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에 있어 내재된 본질, 즉 근본적인 원칙에 기반하여 새로운 해결책을 모든 임직원이 함께 도출해 내는 것입니다. 탑다운 방식의 결정이 아닌 같이 일하는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결정을 통해 즐겁게 같이 일할 수 있는 안정된 일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동진 대표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그간 프론티어 정신으로 중국, 인도 등의 제네릭 원제 공급선을 최초로 발굴, 90년 초반부터 합리적 가격으로 국내에 제네릭 원제를 공급함으로써 국내 농약산업계 발전과 농산물 가격 안정에 기여해 온 1세대 경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시대적 상황은 많이 변했으나 여전히 핵심가치는 접근성 높고 안전한 제네릭 작물보호제를 통해 안전하고 올바른 농산물 생산 및 지속가능한 혁신, 국내 자주 농업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단순 제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최상 제품을 판다는 진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면 세상은 언젠가 그 본질적인 가치를 알아봐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소회를 전했다.
2세대 경영자로서 기업·임직원·거래처 친화적인 마음으로 이들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사실 미국에서 중·고·대학교를 마치고 미국 현지에서 일을 하다가 국내에 복귀한 글로벌 인재다. 한동안 국내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는 지금은 선문그린사이언스 구성원이 되어 업무 영역을 확장하며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는 아내와 결혼하여 오손도손 아이 키우는 재미와 함께 양립하며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며 제품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동진 선문그린사이언스(주) 대표를 지난달 26일 본사 주변 공원에서 만나 근황과 계획에 대해 탄회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구성원·시장 대응력·해외 원제사’가 경쟁력
선대 회장님과는 달리 대외적으로는 김 대표님을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조심스런 질의를 먼저 건네봤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선문그린사이언스가 그간 대외적 활동에 미진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면서 “김인수 회장님의 인지도와는 달리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고 경험도 충분하지 않다 보니 실은 조심스러워 베테랑 같은 업계 선배님들과 막역하게 어울리지 못하였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해주었다.
이어 제네릭 원제 공급이 궁극적으로는 약제 선택 및 가격 등의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초창기 부정적 인식 또한 적지 않았다고 역시 편치 않을 수 있는 주제를 내비쳤다.
그는 “아직까지도 제네릭 원제의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외의 쿨한 답변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덧붙여 “다수의 원제들이 이미 제네릭 원제회사에서 생산되어 오리지널사로 OEM 되고 있다”며 기술의 진보로 인해 제네릭과 오리지널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다는 등 주관적 견해를 밝히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김 대표는 다만 “제네릭의 부정적인 시선이 쉽사리 허물어지진 않겠지만 현재 제네릭의 가치 그 이상을 보여드린다면, 제품 소비자를 넘어 그다음 소비자까지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문그린사이언스는 모회사인 천우물산, 에스엠비티를 거쳐 현재 농약품목 제조업체로서의 역사가 30년이 넘는 회사입니다. 애초 제조업체로 출발하지 못한 한계로 인해 제조사 이력 초기에 일부 만족스럽지 못한 사례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과거지사라는 말이 있듯 부족했던 부분은 과감히 고치고 충분히 채워나가겠습니다.” 과이불개(過而不改)의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김 대표는 너그럽게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하면서도 젊고 당찬 경영자다운 면모를 뽐냈다.
우수하고 안전한 제품 공급을 위한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대표는 “가족같은 구성원들과 빠른 시장 대응력, 오랜 해외 원제사와의 관계가 삼위일체 되어 작금의 회사를 유인하고 있다”고 말해 사람과 일의 동등성을 강조했다.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일해주는 구성원들이 선문그린사이언스의 최우선적 자산이라는 점을 꼽은 것이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제네릭 원제사 중 저희만큼 해외 원제사와 오래된 관계가 있는 곳은 없다고 자부한다”며 “지난 40년간의 해외 원제시장의 경험은 확실히 많은 긍정적 도움을 주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원제구매(Generic)의 최적 수입 조건은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고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타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상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조직·임직원’ 역량강화 위한 프로그램 도입
일 잘하는 조직 문화 구축과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요청했다.
김 대표는 “디테일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행동반경은 명확한 목표 설정,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마이크로 매니지먼트가 아닌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 차별화된 리더십, 동기부여, 인센티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하며 “현재는 소그룹의 워크숍만 운영하고 있지만, 점차 조직이 커져감에 따라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도 적극 고려 중”이라고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올해 사업목표 및 성과와 관련해서도 “단순 정량적 목표가 아니라면 솔직히 아직 성과를 평가할 단계에 있지 않다”고 겸양해 하면서도 “매출 증대와 영업이익 개선, 제네릭 제품의 한계점을 타파하는 것 등은 기업 입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량·정성적 목표”라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특히, 제네릭 제품의 한계 극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 중에 있음을 암시했다. 브랜딩 강화를 위해 회사 주력 상품인 ‘빨간풀’을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와 온라인 마케팅을 하기도 했고, 새로운 시도로 영양제를 온라인 판매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최초 제네릭 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고 귀뜀했다.
끝으로 김 대표에게 인생 좌우명과 MZ세대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아직은 배워야 할 것이 많고 경험이 많지 않은 자신이 MZ세대 직원들에게 조언하거나 거창한 메시지를 전할 위치는 아닌 것 같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상시 염두에 두고 있는 “과거·현재·미래도 처음과 같이”라는 좌우명과 책상 위에 적어둔 “시간은 한정적, 가족이 최우선”이란 두 문장을 소개했다. 즉 처음 다졌던 순수한 의지 및 결의를 절대 잊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도 영원히 지속하는 것, 다시 말해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란다. 자신은 결코 처음과 끝이 다른 여측이심(如厠二心)의 불합리를 좇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약속이다.
아울러, 그는 모두에게 한정적으로 주어진 시간을 잘 사용하였으면 좋겠고 소중한 가족이 최우선이라 여겼으면 한다고 말한다. 넓은 범주에서 보면 회사 구성원들도 가족이라는 통 큰 메시지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회사는 자신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큰 영역이다. 외부에서 넘보지 못하는 굳건한 외곽을 확보하여 초심으로 쭉 이어간다면 밝은 선문그린사이언스의 미래도 당연히 담보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하면서 대화를 매조지 했다.