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보호제 뒤에 숨겨진 ‘안전한 眞實’을 보자

  • 등록 2026.06.16 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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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비료 농기계 종자…농업생산 핵심 요소
독(毒)에서 과학으로…스마트 농업 이끌 ‘藥’
바이오·첨단테크 결합… ‘미래형 농약’ 기대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 인생삼여(人生三餘)다. 자고이래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지만, ‘여유로운 마음’이 곧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명제인 셈이다. 농업인의 길은 과연 무엇과 연계돼 있을까? 영농철 내내 들녘을 누벼야 하는 농업인의 하루하루 고단한 삶은 특히 ‘하루 저녁’과 ‘일년 겨울’의 여유로움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싶다.


본격 영농철이다. 농약 비료 농기계 종자는 농업생산의 핵심 요소다. 어느 것 하나만 중요하지 않다.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곧 풍년농사의 출발점이다. 고품질농산물 생산과 농가소득 향상과 맞닿아 있다. 특히 최근들어 스마트농업 기술과 친환경농자재 활용이 확대되면서 생산성 향상은 물론 동시에 환경보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농자재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많이 사용하기보다 작물과 토양 상태에 맞게 필요한 만큼 적정하게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약해발생은 물론 농산물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료 또한 지나치게 사용하면 작물의 생육 불균형과 토양이나 수질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종자는 면적과 품종특성에 맞게 적정량을 파종해야 한다. 농기계는 작업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비용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오·남용의 후과가 가장 큰 자재라 할 수 있는 작물보호제, ‘농약(農藥)’에 대한 의문점과 올바른 사용, 그릇된 인식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농자재, 많이 보다 필요한 만큼 ‘적정하게 사용’


아이로니컬하게도 농약을 비판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관련 학문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문가들이다. 현재의 연구나 기술 발전에 대한 문헌이나 자료들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농약에 관한 과학적이고 보편타당성이 있는 의견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농약은 위험한 것’이란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거두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중의 시선은 농약은 왜 사용해야 하는가. 필요성은 어디에 있는가로 모아진다. 학문적 견해를 끌어오지 않아도 된다. 십중팔구의 농업인들이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실제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그 사용 필요성을 ‘입증(立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해보다 사실을 봐야 한다.


모순과 부조화는 또 있다. 농약이 오늘날의 위험물처럼 인식된 것은 ‘오용(誤用)’에서 비롯된 사실상 착시다. 집요한 악용(惡用)이 불러온 그래서, 고착된 멍에다. 농약을 이용한 자·타살자 발생의 대대적 보도에 기인한 부정인식의 잔재다.


대중들은 흥미있는 뉴스가 없는 매체를 굳이 구입하려 들지 않는다. 저널리스트들 또한 자극적인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독자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글을 쓰고 활동한다. 그 결과가 ‘미지의 위험물’을 생산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실제 농약을 사용한 농작물이 중독원인이 됐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건은 단 한 번이라도 있었나? 인식에는 없다. 만약 농약이 사람이라면 이 얼마나 억울한 족쇄이겠는가.


농약 자체가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문명 이기가 그러하듯 ‘사용법 준수’라는 전제하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모든 물질의 위험여부는 그 성질에 따른 안전량, 사용법, 섭취량에 좌우된다.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100%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위험하다’는 논법은 현실을 무시한 난센스(nonsense)다.


오랫동안 산학연정의 노력으로 자체의 안전성과 일선 농업인들의 사용인식이 변하고 진보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학 기반 농약 관리의 결과다. 그럼에도 가야 할 길은 요원하다는 생각이다. 지척의 농약사용 초심자들의 사용 상식을 보노라면 ‘깜짝 놀랄 일’이 ‘그닥 놀랄 일’도 아니다. 병해충 방제를 위한 기본적 약제 용도는 물론 용도별 포장지 색상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초보 농업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병해충 및 잡초로 인한 목전 피해를 고스란히 겪으면서도 농약사용을 괜한 짓인 양 부정한다.


굳이 현재의 곡물자급량을 소환하지 않더라도 현행의 화학적 방제법을 터부시한다면, 40%에 가까운 소중한 먹거리를 병·해충 및 잡초에게 양보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돌발 병해충 시대, ‘식물 주치의’ 없이는 식량안보도 난망이다.

 

‘식물 주치의’ 없는 식량안보, 기대 난망


무작정 ‘농약 편’에 서자는 것이 아니다. 농약 안전성은 1일섭취허용량(ADI)과 잔류허용기준(MRL), 안전사용기준(PHI) 등 이삼 중의 안전장치로 무장돼 있다. 농약이란 이름 뒤에 숨겨진 ‘안전한 진실’이다. 찰나도 방심할 수 없는 ‘농작물 주치의’다. 첨단시대에 농업 아니 농약에만 ‘과거로 회귀하자’는 시대착오적 요구는 모두에게 피해다. 누구도 농업인에게 뙤약볕 들녘을 누비게 해서는 안 된다. 농업(農業)은 한낱 개인의 취미나 건강만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어엿한 경제행위로서의 농업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반추해 보면, 농약산업계는 일선 농협 작목반이나 로컬푸드 관계자, 방송작가, 대소비자 교육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늘 ‘소수 교육인원’에 민감해 하며 효과를 반감시켜 왔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시안적 발로 같아 온전히 공감하기엔 불편했다. 교육효과는 느리고 더디지만, 멀리 가고 오래간다. 그들이 전파할 구전(口傳)에, 구전의 효과를 고려하면 비단 ‘수(數)’에 연연할 문제가 아니다. 교육이 단순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개인 삶과 사회를 바꾸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그렇다.


대농업인 안전사용교육은 단순 ‘농약 살포법’ 전수를 뛰어넘는다. 농가경제는 물론 농업인 건강, 건전한 농산물 소비와 이미지 및 신뢰를 제고하는 확실하고 가성비 높은 영농 솔루션이다. 농약 회사들도 기존 ‘제품판매 중심’ 홍보에서 벗어나 ‘환경·안전·지속가능 중심’의 신뢰 구축으로 방향전환이 필요할 때다.

박학순 기자 newsfm@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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