월 하순까지, 담배거세미나방은 7월 중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발생량이 많다. 애벌레가 커지면 방제가 어려워지므로 발견 즉시 약제를 처리하되, 발생 초기에 등록 약제를 7~10일 간격으로 2~3회 살포한다.
노린재류는 개화기 전후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가 어린 꽃과 꼬투리를 가해한다. 발생 초기에 등록 약제를 10일 간격으로 2~3회 뿌리면 되는데, 비행이 활발한 해충인 만큼 활동이 뜸한 이른 오전에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제는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PLS)에 따라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맞춰 써야 한다. 등록 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마기 이후에는 배수로부터 정비해야 한다. 콩꽃이 피는 8월 초는 침수에 매우 취약한 시기여서 재배지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미 잠겼다면 신속히 물을 빼고 잎에 비료를 줘 피해를 줄인다. 잡초는 식물체 외형이 형성되는 파종 후 40일까지 잡아야 양분 경합에 따른 수량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수확량을 끌어올리는 비결은 '중경배토'다. 콩 초기 생육 단계에 골 사이를 긁어주고(중경) 그 흙을 어린 식물에 북주는(배토) 작업으로, 토양의 물빠짐과 통기성을 높이고 새 뿌리 발생을 촉진한다. 파종 직후 토양처리 제초제를 뿌리고 본엽 2~3엽기에 관리기나 트랙터 부착용 배토기로 중경배토를 하면, 사람 손으로 김만 매는 것보다 수량이 16% 늘고 잡초 방제 효과도 89.9%에 달한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다만 시기를 놓치면 줄기가 굳어 새 뿌리가 잘 나지 않고 기존 뿌리가 잘리는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늦어도 꽃 피기 10일 전까지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
고지연 농촌진흥청 스마트생산기술과장은 "장마 이후 생육기 관리가 품질 좋은 콩의 다수확 성패를 결정한다"며 "시기적절한 재배 관리와 병해충 방제로 콩 안정 생산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