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소면적 재배 작물의 그룹화와 같은 방식의 ‘수목류 농약의 등록 시험 그룹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활권에 다양하게 식재되어 있는 수목의 종류나 병해충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처방할 수 있는 농약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문제 인식 풀이 차원으로 읽힌다.
수목 병해충 방제를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농약을 이용한 화학적 방제인데 반해 일반작물과 달리 수목류의 병해충 발생이나 피해가 빈번하거나 상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더욱이 소나무재선충과 같이 병해충 피해로 인해 나무가 고사하는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역시 드물다는 점. 이에 농약 등록의 필요성이 작물보호용 약제에 비하여 적을 수밖에 없고 등록비용의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목용 등록 농약의 수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에서 비롯된 의미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동운 경북대학교 곤충생명과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수목 병해충 방제를 위한 등록 농약의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하고 현행 농약관리법의 약효·약해시험 기준과 방법을 준용할 경우 경제성이 부족하여 적용농약의 등록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다양한 수목들이 산림과 생활권에 생육하고 있고, 병해충의 종류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목 해충 방제용 등록 농약은 36종에 불과하다. 병해 방제용 등록 농약 역시 69종에 불과하여 일반 작물 등록 약종 수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수목류의 경우 일반 소면적재배 작물과는 다른 범주의 농약사용 대상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일본의 경우는 수목류로 통합하여 적용하고 있고 미국은 관상용 식물로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생활권 수목에 대한 농약 등록시험의 경우 그룹화는 필연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며, 그룹화의 방향성은 생활권에 식재가 많은 수종과 피해가 많은 병해충을 우선적으로 목록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식재 많은 수종·피해 큰 병해충 우선 목록화
약효·약해시험을 위한 대표 수종도 선발하였다. 식재빈도가 높고, 식재면적이 많은 수종을 시험의 대표 수종으로 선발하고 반면, 생활권에 식재되고 있는 수종들이지만 기존에 식용작물에서 농약이 등록되어 있는 수종이나, 밤나무와 같이 임산물로 농약이 등록되어 있는 수종은 배제하는 등 동 시험법 제안을 위한 이 교수의 노력은 매우 구체적이다.
수목류에 적용할 수 있는 그룹화를 위해 생활권에 식재되어 있는 수목 종류에 대한 현장 조사도 실시했다. 46개 시의 도심 공원과 96개 아파트 단지에 식재되어 있는 수목을 조사한 결과 모두 77과 367종의 수종을 확인했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층위별로는 아교목 수종이 57과 210종으로 가장 많았고 관목이 50과 181종, 교목은 37과 120종이었다.
세계적으로도 경향은 다르지 않다. 소면적 재배 작물과 같이 농약 사용량이 적은 경우 경제적 이유를 내세운 농약회사들의 소극적 등록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이는 결국 농업인들이 소면적 재배 작물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잔류농약 모니터링에서 소면적 재배 작물의 농약 검출률과 부적합률이 높아 그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면서 소면적 재배작물에 대한 약효와 안전성 그룹화 적용 연구 등을 통해 현재의 소면적 작물의 농약등록 시험 그룹화가 시행되고 있다.
농약관리법의 대상이 되는 농작물은 식용이나 경제적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재배하는 작물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데 반해, 생활권 수목을 포함한 수목류의 경우는 식용 목적으로 재배하거나 관리되는 식물이 아니다. 농어업재해방지법 제2조 제4항의 농작물의 범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이동운 교수는 “비식용으로 경제적 수익을 목적으로 식재되어 있는 공원이나 주택지, 도로변과 같은 생활권의 수목류는 기존 농작물의 범주와는 다른 개념으로 등록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현실적 기준을 제시하고 “실용적 측면의 고려가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표했다.
또한 기 그룹화 되어 있는 수목류의 그룹 명칭을 실제 적용 대상인 ‘비식용 수목류’로 변경하고 기존 고시에 단풍나무류, 벚나무류, 참나무류, 철쭉류로 구분하여 그룹화되어 있는 매미나방의 그룹화 항목 또한 ‘비식용 수목류’로 통합하여 대표 수종을 선정하는 등 ‘비식용 수목류’에 대한 약효·약해 시험 기준과 방법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산림 수목의 경우도 조림이나 각종 영림 활동을 통해 경제림을 조성하여 경제적 목적으로 관리하는 산림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식용이나 약용 목적으로 수목을 관리하는 경우가 아님에도 기존의 농작물을 대상으로 하는 농약등록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이동운 교수는 끝으로 유비무환이라면서 “상시화되고 있는 이상기후나 식재 수종의 변화, 국제 교역 확대로 인한 외래 병해충 도입 빈도 증가 등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환경부 등 유관기관 간 긴밀한 소통과 함께 농약 업계와 작물보호협회 등의 공동 대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